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강경대응 '전략물자수출입고시' 일본 제외…소재부품 수입처 다변화 및 국산화

▲ 일본으로부터의 반도체 소재부품 수입이 어려워진 상황,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들이 수입 다변화와 국산화를 위해 뛰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업체들이 한국으로의 수출 길이 막힐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와 관련 우리 정부도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강경대응 카드를 내밀었다. (사진=서울우유, 사진편집=이코노미톡뉴스)

[이창환 기자 @이코노미톡뉴스]일본의 경제보복조치에 따른 무역도발로 반도체 소재부품 핵심 3종의 한국 수출규제가 강화됐으나, 국내 기업은 오히려 새로운 방법 마련을 위한 기회로 삼는 반면 일본의 소재 기업들은 가장 큰 고객 한국을 놓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핵심 소재 조달의 다변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일본의 반도체 핵심소재 부품 기업들이 판로를 잃지 않으며 진땀을 흘리고 있다.

이날 업계 관계자는 이코노미톡뉴스 취재진에게 “당장 급한 소재는 제고가 어느 정도 확보된 상태지만, 장기적으로는 회사 차원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수입처의 다변화를 비롯해 국내에서의 조달 등 다양한 가능성을 두고 테스트 하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앞서 지난 7월 일본이 최초 한국으로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 규제 강화 카드를 내밀었을 때부터 국내 기업들은 곧바로 관련법과 원료 조달이 가능한 다양한 루트에 대한 확인 작업을 진행했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일본의 수출 규제 강화 결정이 나오자마자 삼성전자의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해 SK하이닉스의 대외협력총괄 김동섭 사장과 SK하이닉스 CEO 이석희 사장이 연이어 일본 현지 협력사들을 방문하면서 반도체 원료 수급 관련 방안 마련을 위한 논의를 진행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오보로 전해진 일본 니케이아시안리뷰의 주장대로 우리나라가 일본 소재부품 기업과의 합작법인으로부터 생산된 소재부품에 대해서는 수입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간 한국을 상대로 소재부품을 공급하면서 일본기업들이 성장해 온 배경을 보더라도 해당 업체들도 한국이라는 고객을 놓칠 수 없기에 나름대로의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소재부품 수입 다변화, 최종 목표 ‘국산화’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일본의 규제 강화를 막을 수 없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을 비롯해, 중국, 미국, 유럽 등 전 세계를 대상으로 추가 공급처 찾기에 나선 것도 일본 업체의 불안감을 키웠을 수 있다는 풀이가 나오는 부분이다.

이에 일본의 반도체 소재부품 기업들은 한국으로의 수출규제 강화에 따른 제도의 허점을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적게는 절반에서 많게는 90% 이상 대부분을 한국으로 수출하고 있는 일본 업체의 입장에서 한국으로의 판로가 막히게 되면 최악의 경우 문을 닫아야 하는 지경에 이르게 될 수도 있다.

다만 업계 전문가는 이코노미톡뉴스 취재진에게 “50년에서 100년의 역사를 가진 일본의 업체들이 지금은 가장 질이 좋은 반도체 관련 소재부품을 생산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이왕 정부와 산업계가 팔을 걷어 올리고 나선 마당에 최종 목표는 국산화”라며 “수입이 힘들어진 일본 부품에 대한 수입 의존도를 줄이는 동시에 일본의 기술 수준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연구개발을 통해 일본의 기술력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핵심 소재 가운데 EUV pr에 대한 규제는 지금 당장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을 컨트롤하기보다 장기적으로 시스템 반도체 개발에 대한 견제”라며 “미래 반도체 시장의 선점을 위한 일본의 선전포고가 오히려 우리에게 자생력을 길러주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 정부, 화이트리스트에서 ‘일본제외’

이날 우리 정부도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한국 제외에 대한 맞대응으로 ‘전략물자수출입고시’상에서 일본을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정부 관계자는 일본에 대한 상응조치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사실상 맞대응이라고 풀이했다.

이를 두고 중국 신화통신은 한국이 수출 대상국으로 신뢰할 수 있는 화이트리스트에서 일본을 제외했다면서 성윤모 산업통산자원부 장관의 말을 빌려 “수출 통제 시스템의 기본 원칙을 위반하는 국가와는 긴밀한 협력이 어려울 수 있다”고 전했다.

이는 일본을 언급한 것으로, 전략적 재료들에 대한 우선적 수출 절차를 얻을 수 있는 허용 국가 목록에서 빠지게 됐다며, 이달 초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한 뒤의 일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BBC방송은 한국이 일본을 선호하는 무역 파트너의 리스트에서 제외시켰다며, 이는 이달 초 한국에 대한 일본의 동일한 조치에 대한 대응으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 기업들이 2차 세계대전 당시 강제노동으로 동원한 한국인에 대한 보상금지급 판결로부터 초래된 것이라며 일본의 한국에 대한 무역도발이 경제보복조치임을 분명히 했다.

특히 일본과 달리 우리정부를 대표해서 성윤모 장관은 “의견수렴 기간 중에 일본 정부가 협의를 요청하면 한국 정부는 언제 어디서건 이에 응할 준비가 돼 있다”며 협의 가능성이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한편 업계에서는 SK머티리얼즈가 불화수소 국산화 선언을 위한 시제품 개발에 들어갔으며, 최근 SKC가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용 폴리이미드를 제공을 위한 협력에 들어갔다고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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