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정보라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불확실한 경기 전망으로 국내 증시가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경기방어주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단기적으로는 경기방어 종목이 강세를 보일 수 있지만 변동성이 낮아 저점 대비 상승률은 높지 않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실적 전망이 견고한 성장주를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가장 대표적인 경기방어주로 꼽히는 통신 종목은 이날 장 마감 직전까지 상승세를 보였으나 장 마감 직전 보합권으로 내려왔다.

KT는 전 거래일 대비 0.54%(150원) 상승한 2만7800원으로 장을 마감했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보합세로 거래를 마쳤다.

통신 3사는 삼성 갤럭시 노트10, 삼성 갤럭시 폴드 등이 5G(5세대 이동통신)로만 국내 출시가 유력해지며 8월 5G 가입자 수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로 인해 코스피 지수가 지난 5월부터 약 두 달 동안 5.58% 하락하는 동안에도 SK텔레콤과 KT는 각각 2.83%, 1.65% 상승했다. 다만 LG유플러스는 중국 화웨이 장비 조달 문제 등으로 4.55% 떨어졌지만 코스피 지수의 하락률에 비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업계에서는 5G 가입자 중 높은 요금제를 선택하는 비중이 높아 하반기 이후 통신사의 ARPU(가입자당평균매출)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안정적인 실적 모멘텀까지 보유하며 방어주로서 매력이 두드러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LTE에서 5G로 이동이 본격화되면서 5G 가입자의 ARPU 상승이 가파르게 나타날 것”이라며 “마케팅 비용 증가, 일회성 비용 반영이 2분기 실적 부진의 원인이 되겠지만 이보다 최근 이동전화 ARPU 반등 상황이 시장에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진다면 방어주 성격의 통신주에 투자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경기방어주, 증시 부진 속 활약

이 외에도 경기방어 종목으로 꼽히는 식품, 섬유·의복, 엔터테인먼트 등이 상승했다.

눈에 띄게 급등한 종목은 섬유·의복 종목이었다.

이날 인디에프는 장 마감 직전 주가가 치솟으며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채 상승 마감했다. 이 외에도 좋은사람들 21.67%, 까스텔바쟉 19.11%, 신원 16.70%, 지엔코 5.76%, 형지엘리트 4.36% 등이 큰 폭의 상승률을 보이며 거래를 마쳤다.

식품 관련 종목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해태제과식품은 5.14% 급등했으며 오리온 3.48%, 매일유업 2.30%, CJ씨푸드 1.78%, 롯데제과 1.26%, 농심 1.03%, 오뚜기 0.89%, 동서 0.83%, 풀무원 0.83% 등도 각각 올랐다.

엔터테인먼트도 강세를 보였다. 초록뱀이 5.95% 상승했으며 와이지엔터테인먼트 4.37%, 큐브엔터 4.01%, CJ ENM 3.00% 등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증권업계에서는 현재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하락기여서 당분간 경기방어주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창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일본의 수출 규제 이슈 지속, 비우호적인 원·달러 환율, 2분기 실적 기대감 약화 등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대외 변수로 인한 증시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따라 경기방어주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일환 KB증권 연구원도 “가격 반영이 많이 된 재료가 소멸하면서 나타나는 단기 하락기에는 필수소비, 유틸리티, 부동산과 같이 경기방어 성향을 가진 업종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면서도 “다만 하락 폭과 반등 시점을 정확하게 재기 어려운 상황이므로 방어주로의 쏠림은 피하고 장기 관점에서는 성장 업종과 IT, 경기소비, 산업, 커뮤니케이션 등 실적 전망이 견고한 선별된 대형 기술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보험주, 부진 지속 vs 주가 바닥

다만 통상 방어주로 꼽히는 보험업종은 가입자 감소와 손해율 상승, 출혈경쟁에 따른 실적 악화 등으로 조정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은 상승과 하락이 골고루 나타났다. 증권업계에서도 보험업계의 부진을 예상한다는 의견과 바닥권에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DB손해보험은 1.72% 올랐으며 롯데손해보험과 동양생명도 각각 0.44%, 0.35% 상승 마감했다. 한화생명도 0.17% 상승했다.

이와 반대로 한화손해보험은 0.67% 하락했으며 메리츠화재 0.26%, 삼성생명 0.25%, 현대해상 0.19% 등이 내림세를 보였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부진한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은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된 상황”이라며 “보험주는 감독당국의 정책들이 언론에 보도되며 낮아진 기대감 속에 주가 하방 경직성을 테스트해 볼 수 있는 단계로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그는 “정부의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는 의료공급자의 저항이 예상되고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는 점에서 주가에 대한 기대감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기는 아직 이른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장기 금리의 추가적인 하락, 장기 위험손해율 불확실성 확대, 신계약 경쟁 구도 지속으로 업종 모멘텀은 매우 부진하다”면서도 “매우 부진한 2분기 실적이 최악의 투자 센티먼트를 야기한 만큼 보험업계 주가는 이미 주가 바닥을 지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코노미톡뉴스, ECONOMYTALK

(이톡뉴스는 여러분의 제보·제안 및 내용수정 요청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pr@economytalk.kr 로 보내주세요.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이코노미톡뉴스(시대정신 시대정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