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심사방식 상반기 틀 유지…다만 신청자 컨설팅으로 성공률 높이겠다
-상반기 신청 컨소시엄틀 재도전 고심중…금융지주 파트너 부재로 강 건너 불구경만

▲ <사진=연합뉴스.>

[김종현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상반기 무산된 제3인터넷전문은행 추가 인가 사업이 다시 재시동을 걸었다. 금융당국은 오는 10월 예비인가 신청 접수를 받은 뒤 12월에 결과를 발표한다. 특히 이번에는 신청기업들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제공해 탈락률을 낮추겠다는 심산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16일 제3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일정과 운영방식을 발표해 오는 10월 10~15일까지 인가 신청을 받고 60일 이내에 예비인가를 결정하기로 했다.

또 금융위은 연내에 1~2개 인터넷전문은행을 예비인가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인가 절차의 기본틀은 상반기와 동일하다. 금융감독원장 자문기구인 외부평가위원회(외평위)가 2박 3일간 진행하는 합숙 심사에서 사실상 인가여부를 결정하면 금융위가 수용하게 된다.

다만 금융당국은 금융위 위원들이 외평위 심사 결과를 심도있게 검토 논의할 수 있도록 회의 운영 방식을 개선하고 필요 시 외평위원장이 금융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질의·답변 등을 통해 심사 취지를 충분히 전달하기로 했다.

또 신청자와 외평위원간 접촉 기획도 늘린다 기존의 합숙 심사 기간에만 접촉했던 것을 그 이전에도 가능하도록 했다.

특히 금융감국은 흥행부진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신청자에게 컨설팅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토스·키움뱅크가 재도전할 경우 이미 미비점을 알고 있는 만큼 신규 신청자에 비해 유리하다는 지적이 있을 수 있다”면서 “토스와 키움이 또 다시 신청한다고 장담할 수도 없지만 설사 이들이 모두 신청한다하더라도 신규 신청자가 불리한 상황에 처하지 않도록 금감원이 컨설팅을 통해 보완시켜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금융당국은 컨설팅을 통해 경쟁력 있는 신청자가 탈락하지 않도록 사전에 방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ICT 중심에서 탈피 편의점 은행도 '오케이'

이와 함께 금융위는 이번인가에서 기존 정보통신(ICT) 기업에 국한되지 않고 전자상거래·스마트가전·유통 등 다양한 분야의 참여를 독려하기로 했다.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에는 자산 10조 원을 넘지 않는 기업은 금융위 승인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의결권 지분 34%까지 소유할 수 있다.

이에 중국의 마이뱅크(알리바바), 일본 세븐은행(세븐일레븐) 처럼 국내에서도 ‘쿠방뱅크’ 등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이 같은 당근책에도 불구하고 관심을 나타낸 기업들이 참여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우선 상반기에 예비인가 신청을 냈던 토스뱅크와 키움뱅크가 재도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지만 아직 이들 조차 고심하고 있는 상태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아직 재도전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내부적으로 검토는 하고 있지만 참여여부 조차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기존 참여사들과 연락 라인을 갖고 있지만 그 조차도 논의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면서 “10월 전까지 내부적인 결론은 내리지 않겠냐”고 전했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 역시 “아직 인터넷은행 재추진 여부는 논의중인 사항으로 현재로서는 공식적으로 밝힐 단계는 아니다”라고 전했다.

특히 토스는 전략적투자자(SI)를 영입해야 하는 입장이기에 금융권으로부터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가 변수로 남아 있다.

우리금융그룹, KB금융그룹 등 인터넷전문은행에 이미 출자한 금융지주를 제외하고 신한금융그룹을 비롯해 하나금융그룹 역시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 군침을 흘리고 있지만 아직 마땅한 파트너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앞서 상반기에 키움증권, SK텔레콤 등과 손잡고 인터넷은행 예비인가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신한금융도 상반기에 한때 토스와 진행하다가 중간에 이탈하며 포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신한금융 관계자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신한금융은 여전히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에 관심이 있다”면서 “하지만 마땅한 파트너가 없다. 파트너만 나타난다면 적극적으로 추진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토스와는 지난 결별이후 전혀 논의되는 사항이 없다”고 선을 그으며 “다시 토스와 사업을 추진하기에는 부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시중 금융지주들의 참여가 불발될 경우 인터넷전문은행 추가 인가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더욱이 하나금융의 경우 최근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등 인터넷은행 진출에 다소 시큰둥한 상태다. 최근 토스와 사업제휴를 진행한 바 있어 토스와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 관계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인터넷전문은행과 관련해 내부적으로 검토된 바는 전혀없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위해 은행이 주력으로 나설 수는 없기 때문에 누군가가 나서야 고민해볼 수 있지 않겠냐”면서 “앞서 키움 컨소시엄에서도 지분 10% 보유가 전부다. 아직 방향성 조차 설정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들 외에도 NH농협금융지주는 이미 자회사인 NH투자증권을 통해 케이뱅크에 출자하고 있어 별도로 직접 참여하기는 힘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 밖에 대표 IT 기업인 네이버는 여전히 국내 진출에 관심 없다는 반응이다. 이들은 이미 일본에서 자회사 라인을 통해 인터넷은행 설립에 돌입한 상태고 인도네시아에서도 은행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면 편의점 씨유(CU)을 운영하고 있는 BGF리테일이 인터넷은행 진출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금융당국에 ICT에서 탈피해 전자상거래 및 편의점 은행이 가능하다는 발언을 내놓은 직후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더욱이 편의점 업계가 최근 금융서비스에 눈을 돌리면서 케이뱅크에 참여하고 있는 GS리테일을 비롯해 앞서 키움 컨소시엄에 참여한 코리아세븐 등을 감안할 때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에 서둘러야 한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들 역시 인터넷전문은행 수익성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또 은행을 하기 위해서는 은행과 제휴해야 하는 문제와 자본금 1조 원을 만들어야 하는 부담을 해소할 수 있을지를 두고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명암 엇갈린 1세대 인터넷銀…부담으로 작용

한편 1세대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면서 신규 인가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먼저 케이뱅크는 KT가 앞장서서 출범했으나 대주주 적격성 심사 난관을 극복하지 못하면서 자본 확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정상적인 영업도 힘든 상황이되면서 수익률 역시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이에 인터넷전문은행에 관심을 나타내는 기업들조차 수익성을 두고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조기 흑자 달성, 2년 만에 1000만 고객 돌파 등 독주 체제를 구축하면서 신규 사업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한국형 인터넷전문은행 성공사례로 평가받고 있지만 이들의 독주로 인해 신생사업자가 끼어들 틈이 없다는 얘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금융강국의 고심도 깊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당국은 연내 2곳 이하는 신규 사업자를 인가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예전같이 않은 흥행 성적을 감안할 때 ‘신청자 컨설팅’이라는 당근책이 참여를 이끌어낼지를 두고 업계는 물음표를 띄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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