[2001년 12월호]

1318, 1823, 2535…

移通(이통) 세그먼트마케팅

글/辛京玧 (신경윤 (주)웰커뮤니케이션즈PR매니저)

고객들을 연령이나 계층 직업 등 다양한 분류 기준으로 나눠 접근하는‘세그먼트 마케팅’(Segment Marketing)이 상품ㆍ서비스 판매 전략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으면서 18?23세대를 타겟으로 시작한 이동통신업계의 문화브랜드가 13?18세대에 이어, 25?35세대로 확산되고 있다.

문화브랜드란 13?18을 위한 비기(Bigi)와 TTL팅, 카이홀맨, 18?23세대를 위한 나(Na)와 TTL, 카이처럼 특정 연령층의 생활방식이나 소비성향에 따라 서비스를 맞춤화한 것.

1823세대를 위한 Na와 TTL, 1318세대를 위한 비기와 TTL팅으로 치열한 시장 다툼을 벌이고 있는 KTF와 SK텔레콤은 최근 2535세대를 위한 메인(Main)과 유토(UTO)를 출시하면서 대대적인 광고전으로 2535 고객잡기에 나서고 있다.

1318.jpg

2535 고객을 잡아라

1318, 1823을 위한 이동전화 서비스가 신규고객 창출을 위한 것이었다면 2535를 위한 메인과 유토는 통화량이 가장 많은 기존의 VIP고객들을 확실한 고객으로 잡아두기 위한 전략으로 시작된 것이다. 그동안 10대와 여성 등 틈새시장을 개척하던 이동통신 회사들이 이렇게 기존 고객층인 2535를 다지기 위한 전략으로 돌아선 것은 경제력과 소비력을 함께 갖춘 2535세대가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미 이동통신 시장이 포화된 상태에서는 신규 고객 창출보다 기존의 VIP고객을 확고히 잡아두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이 제기돼 신규 고객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2535 고객들의 라이프사이클에 맞는 요금체계와 서비스로 무장하고 나선 것이다.

가장 바쁜 2535를 위한 Main

직장 내에서도 쉴새없이 전화기를 붙들고 통화를 하는 2535들. 가장 바쁘게 살아가면서도 이동전화 사용율이 가장 높은 2535의 통화량에 대해 ‘수다를 많이 떤다’, ‘사생활이 복잡하다’, ‘일을 많이 한다’ 등등 여러 가지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KTF 메인(Main)의 광고팀은 2535의 이동전화 사용에 대해 긍정적이고 발전적이면서도 2535를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명분을 부여하기로 했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바쁜 2535세대들은 일도 사랑도 바쁘기 때문에 통화량이 많다는 것으로 광고방향이 설정되었다.

메인의 TV-CM은 현란한 조명과 격렬한 춤의 나이트클럽이 배경이다. 나이트클럽의 현란한 음악과 몸짓 사이로 휴대폰으로 뭔가 열심히 통화를 하는 멋진 남자가 보인다. ‘일 때문에?, 사랑 때문에?….’ 퇴근 후 즐기는 나이트클럽의 댄스음악 속에서도 일 때문에, 사랑하는 연인과의 통화 때문에 휴대폰을 놓지 못하는 대한민국의 가장 바쁜 2535들의 단면을 보여주는 듯하다.

이어서 빠르고 격렬한 댄스음악 사이로 느리고 감미로운 클래식음악이 교차하면서 나레이션이 흐른다. “일 때문에 사랑 때문에 휴대폰을 놓지 못하는 당신. 당신은 메인입니다. 당신만을 위한 맞춤요금으로 마음껏 통화하세요.”

메인은 요금체계로 매일 5분 요금(매일 밤 9시부터 다음날 아침 8시까지 무조건 5분 무료통화), 친구요금(유무선 전화번호 두개에 대해서는 하루종일 최대 60%할인), 콜 디스카운트 요금(매달 통화량에 따라 최대 40%까지 요금할인) 등이 있으며 주유 할인서비스, 자동차 토털서비스, 놀이공원 할인서비스, 영화와 공연 할인서비스, 패밀리 레스토랑 할인서비스, 레저 할인서비스 등을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1823.jpg

2535의 공간 UTO

SK텔레콤의 유토(UTO)는 더 나은 삶을 지향한다는 뜻의 ‘유토피아’(Utopia)에서 따왔으며 ‘당신’(You)과 ‘토’(土)를 조합한 신조어이기도 한데 자신만의 삶을 추구할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이라는 의미이다.

유토 TV-CM은 유토라는 탈출구를 통해 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세상으로 간다는 의미로 제작되었다. 사무실에서 한 남자가 일을 하고 있다. 갑자기 전구의 불빛이 깜빡거리고 남자의 등 뒤, 벽 위에 문이 하나 열린다. 남자의 두뇌에 UTO라는 픽토그램이 새겨지고 그 신호를 따라 좁은 통로를 기어가던 남자가 통로의 끝에 연결된 새로운 세상을 만난다는 내용이다.

