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정보라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이 매력적인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스팩이 투자자들에게 비교적 안전한 투자처라는 인식이 커지면서 관심이 높아졌다고 풀이했다. 다만 변동성이 높은 상황에서 과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스팩이란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하는 특수목적회사로 상장 주간사가 신주를 발행해 다수의 개인 투자자금을 모아 코스닥에 스팩을 상장한다. 상장 후 3년 이내에 비상장기업이나 코넥스 상장사를 합병해 코스닥에 우회 상장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페이퍼컴퍼니’ 역할을 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스팩이 우량 기업과 합병 성사로 주가가 오르면 차익을 얻을 수 있고 합병 기업을 찾지 못해 청산할 경우에도 투자자들은 원금과 이자를 돌려받을 수 있어 위험 부담이 덜하다고 인식된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이날까지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스팩은 이베스트이안스팩1호, 신영해피투모로우제5호스팩, 케이비제18호스팩, 신한제5호스팩, 디비금융제7호스팩, 유진스팩4호, 엔에이치스팩14호, 한화에스비아이스팩, 하이제4호스팩, 케이비제17호스팩, 유안타제4호스팩 등 총 11개로 집계됐다.

이들 중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한 종목은 한화에스비아이스팩이다. 이날 4280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지난 5월 3일 상장 이후 공모가 대비 이날까지 11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뒤이어 이베스트이안스팩1호는 2425원, 유진스팩4호는 2300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공모가 대비 각각 21.25%, 15% 올랐다. 올해 상장한 스팩은 현재 11개 종목 모두 공모가보다 높은 가격에서 거래 중이다. 스팩의 통상 공모가는 2000원이다.

스팩이 활황을 보이는 이유는 미·중 무역분쟁 격화와 일본의 수출 규제 이슈 등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상반기 상장한 스팩들의 수익률이 돋보이고 있고 원금 손실이 없는 안전한 투자처라는 인식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더욱이 IPO 시장에서 중소형사는 트랙 레코드 부진으로 주관상장 경쟁에 뛰어들기 쉽지 않은 구조여서 IPO 시장 진입에 스팩이 좋은 대안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본지에 “상반기 스팩 합병 발표가 이어지면서 스팩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졌고 공모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면서 스팩 상장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설명과 함께 “중소형사는 IPO 시장에서 직접주관 상장이 쉽지 않아 스팩이 이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증권사 IPO팀 관계자도 본지와의 통화에서 “원금 손실이 없는 투자처라는 인식이 큰 상황에서 저금리 기조와 맞물려 스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스팩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스팩 상장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정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향후 2~3년간 2017년~2018년에 신규 상장한 다수의 스팩이 합병 및 청산할 것”이라며 “올해 신규 상장 스팩은 지난해보다 50% 증가한 30개로 전망된다”고 했다.

다만 스팩은 주가 조정 폭이 커 기대감만으로 하는 투자는 유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2016년 이후 신규 상장한 스팩 수가 증가했고 존속기간 만료 전 스팩 합병 상장 시도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대감이 선반영돼 스팩의 주가 과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일부 스팩의 경우 몇몇 합병 후보 기업들이 거론되며 기준가 대비 80∼100%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는데 단순 기대감에 의한 주가 변동과 합병 기업이 확정된 이후 합병 비율 산정에 따른 주가 변동은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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