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정보라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2분기 연이은 악재로 제약·바이오주의 투심이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외국인들은 저가 매수에 나서는 모양새다. 증권업계에서는 단기 악재는 불가피해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면서도 개별 기업의 악재가 향후 섹터 전체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 달 들어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에이치엘비다.

에이치엘비는 지난달 27일 위암 치료제 신약인 ‘리보세라닙’이 글로벌 임상 3상 시험에서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급락한 바 있다. 이는 코스닥 시장의 큰 축을 차지하고 있는 제약·바이오주 전체에 대한 충격으로 퍼져 코스닥 지수와 제약·바이오 종목이 같이 힘을 쓰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제약·바이오주가 2분기부터 기대감 부재와 신뢰도 추락으로 센티멘트가 급격히 나빠졌다고 분석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판매 중단을 시작으로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균주 논란, 에이치엘비의 임상 시험 결과, 한미약품 기술 반환 등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시장의 신뢰도가 추락하고 침체의 늪에 빠져있는 상태라는 진단이다.

이 같은 움직임에 코스닥 지수는 이달에만 4.74% 떨어졌으며 코스닥 제약업종지수도 같은 기간 4.68% 비슷한 하락률을 보였다.

반면 외국인들은 큰 폭의 주가 하락을 저점 매수 기회로 판단하고 제약·바이오주를 사들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국인은 7거래일 동안 546억 원어치의 에이치엘비 주식을 사들였다. 이와 함께 같은 기간 에이비엘바이오 89억 원, 제넥신 51억 원, 헬릭스미스 39억 원 등을 외국인 순매수 상위권에 올렸다.

증권업계에서는 단기 악재가 불가피해 옥석 가리기가 중요하다는 의견과 함께 결과적으로 개별 종목의 이슈가 다른 기업이나 다른 파이프라인에 미치는 영향이 없어 섹터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판단도 나온다. 3분기 이후부터 성장성이 부각되고 임상 결과 발표 등 모멘텀을 보유한 기업들이 실적을 시현할 것으로 전망했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신약 개발 바이오 업체의 주가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며 “큰 주가 변동성의 지속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제약·바이오 업체들의 기술 수출 권리 반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임상 결과, 허가 취소 등의 사유로 센티멘털은 좋지 않은 상황이고 마무리 임상 단계에 있는 파이프라인들의 임상 결과에 따라 주가 움직임이 크게 나타나고 있어 예의 주시해야 한다”며 “현시점에서는 기술력 있는 업체들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임상 실패가 악재로 작용하는 것은 불가피해 단기로는 바이오의 실적을 좋게 볼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과거 주가지수의 긴 흐름을 보면 개별 기업의 악재에 따른 주가 변동 과정에서도 바이오 업종지수는 결국 이익을 따라갔다”며 “3·4분기 및 다음 해로 갈수록 이익성장률 반등이 예상돼 3분기 이후를 고려해보면 성장성이 부각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신약 개발 기업들에 대한 시장의 과도한 관심과 막연한 기대감은 2015년 이후 다양한 물질들의 기술 이전 체결 성공, 임상 실패와 기술 반환이라는 다양한 이벤트를 겪은 뒤 보다 현실적이고 냉철하게 전환되고 있다”며 “신약 개발에 대한 시장의 이해도 제고로 한 기업의 이슈만으로 섹터 전체가 움직일 수 있는 시대는 종결됐으며 제약·바이오 섹터는 빠르게 종목장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앞으로 시장은 근거 없는 루머나 막연한 기대감보다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데이터를 요구할 것이라며 “제약·바이오 섹터 기업들에 대한 투자는 학회나 논문을 통해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의 임상 결과 같은 객관적 임상데이터 및 임상 결과 발표 등 모멘텀을 보유한 기업들만이 주가가 반응하는 합리적인 섹터로 변화가 가속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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