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매출액 전년 동기보다 11.4% 늘어난 7555억 원…영업이익ㆍ당기순이익도 사상 최대
-호실적 불구 고배당으로 재무 건전성은 악화…웅진그룹도 2분기까지 300억 원 배당 챙겨

▲ <사진=이코노미톡뉴스 DB>

[김종현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웅진코웨이가 31일 예비입찰을 마감하며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돌입했다. 특히 웅진그룹은 인수 3개월 만에 매물로 내놓게 돼 최대한 높은 가격에 매각을 희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웅진코웨이가 지난 30일 ‘어닝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발표해 이번 매각에 흥행 신호탄이 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웅진코웨이 매각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오후 3시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을 마감했다. 이에 따라 본입찰은 오는 9월 중순쯤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예비입찰을 앞두고 SK네트웍스, GS리테일, KKR 등이 참여를 결정한 가운데 비밀유지계약(NDA)를 맺고 투자설명서(IM)을 받아간 롯데와 신세계를 비롯해 사모펀드(PEF)인 칼라일 등도 입찰 참여를 두고 막판까지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유력한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LG전자는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단 IB업계는 매각 흥행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때 2조 원 가량의 높은 몸값으로 인해 다소 흥행에 실패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왔지만 웅진코웨이 자체가 가진 매력도가 높아 렌탈 시장을 노리고 있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치열한 인수전이 펼쳐질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더욱이 인수전을 앞두고 웅진코웨이가 어닝서프라이즈에 가까운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흥행열기를 띄우고 있다.

웅진코웨이는 지난 30일 올해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11.4% 증가한 7555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9%늘어난 1382억 원을, 당기순이익은 12.3%늘어난 1019억 원을 기록했다.

이로써 웅진코웨이는 올 2분기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2분기 호실적에 힘입어 상반기 실적 역시 매출액 1조4647억 원, 영업이익 2734억 원, 당기순이익 2023억 원을 기록하는 등 이 역시 반기 기준 최고 기록이다.

웅진코웨이 관계자는 “올 2분기를 포함한 상반기에 호실적을 거둔 이유로 렌탈 판매 사상 최대기록, 해외사업 고성장 지속 등을 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웅진코웨이는 올해 2분기 렌탈 판매량이 전년 동기대비 8.3% 늘어난 55만1000대를 기록, 올 1분기 세운 최대 기록을 한 분기 만에 갈아치웠다.

이 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두드러진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말레이사아 법인 매출액은 올 2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9.3% 늘어난 1279억 원을, 미국 법인 매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35.9% 늘어난 236억 원을 기록했다.

이에 웅진코웨이의 관리 계정수는 올 2분기 말 기준 국내 609만개, 해외 129만 개 등 총 738만 개에 달한다.

이 같은 호실적은 이번 인수전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웅진그룹은 당초 29일이었던 예비입찰 마감일을 31일로 연기할 만큼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우려와 달리 흥행이 점쳐지면서 누가 큰 돈을 들여 인수할지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번에 매각되는 웅진코웨이 지분은 웅진씽크빅이 보유하고 있는 25.08%다. 웅진그룹은 1조9000억 원에 경영프리미엄을 합쳐 2조 원이 조금 웃도는 가격에 매각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우선 유력 후보군으로 SK네트웍스가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2012년 MBK파트너스가 매각할 당시에도 입찰에 참여했다.

SK네트웍스는 SK매직, SK렌터카 등을 통한 렌털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웅진코웨이를 인수할 경우 업계 1위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GS리테일은 지난해 롯데렌탈이 자회사 그린카에 약 350억 원을 투자하는 등 렌털 사업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GS 역시 2012년 코웨이 인수전에 참여한 바 있다.

롯데 역시 웅진코웨이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마트와 편의점 등 막강한 오프라인 유통망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 또 롯데렌탈 등을 통해 지속적을 렌털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다만 최근 대내외 여건이 여의치 않다는 점에서 고민이 크다. 더욱이 최근 일본 경제 재제와 맞물려 일본 이미지가 강한 만큼 반일 감정으로 인해 종종 언급되며 곤욕스러운 처지다.

PEF들도 웅진코웨이 인수전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경기 불황으로 인해 렌털 시장이 확대된다는 점 때문에 충분한 매각차를 노릴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물론 일부에서는 코웨이의 몸값이 지나치게 높다는 의견도 나와 PEF들이 덤비기에는 큰 매력이 없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웅진코웨이가 MBK파트너스를 거쳐 다시 웅진그룹 품으로 돌아왔지만 여전히 현금인출기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어 악화되는 재무구조가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웅진코웨이는 지난 25일 500억 원 규모의 기업어음(CP)를 발행했다. 만기는 2020년 7월 23일로 1년물이다. 불안정한 경영 상황으로 인해 화사채 발행시장에 나오지 못하고 단기물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회사 측은 CP 발행 규모를 빠르게 키우고 있다. 올해 3월 말 기준 CP 발행잔액은 6600억 원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7900억 원으로 늘었다.

이는 분기마다 이뤄지는 분기배당을 감당하기 위해 조치로 부족한 현금을 자본시장에서 차입으로 메우고 있다.

이에 대해 IB업계 관계자들은 웅진코웨이가 배당을 위해 차임을 확대하고 있다며 최대주주인 웅진씽크빅이 고배당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탓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 웅진 코웨이의 3월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830억 원에 불과하다. 웅진코웨이 부채비율도 2015년 12월 43.4%에서 올해 3월 기준 148.6%까지 높아져 재무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

반면 웅진그룹은 지난 3월 말 분기배당을 통해 150억 원을 받았다. 또 2분기 배당이 이뤄질 경우 누적기준 배당액은 3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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