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익외교… 호명하며 미국투자 감사
김정은과 판문점 ‘깜짝’쇼로 선거전?

자본주의 ‘최강국’ 대통령
트럼프, 한국기업 ‘천재’ 극찬
국익외교… 호명하며 미국투자 감사
김정은과 판문점 ‘깜짝’쇼로 선거전?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우측)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좌측)이 지난 6월 30일 오후,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배병휴 회장 @이코노미톡뉴스(EconomyTalk News, 이톡뉴스)] 오사카 G20 정상회의는 아베 수상과 트럼프 대통령의 화려한 외교무대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주최국 정상과 8초간 악수만 하고 빈손 귀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귀국길에 잠깐 방한을 통해 판문점에서 김정은을 불러내 깜짝 쇼로 글로벌 빅뉴스를 공급하면서 내년도 자신의 재선 선거운동을 벌인 셈이다. 반면에 우리네 관심은 트럼프가 짧은 시간을 쪼개 한국 기업인들을 지극히 환대하는 모습을 연출한 장면이다.

아베와 8초 악수 귀국 뒤 ‘보복방침’ 보도


정상외교는 ‘국력과 국익 쇼’로 해석되지만 한마디로 요약하면 ‘국익거래 장터’나 다름없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G20 정상회의에 문 대통령이 참석하면서도 주최국 정상과 공식 회담도 갖지 못한 것은 한국외교의 실책이자 손실이었다.

문 대통령이 귀국하자마자 일본 산케이 신문이 반도체, TV, 스마트폰 등 3대 핵심소재의 한국수출을 규제하는 ‘보복조치’를 곧 발동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관련 배상판결 이후 실제 배상금 환수 조치를 단행하면 강력 보복하겠다”는 방침을 예고했다. 문 정부는 출범 후 전 정권과의 위안부 협정을 폐기하고 친일잔재 청산을 강조해 왔으며 대법원 판결을 계기로 한국 내 일본기업 재산의 압류, 배상금 환수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정부는 첨단기술 관련 수출허가를 면제해온 ‘화이트국’ 대상에 한국을 제외시켜 3대 핵심소재의 경우 한국기업이 수입할 때마다 사전허가를 받도록 규제하겠다는 방침이다. 일본정부는 “국가안보와 직결된 첨단기술이나 전자부품의 경우 한국에의 수출을 ‘엄격관리’ 하겠다”는 방침이니 ‘믿을 수 있는 우방국’이 못 된다는 뜻이다.

이들 핵심소재의 대한 수출규제가 일본기업에게도 적지 않은 타격을 줄 수 있고 국제적으로 ‘반 자유주의’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는 일이다. 그렇지만 일본정부가 면밀한 검토 끝에 보복 조치를 단행한다면 이를 비판할 수는 있지만 국내 기업들의 타격은 보상 받을 길이 없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등은 화웨이 사태보다도 훨씬 큰 태풍이 몰려오는 비상사태라고 주장한다.

그러니까 문 정권의 서툰 대일외교가 결과적으로 국익을 손상시켰다는 비판을 면할 수 있겠는가.

트럼프와 ‘직거래’ 자신… 핵보유국 자부하나


트럼프 대통령은 1박2일 짧은 방한 기간 중에 내년도 선거용 화려한 쇼를 마음껏 펼쳤다고 해석된다. 양국 정상은 청와대 정상회담 후 “미국의 신 남방정책과 인도, 태평양 전략에 적극 협력한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했으니 그동안 중국정부 눈치를 살피며 어중간한 입장을 보인 문 대통령이 미국과 일본 및 인도, 호주와 함께 대중국 라인에 동참하겠다고 약속한 모양새다.

그렇지만 이보다도 하루밤새 준비된 김정은과의 판문점 깜짝 쇼가 모든 외교행각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김정은도 트럼프와의 판문점 회담을 뒤늦게 알고 깜짝 놀랐다고 실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을 추켜세우며 ‘만사형통’을 강조했으니 정치적 발언이다. 김정은을 백악관으로 초청하기도 했다. 이보다 앞서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 사상 처음 북한 땅을 1분여 밟고 남측 자유의 집에서 50여분이나 단독 회담을 했으니 ‘거래와 흥정의 달인’으로 소문난 ‘트럼프 정치’가 내년 대선을 겨냥 많은 성과를 이룩했노라고 자부할 것이다.

솔직히 우리네 관측으로는 이번 판문점 회담이 비핵화 프로그램 진행보다 분단국 현장에서 김정은과 만나는 그림을 그려내는 쇼의 의미가 돋보인 셈이다. 앞으로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통해 비핵화 협상을 진행하겠다고 공개 약속했지만 결과는 ‘오리무중’이다. 반면에 김정은은 미국 대통령을 세 번째로 만나 사실상 ‘핵보유국’의 잠정적 지위를 확보했다고 자부하지 않겠는가.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김정은이 자신의 대화 채널을 통해 트럼프와 대화하고 협상할 수 있다는 사실을 거듭 강조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자본주의 최강국 대통령의 한국기업 평가


이번 트럼프 대통령이 숙소인 그랜드 하얏트 호텔로 미국에 투자하고 있는 주요 한국 기업인들을 몽땅 초청하여 ‘더 많은 미국투자의 적절한 기회’라고 소개한 이벤트가 우리의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현대차 정의용 부회장, SK 최태원 회장, CJ 손경식 회장 등의 이름을 불러가며 “미국 내 투자에 감사하다”고 인사했으니 너무나 인상 깊은 장면 아닌가.

트럼프가 바로 세계 최대의 자본주의 시장경제 대통령으로 국익증진을 위한 정상외교 모델을 다시 한번 과시한 셈 아니고 무엇인가.

트럼프는 미국에 3.6조 원을 투자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백악관으로 초청, 감사하기도 했지만 이날 다시 한국의 대기업을 이끄는 ‘천재’라고 극찬했다고 한다. 또 보잉 항공기 90억 불 구매 계약한 대한항공 우기홍 사장도 이름을 불러가며 감사의 뜻을 표했으니 미국투자 한국 기업인들을 작심하고 칭찬한 쇼 아닌가.

이들 대다수 기업인들은 문 정부 들어 경찰, 검찰 압수수색 당하고 재판 받고 유죄선고 받기도 했다. 이어 지금도 공정거래위를 통해 재벌개혁 채찍 받아가며 법인세 세율 역주행 부담에도 말 한마디 못하는 신세다. 최근 경제난이 심화되자 문 대통령이 이런저런 기회에 기업과 기업인의 고뇌를 보살펴 주겠다는 방침을 밝힌바 있지만 실제 실효성이 있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 한국의 자본주의와 시장경제 현실이다.

최강성의 민노총 등 노동세력이 반시장, 반재벌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규제개혁 약속 한 가지도 실행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기업인 평가 쇼의 의미를 깊이 새겨듣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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