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뉴스>

[김종현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한진칼 경영권을 두고 조원태 회장을 위시한 한진 오너가와 KCGI(강성부 펀드)가 분쟁을 겪고 있는 가운데 델타항공이 지분 4.3%를 매입하며 변수로 등장했다. 제계르 비롯해 업계는 과거 델타항공이 대한항공과의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한진가가 승기를 잡았다고 내다보고 있다.  다만 델타항공이 순순히 백기사를 자청했을 지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 이에 공세를 이어온 KCGI가 항복할지 아니면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진칼의 주가는 개장 초부터 3만650원(오전 11시 30분 기준)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한진칼은 21일 3만4300원으로 4만 원대가 무너진 이후 24일에는 3만1100원, 25일에는 3만350원에 거래를 마치며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에 따라 3만 원때를 이어갈지를 두고 업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같은 주가 하락은 미국 주요항공사중 하나인 델타항공이 백기사로 등장하면서다. 이들은 한진칼 지분 4.3%를 확보했고 차후 10%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업계는 델타항공이 나선 만큼 한진 오너가에 힘이 실리게 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진가와 델타항공은 2000년 스카이팀 출범부터 지난해 5월 조인트벤처 설림까지 밀접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실제 올해 4월 조양호 회장 장례식장에 스티브 시어 델타항공 국제선 사장이 직접 찾아와 깊은 애도를 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델타항공이 무조건 한진가의 편에 설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지금 당장 한진가의 백기사 노릇을 할 수 있지만 이해관계에 따라 태도를 달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KCGI 측이 공식 입장을 통해 델타항공에게 구애의 손짓을 보내는 대목에서 유추할 수 있다. KCGI는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 매입을 환영하면서 한진그룹 총수 일가에 맞설 우군이 돼 주길 희망하고 있다.

KCGI는 “델타항공과 동일한 철학을 가지고 있다”면서 “한진그룹의 장기적 성장가능성을 인정해 투자를 결정한 것에 대해 환영한다”고 전했다.

이들은 또 “한진그룹이 글로벌 항공사 대비 높은 비효율성울 제거하고 경영투명성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강화할 수 있도록 하는 감시와 견제 역할을 함께해줄 것을 제안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KCGI가 델타항공에 러브콜을 보내는 데는 사실상 분쟁이 마무리됐다는 관측 속에 주가가 급락하며 수익성에 빨간불이 들어 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출구전략 마련에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어 한진가와 입장이 뒤바뀐 셈이 됐다.

이번 하락으로 KCGI는 자짓 상당부분 손실을 예고하고 있다. 먼저 KCGI는 최근까지 5개 유한회사를 통해 한진칼 지분을 취득하고 있다. 이중 베타홀딩스(예상 평균 단가 4만5700원)와 캐롤라인홀딩스(3만8000원)는 손실이 분영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에 베타홀딩스에서는 59억 원을, 캐롤라인홀딩스에서 16억 원 가량 손실이 발생했다.

가장 많은 자금을 투입한 그레이스홀딩스의 경우 지난해 11월 14일 공시 이전에 매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290여 만주를 한진칼 5년래 최저가(2016년 초 1만4000원)에 매입했다고 보수적으로 가정하더라도 예상평균단가는 2만5000원 이상 될 것으로 파악된다.

이 때문이 한진칼 주가가 3만1000원까지 떨어지면 손실구간에 진입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더욱이 최근 한진가가 증권사를 동원해 주식담보대출 상환 압박을 하고 있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업계는 KCGI에 대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제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KCGI가 지분을 20% 수준까지 확대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반면 하락하는 주가를 고려할 때 대량 매도를 통해 엑시트할 수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당분간 주가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면 출자자들의 요구로 투자 회수 시점을 예상보다 크게 앞당길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주가에 대한 의견은 다소 부정적이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인 지주회사의 순자산가치(NAV) 할인을 고려 시 주가는 2만5000원 수준까지 추가로 빠질 수 있다”며 KCGI가 수익성 측면에서 압박을 느낄 수 있다고 내다 봤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한진 총수일가가 좀 더 유리해진 모양새지만 아직까지 승리는 확정지었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 “향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들은 KCGI의 추가 지분 취득 여부, 조원태 회장 쪽의 상속문제, 델타항공의 추가 지분 취득에 따른 법적 문제 및 의결권 행사 제한, 국민연금의 선탞 등”이 변수로 남아 있어 섣불리 예측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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