유토는 요금할인 뿐 아니라 개성 있고 실용적인 2535세대의 성향과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라이프 패키지 서비스’ 라는 점이 큰 특징이다. 장시간 통화시 할인을 해주는 ‘타임요금제’, 지정번호 2회선에 대해 50%를 할인해 주는 ‘넘버요금제’, 야간과 주말에는 60% 할인되는 ‘레저요금제’ 등 세 가지 요금제가 포함돼 있다. 또 유토 가입자들에게 전국 200여개 호텔 바, 놀이공원, 279개 영화관, 어학원, 헤어숍, 차량정비소 등을 이용하거나 콘서트, 해외여행 등을 갈 때 10?50%까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유토 ID카드를 지급한다.

1823의 질서를 만드는 TTL

1823은 이제 갓 사회 생활을 시작했거나 대학에 다니는 세대들로 특정 지역에서 통화를 많이 하며 어울려 다니기를 좋아하는 특징이 있어 통화가 많은 곳을 별도 구역으로 만들어 그곳에서의 통화 요금을 깎아주며 멤버십 카드를 만들어 식당, 영화 등 각종 요금을 연계해 할인해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비주의 전략으로 광고가에 화제를 몰고온 SK텔레콤의 TTL과 ‘공짜가 좋아’로 큰 인기를 끈 KTF의 Na는 이런 성향의 1823을 위한 전용 서비스로 최근 두 업체는 간판모델인 임은경과 박용진을 재등장시키며 다시 한번 경쟁의 열기를 내뿜고 있다.

‘Made in 20’란 슬로건 아래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가는 1823세대의 도전정신을 상징적으로 표현해온 TTL광고는 스무살의 대변자인 임은경에게 자연의 법칙마저 파괴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며 시선을 끌고 있다. 온통 초록빛 나뭇잎으로 둘러싸인 곳을 배경으로 임은경이 조그만 의자에 앉아 무표정하게 정면을 응시한다. 순간 하늘에서 소나기가 퍼붓기 시작한다. 그런데 빗줄기의 방향이 중력의 법칙을 어기고 서서히 사선으로 기울더니 급기야 땅에서 하늘로 향한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만큼 스무살의 위력이 강함을 뜻하는 내용이다.

컴퓨터그래픽의 힘을 빌리지 않고 360도 회전하는 구조물을 만들어 초현실적인 장면을 영상화한 이 CF는 창조적인 신세대의 정서와 문화를 표현하고 있다.

SK텔레콤은 TTL의 새 서비스로 TTL가입자를 대상으로 해외 인턴십 프로그램을 마련했으며 여름방학 중에는 TTL배낭여행객들을 위해 런던, 파리, 로마, 프랑크푸르트 등 4개지역에 숙박시설인 ‘TTL 글로벌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한다.

1823을 위한 공짜서비스 Na

Na의 첫 광고에서 일자머리의 촌티청년으로 나와 ‘난 공짜가 좋아’를 외친 박용진은 Na의 ‘세상이 나를 속일지라도’ 새 캠페인에서 고교생으로 변신해 컴백했다. 박용진이 운동장을 가로질러 학교 탈출을 시도한다.

이 때 헬기 한대가 그를 뒤쫓는다. 헬기에 탄 선생이 확성기를 통해 ‘수업이 시작됐으니 학교로 돌아가라’고 외친다. 그리고는 박용진이 수업시간에 얌전히 교과서를 읽는 장면이 이어진다. 교실창문 밖에서 선생은 학생들을 향해 ‘세상을 다 가져라’라고 말한다. 과거의 히트작에서 보여준 ‘빙그레’미소짓는 특유의 표정을 지으며 화려하게 복귀한 박용진은 과감하고 긍정적인 돈키호테형 청소년을 대변하며 브랜드에 희망의 이미지를 불어넣고 있다.

Na는 N세대가 가상과 현실에서 조화를 이루며 사는데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브랜드로 나의 카드, 나의 공간, 나의 인터넷, 나의 요금으로 구분하여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4가지 카테고리의 서비스를 포괄하는 Na만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이 모든 서비스가 무료라는 기본 조건을 내걸고 있다는 점이다. 무료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받고, 영화관이나 PC방 등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서비스의 핵심. 기존의 이동전화 서비스들이 할인을 내세웠던 반면 Na는 무료라는 메리트를 던지고 있다.

2535.jpg

모여라, 10대! 하자! 카이홀맨

LG텔레콤의 카이홀맨은 이동통신 업계에서 가장 먼저 탄생시킨 10대 브랜드다. 기형으로 생각될 만큼 큰 머리 때문에 교실 문에 걸려 뒤뚱거리는 홀맨 캐릭터는 10대들 사이에서 단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카이홀맨 CF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카이홀맨의 캐릭터 모델인 홀맨 인형이 등장, 플래쉬 애니메이션을 실사로 찍어놓은 듯한 영상기법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귀여우면서도 민망한 행동으로 친근감과 생동감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카이 홀맨의 브랜드 캐릭터인 홀맨은 얼굴부분이 홀(hole)로 되어 있는데 이는 아직 무한한 10대들의 가능성을 상징한다.

