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이코노미톡뉴스 DB>

[김종현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금융권이 다음달부터 주요 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해 은행장 등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광폭의 인사 태풍이 몰아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가장먼저 돌아오는 심성훈 케이벵크 행장의 임기 만료가 다가오면서 교체설이 솔솔 피어오르고 있어 가뜩이나 자본확충에 애를 먹고 있는 케이뱅크 주주단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는 이날 심성훈 행장의 후임을 논의하기 위한 임원추천위원회를 열고 본격 가동에 돌입했다.

5명으로 구성된 임추위는 심 행장의 임기가 끝나는 다음달 23일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케이뱅크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임추위가 열린 것은 맞다”면서도 “내부 일정에 대해 코멘트하기 힘들다. 임추위가 한 번 열리는 것도 아니고 수차례 열리면서 후보군을 압축하게 된다. 최종 교체 여부는 주총에서 결정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관계자는 아직 교체 여부조차도 언급하기 힘든 수준이라며 임추위가 지속적으로 열리면서 결론 낼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케이뱅크 은행장은 3년 임기를 마친 뒤 2년 연임 가능하지만 현재 심 행장의 연임 여부에 대해서는 불투명한 상태다.

케이벵크는 KT가 주도로 출범한 이후 지속적으로 자본 확충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더욱이 지난해 말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이 국회를 통과하며 KT가 대주주에 오를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지만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가로막혀 사실상 KT의 대주주 등극 가능성이 희박해진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심 행장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심 행장은 KT 전무 출신으로 은행업계 인사가 아니였지만 출범 당시 KT 출신 인사라는 점에서 ICT와 금융이 융합된 혁신 금융을 이끌어 낼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다.

심 행장 연임 카뱅 추월 직격탄 됐나

하지만 케이뱅크가 자본 확충에 어려움을 겪는 사이, 후발 주자인 카카오뱅크에게 추월당하면서 양 측의 격차는 크게 벌어진 상황. 가입자 수에도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이미 1000만 명을 돌파한 반면 케이뱅크는 98만 명에 그치면서 책임론이 솔솔 제기되고 있다.

심 행장이 초대 행장에 오른 만큼 규정상 연임에는 걸림돌이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추가 증자에 대한 물꼬를 틀수 있을지가 연임의 기준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올초 케이뱅크는 KT가 대주주로 등극하는 것을 전제로 5900억 원 규모의 증자를 계획했었다. 하지만 대주주 적걱성 문제로 사실상 무산됐고 급한대로 지난달 브릿지증자(전환주 증자)를 단행했다.

하지만 이것도 당초 계획인 400억 원대에 한참 못 미치는 276억 원에 그쳤다. 이에 DGB금융이 케이뱅크 신규 주주로 참여하는 문제가 적극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케이뱅크 관계자는 “아직 DGB금융의 신규 주주 참여가 확정되지 않았다. 주주단과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다만, 관계자는 “지금 케이뱅크는 행장 선임보다 자본 확충 문제가 우선순위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 심 행장 교체론이 거론되는 것울 두고 일각에서는 일종의 KT를 향한 경고라는 풀이를 내놓고 있다.

한 주요 주주사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대형 주주들은 지금 케이뱅크 투자금에 대해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 그 금액이 크다고는 할 수 없어 주의깊게 들여다보지는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소액 주주들의 경우 KT가 책임있는 행동을 보여주기를 바라고 있다. 이들은 어서 엑시트를 해야 하는데 대주주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상황이 꼬여버렸다”고 풀이했다.

그는 또 “이번 심 행장 후임 문제를 두고 연임이 확정되거나 KT 측 인사가 맡게 된다면 여전히 KT가 사업을 주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될 수 있지만, 최근 거론되고 있는 은행권 인사 등이 행장이 맡게 된다면 이는 KT가 사실상 주주로서만의 역할을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주주들 사이에서 케이뱅크가 정상영업을 할 수 있도록 KT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며 “KT가 적절한 해법을 내놓지 못한다면 KT를 대신할 다른 ICT기업 물색도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심 행장 연임 여부 등의 결과에 따라 주주단 내부적으로 후폭풍이 거세길 것으로 보인다. 갈길 먼 케이뱅크 정상화를 위해서 주주단이 어떤 결론을 이끌어낼지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한편, 금융권은 오는 11월 20일 임기가 만료되는 허인 KB국민은행장을 시작으로 12월 김도진 IBK기업은행장, 이대훈 NH농협은행장 임기 만료, 2020년 3월에는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김지완 BNK금융 회장의 임기가 마무리. 4월엔 김광수 NH농협금융 회장 임기에 마침표를 찍으면서 대대적인 인사 태풍이 불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허 행장은 무난한 경영성과를 바탕으로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김 행장의 경우 후임 자리를 두고 이미 몇 달 전부터 4~5명의 내외부 인사가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이 행장은 3연임에 도전하지만 그간 NH농협은행에서 3연임에 성공한 행장이 없었기 때문에 교체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반면 이번 인사 태풍의 핵심은 조 회장과 손 회장의 연임 여부다. 조 회장은 올 상반기 ‘리딩금융’ 자리를 지키며 연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손 회장 역시 비은행 인수 합병(M&A)에 나서며 안정적인 지주사 체제를 안착시켰다는 점에서 연임이 유력하다. 다만 우리은행장직을 계속 맡을 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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