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정보라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일본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항공업계의 실적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일본이 반도체 핵심 소재 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 조치에 이어 비자 발급 요건 강화 등 규제 강화 대상을 다른 품목으로 확대하겠다는 보도가 잇따르자 일본 상품 불매와 함께 일본 여행도 자제하자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비자 발급 강화 실현 가능성은 희박하다면서도 한·일 관계의 악화로 당분간 투자 심리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어부산은 이날 5.83%(450원) 하락한 7270원으로 장을 마감했으며 티웨이항공도 이날 5.35%(340원) 떨어진 602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 외에도 진에어 5.04%, 제주항공 2.84%, 아시아나 2.61%, 대한항공 0.17% 등 모든 항공사의 주가가 하락세를 보였다.

이 중에서도 일본 노선이 비중을 많이 차지하는 저비용항공사(LCC)의 주가 하락이 두드러진다. 2분기 실적 우려와 함께 지난 1일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에 대한 반발로 일본 상품의 불매와 더불어 여행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투심이 악화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일 수출 규제에 이어 5일 교도통신·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에서는 일본 정부가 한국인의 비자 발급 엄격화 등 한국에 대한 추가 경제 보복 조치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고 보도했다.

이로 인해 가장 큰 폭의 하락을 보인 곳은 제주항공이다. 제주항공은 이달에만 12.37% 급락했다. 진에어와 티웨이항공도 각각 10.66%, 9.20% 하락률을 기록하며 일본 상품 및 여행에 대한 불매 심리가 주가에 그대로 반영됐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항공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던 일본 여행 수요가 계속 부진한 모습”이라며 “최근 일본 비자 발급이 어려워질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등 한·일 관계가 악화됨에 따라 부진은 장기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에어부산은 이날은 하락했지만 아시아나항공 분리 매각 이슈에 따른 기대감에 같은 기간 17.64% 상승했다.

다만 이에 대해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5일 금융위 출입 기자 대상 오찬간담회에서 “(원 매수자 중) 몇 가지 면에서 괜찮은데 한두 가지가 부족하다면 보완해주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며 “분리 매각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거나 그런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성수기 시작에도 불구하고 한·일 간 관계 악화로 일본 여행심리 회복 지연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일본 노선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약 30%로 큰 점유율을 차지하는 LCC의 부진 해소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연구원은 “LCC들의 6월 국제선 항공편수는 전년 동월 대비 20% 증가했는데 여객은 16% 늘어나는 데 그치는 등 비수기 계절성이 악화되면서 여행수요는 기대를 크게 하회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2분기 영업적자가 우려되며 길게 보더라도 원화 약세와 한·일 관계 악화 등 대외 환경이 녹록지 않다”고 예상했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최근 나타나고 있는 주가 하락 요인은 수송량 증가율 둔화, 2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 한·일 관계 악화에 따른 일본 노선 수익성 악화 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실적과 인수·합병(M&A) 이슈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변동성 확대가 지속될 전망이며 영업 환경 악화 속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인 비자 발급 엄격화가 무비자 입국을 제한하겠다는 조치인지 장기체류를 위한 비자 발급 조건을 강화할 것인지는 미지수이나 실현 가능성은 희박하다”면서도 “양국 관계 악화로 인해 일본 노선 회복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일 양국 관계 악화로 해당 노선 수송 실적은 7월부터 재차 증가율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미·중 무역분쟁 지속과 더불어 일본의 IT 소재 수출 제한 조치로 당분간 항공화물 수송량은 감소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사드(THAAD)로 인한 한·중 외교 갈등 과정에서 양국 간의 항공 여객이 30% 감소한 사례가 있는 만큼 한·일 관계 악화에 따른 일본 여행 수요 하락이 펀더멘털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라며 “현시점에서 한·일 간의 여객 감소 우려를 반영하기는 이르나 일본 노선은 저가항공사 중심으로 매출 기여도가 높아 상황 추이를 확인할 필요는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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