완벽하게 완성된 상태가 아닌, 무엇이든 될 수 있는 10대들에게 용기를 북돋워주는 친구의 의미를 갖고 있다.

특히 다른 학교에서 전학온 홀맨이 자기소개를 위해 교실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몸집이 워낙 커 ‘쿵’하고 앞문을 들이받고 몸이 문에 끼여 있는 상태에서 온몸을 움직이는 행동은 마치 학급 내에 있을 법한 엉뚱한 친구처럼 시청자들에게 친근함과 재미를 더해준다.

1편 ‘전학편’에 이어 2편부터는 새로 전학온 홀맨과 그 친구들을 중심으로 많은 사건과 이야기들이 흥미롭게 펼쳐지고 있다.

LG텔레콤은 카이홀맨의 슬로건을 ‘하자’로 정하고 이를 요금 부문에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싸게 하자’의 경우 월 30분 통화와 300건(9,000원 상당)의 문자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문자 하자’에서는 월 600건 가량의 문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정하자’에서는 요금 상한선을 정해놓아 10대들의 무분별한 이동전화 사용을 막아놓았다.

또한 신규가입시 홀맨 전용 멤버십 카드를 지급하는데 카드 소지자들은 명사 초청 프로그램이나 디자인 감성여행, 영상다큐 여행, 시골마을 벽화여행, 시 창작여행 등 다양한 여행 프로그램, 소질 찾기 캠프 등 각종 행사 등에 우선 초대된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1318의 TTL팅

1318대의 가장 큰 특징은 문자메시지를 많이 주고받는다는 것. 업체들은 이들을 위해 문자메시지 무료 서비스를 앞다투어 제공하고 있다.

SK텔레콤의 ‘TTL팅’이란 브랜드명은 TTL의 대문자 T대신 소문자 t와 현재진행형 인ing를 합성해 스무살보다 어린 10대들을 위한 서비스임을 암시하고 있다.

TTL팅의 TV-CM은 ‘우리 팅하자’는 간결한 카피와 ‘팅팅팅팅팅팅….’이라는 단순한 음절의 BGM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데 채팅, 문자팅, 번개팅 등 이동전화를 통한 만남의 성행, ‘팅’하고 어디로 튈지 종잡을 수 없는 개성표현 등 10대 문화의 속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

TTL팅은 단문메시지(SMS) 무료 사용 권한을 대폭 확대하고 TTL팅 가입자간의 커뮤니티 기능을 대폭 강화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팅400’ 요금제의 경우 통화 30분, 문자 서비스 4백회, 마이벨 서비스 2회, 무선인터넷 엔탑 10분사용을 매월 무료로 쓸 수 있다.

또 TTL 홈페이지(www.TTL.co.kr)를 통해 온라인 학습서비스인 가칭 ‘팅에듀테인먼트(ting Edu-tainment)’를 제공한다.

점점 커가는 1318의 Bigi

KTF 비기(Bigi)는 주 타깃 고객인 1318세대를 형상화한 것으로 B는 1과 3을 합친 것이고 i는 숫자 1, g는 8을 형상화했다. 마지막 i는 우리말로 ‘아이’ 또는 영어의 I(나) 등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전체적으로 ‘점점 커가는 나’(Big I)쯤으로 풀이할 수 있다.

비기(Bigi)는 10대들이 문자메시지 전송과 음성통화 비율이 8대 2비율로 문자서비스 이용이 압도적이라는 점에 착안해 월 정액 한도 내에서 음성과 문자를 마음대로 조절해 사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하고 있다.

최근 비기는 복잡한 것을 싫어하고 남과 다른 것을 선호하는 10대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새 광고를 방영중이다. 이 광고는 비기가 10대 전용 휴대전화서비스인 점에 착안, 10대의 구미를 충족시키기 위해 만화적 상상력을 동원해 제작한 것이 특징이다. 광고의 줄거리는 남학생과 여학생의 문자대결에서 음성과 문자 조절이 가능한 ‘비기’를 사용하는 여학생들이 이긴다는 단순한 내용. 하지만 이 광고는 만화에나 나옴직한 ‘두둑’, ‘파바박’과 같은 의성어와 ‘움찔’, ‘꿈틀’과 같은 의태어를 적절히 사용해 광고를 보고 있으면 마치 한편의 만화를 보는 것과 같은 재미를 느끼게 한다.

또한 남학생과 여학생들에게는 고무 재질의 우레탄 머리를 착용케 해 주인공들이 실제 인물이 아니라 만화 캐릭터로 느껴지도록 연출한 것도 특징이다. 만화 같은 광고를 따라가다 보면 문자와 음성통화가 조절되는 ‘비기’의 강점을 저절로 이해할 수 있게 한다. 10대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카피를 최대한 간략하게 처리하는 대신 만화 같은 대사를 쉴새없이 쏟아 놓은 것이 오히려 차별화에 도움을 줬다는 평이다.

이코노미톡뉴스, ECONOMYTALK

(이톡뉴스는 여러분의 제보·제안 및 내용수정 요청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pr@economytalk.kr 로 보내주세요.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이코노미톡뉴스(시대정신 시대정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