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TV>

[정보라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성수기 대표 수혜주인 여행 관련 종목이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유가 상승과 원화 약세 등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 달 전 헝가리 유람선 사고로 패키지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여행 업종에 대해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면서도 하반기 일본 여행에 대한 수요가 회복세를 보인다면 주가는 반등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올해 4월 7만2400원으로 시작해 이날 5만1400원으로 마감하면서 약 3개월 동안 29.01% 급락했다. 1분기 영업이익이 132억 원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음에도 주가는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하나투어의 주가 하락은 엔화의 강세로 일본 관광 수요가 큰 폭으로 줄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하나투어는 일본 지역 송출 모객 기준이 4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 900원대를 기록하던 엔화가 현재 1100원대에 육박하면서 국내 여행객들에게 일본 지역이 외면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하나투어는 지난 4월 17일 이중장부를 통한 분식회계로 실적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하나투어는 해당 의혹에 대해 강력히 부인했으나 이로 인해 주가가 급락했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원·엔 환율의 상승으로 일본 예약률이 하향되고 있고, 이중장부 관련 이슈로 인해 주가는 2012년 수준까지 회귀했다”고 판단했다.

하나투어의 악재는 이뿐만이 아니다. 2017년 대규모 고객 정보 유출사건으로 지난달 19일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는 보도와 함께 최근 협력사 갑질 의혹까지 불거졌다. 김진국 하나투어 대표이사는 사과문을 통해 문제를 개선하고 관리 프로세스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패키지 수요 위축, 주가 약세

다른 여행 종목도 하나투어와 다르지 않았다.

올해 1월 말 상장한 노랑풍선도 약 2개월 동안 가파르게 올라 2만7500원으로 4월을 시작했으나 이날 공모가인 2만 원에 거래를 마치며 3개월 만에 27.27% 떨어졌다. 노랑풍선은 상장 이후 상승률을 모두 반납했다.

참좋은여행도 같은 기간 동안 8400원에서 이날 7170원으로 14.64% 떨어졌다.

참좋은여행은 지난 5월 말 헝가리 다뉴브강 유람선 사고로 주가가 하락했으나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가 “사고 발생 이후 참좋은여행이 보여준 사후 대응을 보면서 이 기업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저력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참좋은여행 주식을 31만5000주 사들였다. 이로 인해 지난달 초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업황 전체의 부진으로 인한 하락세를 피할 수는 없었다.

모두투어도 2분기를 2만3100원으로 시작했으나 이날 2만350으로 장을 마감하며 같은 기간 11.90% 하락률을 기록했다.

여행 종목이 약세를 보이는 이유는 유가 상승과 원화 약세 등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 관광)에 비우호적인 외부 환경과 국내 소비 둔화 관련 우려가 확대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더욱이 지난 5월 말 헝가리 사고 영향으로 패키지 예약률이 감소하며 업종 전체가 내리막을 걸었다.

김수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5월 기준 방일 한국인은 60만 명으로 지난해 5월과 비교해 6% 줄었다”며 “일본 여행에 대한 불안감과 양국 간 특수성에 기인한 반일감정, 근거리 여행지 다변화 및 경험 누적 등으로 지난해 2분기 이후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자연재해에 따른 일본 패키지 수요 감소와 한 달 사이 급등한 환율 등의 급작스럽고 비우호적인 매크로 환경이 일본뿐 아니라 전반적인 지역의 여행 수요를 위축시켰다”며 “이 수요는 단체·그룹 및 가족 단위인 패키지에 더 큰 영향을 주고 있는데, 추가적으로 지난 5월 말 유럽 패키지 사고로 장거리 단체 수요는 더욱 위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환율 하락, 수요 회복 관건

증권업계에서는 원화 약세와 내수 소비의 골이 깊어지고 있어 관련 종목에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된다는 의견과 함께 하반기 일본 수요의 회복으로 주가가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이 연구원은 “여행업의 예약률이 회복되려면 원·엔 환율의 하향 안정화가 선행돼야 하는데 추세가 반전되지 않는다면 3분기 역시 높은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증익을 장담하기는 어렵다”며 “월별 예약률을 확인하면서 다소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도 “공급가격을 낮출 수 있는 호재들에도 불구하고 내수 부진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면서 하반기 기저효과에 대해서도 다소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며 “연간 출국자 수요 성장의 눈높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반면 김 연구원은 “시장에서 우려하는 엔화 영향력은 현 수준에서 변동성이 추가로 커지지 않는 한 제한적”이라며 “하반기 기저 구간 진입 후 방일 수요의 점진적인 회복세를 확인해 가는 과정에서 주가가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지 연구원도 “일본 수요 역성장은 점차 줄어들면서 지역믹스 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데다 원·달러 여행 수요는 훼손의 기준점인 1300원을 넘어가지 않고 있다”며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FIT(개별여행) 수요가 전년대비 각각 5%, 17% 성장했다는 점에서 여행비지출전망은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판단돼 성수기 효과를 반영하는 8월, 9월 순으로 예약증감률이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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