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일념 넘쳐… 본분이탈, 자진사퇴감

‘폴리페셔’ 출신 민정수석
이적, 친일 올가미로 ‘선동’
충성일념 넘쳐… 본분이탈, 자진사퇴감
좌파, 관제 민족주의 내년 총선까지?
▲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의 지난 15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 전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배병휴 회장 @이코노미톡뉴스(EconomyTalk News, 이톡뉴스)]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의 페이스북이 연일 반일, 항일전 독려 메시지로 ‘운동권식’ 선동정치를 일삼으니 “꼴사납다”는 비난여론이다. 늘 정치 메시지에 몰두해온 ‘폴리페셔’ 출신으로 대통령의 핵심 참모로 진출한 후 본분인 고위인사 검증에는 연속으로 실패한 무능을 기록하고 있으면서 일본의 보복 대응 “대통령에게 충성하겠다는 일념으로 본분과 직무이탈, 직권남용 아니냐”는 지적을 받게 된 것이다.

터무니없는 이적․친일규정, 항일전 독려


대법원이 강제징용 배상 판결 후 일본이 경제보복을 단행하자 문재인 대통령이 먼저 즉각적, 직설형 대일 ‘경고성 발언’으로 청와대의 강성 분위기를 나타냈다. 이에 안보실 김현종 2차장을 미국으로 보냈지만 빈손으로 귀국하여 구한말의 ‘대일 국채보상운동’을 이야기하자 조 수석이 7월 13일 동학농민운동가인 ‘죽창가’를 끄집어내어 항일전을 개시했다.

이어 다음날에는 “문 대통령은 최고 통치권자로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고 말하면서 “현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애국이냐, 이적이냐”라고 강조했다. 다시 지난 20일자에는 “현 사태의 책임을 대법원과 문 정부에 돌리는 사람이 있다”고 말하고 “대법원 판결을 부정하는 것은 친일파”라고 규정했다.

이어 다음날엔 한걸음 더 나아가 “문 대통령은 고려 때 거란군 침입을 외교담판으로 물리친 서희 학자와 임란의 영웅 이순신 장군의 역할을 동시 수행하고 있다”고 극찬하는 글을 띄웠다. 조 수석은 이때 “후쿠시마 수산물 규제를 승소로 이끌어낸 팀이 이번 사태도 준비하고 있으니 겁먹고 쫄지 말고 싸워야 하고 이겨야 한다”고 독려했으니 바로 망국시절의 항일전으로 돌아가자는 선동 아닌가.

징용배상 판결 관련 일본의 경제보복은 문 정권 하에 누적된 외교참사에 속한다. 이를 대통령의 측근 참모가 터무니없이 반일과 친일 올가미에 씌워 항일전으로 끌고 가다니 정신이상자 아닌가. 도대체 대통령은 조 수석의 본분이탈 정치행태에 대해 어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조 수석이 항일전을 독려하면서 “한국의 국력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성장했다”고 강조했는데 그 국력을 쓸데없는 항일전에 낭비하자는 말인가. 더구나 대한민국 국력이 문 정권 하에 성장한 몫이 얼마나 있다고 큰 소리인가.

‘선동꾼’ 역할 원하면 ‘사표쓰고 나오라’


조 수석의 애국과 이적 및 친일 규정 잣대가 대통령의 인식과 어떤 관련인가. 문 대통령은 올 3.1절 기념사를 통해 친일잔재 세력의 청산을 강조했다. 또 일본의 경제보복 관련 이순신 장군이 마지막 남은 배 12척으로 왜적을 물리친 용맹을 새삼 강조한바 있다.

촛불위세로 집권한 대통령이 왜 지금에 친일잔재 청산을 강조하고 나섰을까. 김대중, 노무현 정부와 가까웠던 진보정치학자 최장집 교수가 친일잔재를 보수세력과 결부시켜 청산의 대상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위선’이자 ‘좌파 민족주의’ ‘관제 민족주의’라고 비판했다. 경남대 김근식 교수도 조 수석에 대해 선동꾼 역할을 하려면 “사표 쓰고 자연인으로 돌아가라”고 권고했다.

김 교수는 DJ와 노무현 정권도 징용동원 관련 피해보상을 대일 청구권협정으로 일단락 된 것으로 인정한 사실을 지적했다. 이때 민․관위원회에는 문재인 민정수석이 위원으로 참여한바 있었다.

조국 수석뿐만 아니라 집권세력 주축인 586 정치인들은 과거 보수정권의 반공, 빨갱이 공격을 맹렬하게 비난해 왔지만 지금은 비판세력을 ‘이적’ ‘친일파’로 낙인찍는 꼴 아닌가. 더구나 운동권 출신인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마저 대일 외교실패를 비판하는 자유한국당을 ‘신 친일’세력으로 규정하니 무슨 작태인가. 행여 내년 4월 총선까지 이적과 친일파 청산을 구호로 끌어가겠다는 의도인가.

문제는 문 대통령의 명확한 입장과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은 일본의 보복조치 발동직후 ‘정치보복’ 규정, ‘총력대응’, ‘즉각철회’ 등 거의 외통수를 보였지만 한국당을 포함한 5개당 대표 간담회를 통해 ‘반일감정이 없다’는 표현으로 외교협상 입장을 제시했다. 그런데도 조 수석이 이적, 친일 등으로 분란을 조장하는 행위를 그냥 두고만 볼 것인가.

트럼프, 한․일관계 중개는 ‘힘드는 일’


문 대통령이 지난 6월 30일,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 때 일본의 경제보복 가능성을 앞세워 “한․일간 갈등문제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부탁한 사실이 밝혀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9일, 아폴로 11호의 달 탐사 50주년 기념행사장에서 문 대통령이 한․일 관계에 개입해 주도록 요청한 사실을 공개한 것이다.

트럼프는 이에 대해 “양쪽이 다 원한다면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지만 일본 아베 수상이 미국의 개입을 원할지는 알 수 없다. 다시 트럼프는 양국관계에 개입하는 것은 “신경 많이 써야 하는 힘든 일”(Full time job)이라고 표현했으니 다소 부정적인 느낌이다. 미․일 관계가 지금처럼 돈독해진 시기에 일본이 바라지 않을 가능성이 예견되기 때문이다.

일본정부는 청와대의 항일전 입장을 전해 듣고 “한국의 문 정부 자세가 계속되는 한 수출규제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분명하게 밝혔다. 여기에 조국 수석과 같은 대통령 고위참모의 페이스북 선동정치가 어떤 작용을 하게 될는지는 분명하지 않는가.

또 대통령은 항일 외교현안에 미국의 중개를 바라는 입장이지만 청와대는 미국이 관심을 갖는 한일군사정보 보호협정 폐기 문제를 거론하고 전작권 전환에 대비하려는 한․미연합 CPX훈련 ‘동맹 19-2’에서 ‘동맹’을 빼겠다는 방침이 흘러 나왔다. 이 와중에 북의 김정은 눈치를 살피느라 ‘한․미동맹’ 용어마저 삭제할 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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