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현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최근 해외 핀테크 업계를 중심으로 물건 등 구매 행위를 한 뒤 남는 잔돈을 활용한 투자, 대출금 상환 등을 할 수 있는 ‘잔돈 금융’이 새로운 금융트렌드로 등장했다. 올해 국내에서도 신한카드와 신한금융투자가 합심해 카드사용 시 발생하는 잔돈을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인 가운데 특히 20~30대의 젊은 층의 제테크 수단으로 자리매김 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카드와 신한금투는 지난 25일 ‘마이데이터 기반 개인지출 관리 및 해외주식 소액투자서비스’가 대해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양사는 대형금융사 최초로 최근 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 일명 ‘잔돈 금융’ 서비스를 선보이게 됐다.

‘잔돈 금융’이란 물품구입 또는 서비스 이용해 비용을 지불할 때 발생하는 자투리 돈을 자동으로 적립해 저축 또는 투자에 이용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신한카드와 신한금투는 카드 이용 시 발생하는 금액 중 고객이 정해놓은 자투리 한도에서 발생하는 금액을 적립해 신한금투를 통해 해외주식 투자에 활용하게 된다.

예를 들어 자투리 적립 한도를 1000원 단위로 설정하면 7800원을 결제할 경우 1000원 미만인 200원을 적립하게 된다. 이를 통해 적립한 잔돈은 일정 금액 이상이 되면 신한금투를 통해 해외주식(소수점 매매 서비스)에 투자하게 된다. 특히 신한금투는 증권업계 유일 해외주식 소수점 구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주당 약 200만 원인 아마존 주식을 2만 원대(0.01주)에 살 수 있다.

잔돈 금융, 美 젋은 층 금융서비스 이용 '유인책' 주목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잔돈 금융은 이미 해외에서 젊은 층을 겨냥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장명현 여신금융연구소 연구원은 “금융위기 이후 경제활동을 시작한 미국의 청년층은 이전 세대에 비해 낮은 소득, 강화된 금융규제, 급증한 학자금대출 부담 등으로 투자나 저축에 소극적이었다”면서 “잔돈 금융 서비스는 저축·투자를 할 여유가 없고 은행 계좌 보유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미국의 청년층을 금융서비스로 끌어들이는 ‘유입책’으로 쓰이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잔돈 금융 서비스의 선구자라 할 수 있는 미국 핀테크 업체 에이콘스(Acorns)sms 2012년 자사 애플리케이션(앱)과 연동된 신용카드(직불카드 포함) 이용자가 25.45달러자리 물품을 구입할 경우 이를 ‘올림’한 26달러의 차액인 55쎈트를 잔돈으로 자동 저축해줬다. 또 이 돈이 일정금액(최소 5달러)을 넘어서면 이용자의 ‘펀딩 계좌’에서 ‘투자 계좌’로 이체되면서 본격 투자금으로 운용된다. 서비스 월 이용료는 1달러, 하지만 20대 젊은 층인 대학생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한다.

이 같은 잔돈 금융이 큰 호응을 얻으면서 에이콘스는 2014년 전용 앱을 출시한지 8개우러 만에 외부투자금 2300만 달러(약 270억 원)을 유치한 바 있다.

또 미국 핀테크 업체 코인스(Qoins)는 잔돈으로 조성한 금액으로 이용자의 신용카드 대출금, 학자금대출금 같은 부태 상환 서비스를 2년 전부터 제공하고 있는 중 젊은 층을 중심으로 호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국내에서도 유사 서비스는 존재했다.IBK기업은행의 경우 2015년 신용·체크카드로 물건을 구입할 때마다 1만 원 미만의 잔돈이 결제계좌에서 적금이나 펀드로 자동이체되는 금융서비스 ‘IBK평생설계저금통’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웰컴저축은행도 지난해 출시한 ‘잔돈모아올림적금’을 통해 국내 최초로 OK캐시백 포인트를 금융상품과 접목하는 등 유사 서비스를 제공했다.

핀테크 위한 이종 결합 호평…고객 수익 증대에 초첨

반면 신한카드·신한금투의 협업은 혁신금융으로 선정될 정도로 이종 결합에 대해 긍정적인 효과를 이끌어 내고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혁신금융으로 선정된 데는 카드사와 증권사가 협업을 이룬 부분이 좋은 점수를 받은 것 같다”면서 “이번 서비스는 양사 모두 수익을 기대하고 준비한 것은 아니다. 고객들을 위한 서비스 차원에서 기획됐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또 “아직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시간을 갖고 마련할 예정이다. 지금은 이용 시 발생하는 가맹점수수료 이외에 별도의 수수료를 고민하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수익구조가 공개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양사가 구체적인 방안을 협의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해외 위탁 구매를 위해 신한금투는 주식매매 수수료가 발생하게 된다. 또 신한카드는 이용 고객들의 신한금투 계좌를 개설하게 되는 만큼 일종의 계좌계설 수수료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더불어 관계자는 사업화 및 운영과정에서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향후 관련해서 비용 처리 부분을 염두에 두고 사업화에 나설 예정이지만 아직 획정된 것은 없다. 시기는 내부적으로 6개월 정도로 판단하고 있어 이르면 올해 말 또는 2020년 초에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혁신금융 선정에 관해서는 “2년 정도 배타적 은영권을 가지게 되지만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면서 ”유사해도 다른 회사가 서비스를 보완해 규제 특례를 신청하게 되면서 별도로 인정해주는 것 같다. 실제 맞춤형 대출 비교 플랫폼의 경우 총 11개에 이르는 서비스가 선정될 정도 였다“며 대형 금융회사로서 고객을 위해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특히 이번 협업을 통해 양사는 사회초년생 및 금융 소외계층에게 합리적 지출 가이드를 제시하는 것뿐만 아니라 미래를 위한 투자를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해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이번 사업과 더불어 빅데이터 및 AI를 기반으로 소액 투자 추천 서비스를 고도화할 예정이다. 관계자는 ”통합자산관리, 신용관리, 세금관리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는 것은 물론 신한은행과 국내펀드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출시해 카드 이용과 연계한 소액투자 서비스의 범위와 고객의 선택의 폭을 넓힐 예정“이라고 전했다.

증권업 진출 앞둔 핀테크 업체 속속 '잔돈 금융' 서둘러

한편 국내 핀테크 업체들도 ‘잔돈 금융’에 관심을 나타내며 속속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간편송금서비스인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토스 카드로 1000원 미만의 잔돈이 발생하면 자동 저축해주는 서비스를 내놨다.

또 증권사 인수를 눈앞에 두고 있는 카카오페이 역시 해외주식 소액투자 서비스를 통해 신한카드·신한금투와 유사한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페이와 토스 역시 주요 고객이 20~30대이고 송금 및 결제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잔돈금융) 서비스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주식보다는 해외주식 소액투자 서비스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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