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정보라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강화로 일본 여행 수요가 급감하면서 항공업종 주가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2분기 적자로 실적이 좋지 않은 데다 성수기 효과까지 보지 못하며 하반기 전망도 어둡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당분간 투자 매력도가 크지 않아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다만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항공주는 대부분 오름세를 보였으나 장 초반 이후 상승 폭이 줄어든 채 거래를 마쳤다. 제주항공이 전 거래일 대비 1.95%(450원) 오른 2만3500원으로 장을 마감했으며 진에어 1.43%, 티웨이항공 0.73% 각각 상승했다. 반면 대한항공은 2만2850원으로 보합 마감했다.

미국 국채금리 하락세가 진정되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잦아듦에 따라 일부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다는 풀이가 나온다.

이 외에도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참여를 검토 중이라는 소식에 에어부산은 26.41%(1450원) 급등한 6940원으로 거래를 마쳤으며 아시아나항공도 전 거래일 대비 10.89%(540원) 오른 5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한 달 반 만에 시총 1.3조 원 증발

하지만 이들의 주가는 6월 말과 비교해보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로 인해 시가총액도 약 한 달 반여 만에 1조3000억 원가량 증발했다.

주가가 가장 많이 조정을 받은 종목은 티웨이항공으로 6월 말 6630원에서 이날까지 4820원으로 37.55% 급락했다. 진에어도 같은 기간 2만1100원에서 1만4150원으로 32.94% 떨어졌으며 제주항공 -29.11%, 대한항공 –21.07% 등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매각 이슈를 제외하면 에어부산과 아시아나항공도 6월 말부터 지난 16일까지 각각 11.17%, 9.65% 떨어졌다.

이들의 주가 하락을 이끈 것은 2분기 실적 부진 및 일본 여행 보이콧 등 연이은 악재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3일 중국 항공 당국이 향후 2개월간 중국 전 노선에 대해 신규 취항을 금지하겠다고 통보하면서 이에 대한 우려도 주가에 반영됐다.

상장 항공사 6곳 모두 올해 2분기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와 환율 상승, 영업비용 증가, 화물 물동량 감소 등 업황 자체가 부진하면서 이익 감소 폭이 컸다.

아시아나항공은 1240억 원, 대한항공 986억 원의 영업 손실을 냈으며 제주항공 274억 원, 진에어 266억 원, 티웨이항공 258억 원, 에어부산 219억 원으로 각각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는 원래 비수기이나 여객 수요가 더 큰 폭으로 둔화되고 환율 상승 및 최저 임금 상승으로 인건비, 조업비 및 공항 사용료 증가 등 비용이 증가하면서 예상 대비 영업 적자 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7월부터는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일본 여행 보이콧 여론이 확산됐다.

이로 인해 인천공항 기준 8월 3주 차 일본 노선 여객은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1월 이후 28주 만에 전년 대비 역성장세로 돌아섰으며 8월 2주 차에도 3.5% 감소한 21만 명을 기록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2분기 적자에 대한 우려와 일본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항공사들의 주가는 가파르게 조정받았다”고 진단했다.

日·中 악재, 3Q 실적 악화 불가피

증권업계에서는 3분기 항공업종에 대한 전망도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일 관계 악화로 일본 여객 수요의 급감과 더불어 중국 노선 신규 취항 금지로 부진한 업황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서다.

특히 일본 노선 비중이 컸던 저비용항공사들은 8월 중순부터 신규 중국 노선의 운항 개시 등으로 노선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계획이었지만 차질이 생기면서 단기간에 일본 노선을 대체하기 힘들어졌다고 풀이하고 있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인 최대 선호 지역인 일본과의 관계 악화로 인해 추가적인 출국 수요 감소와 일본 노선 대체를 위해 준비 중이던 중국 노선 신규 취항이 잠정 중단됨에 따라 성수기 실적 타격이 불가피하다”면서 “국내 경기 둔화 역시 여객 수요 성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수출 감소에 따른 항공 화물 부진 또한 지속되고 있어 하반기 국내 항공주 실적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일본 노선 부진, 내수 경기 부진에 따른 항공 여객 수요 성장세 둔화, 매크로 변수의 변동성 확대 등의 리스크 요인이 경감되기 전까지는 투자 매력도가 크지 않다”고 우려했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항공사들은 일본 노선 감편 발표 이후 추가적으로 비수익 노선 축소, 중국·동남아 노선을 확대하며 대응하고 있지만 충분한 효과가 나타나기까진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면서 “항공주 주가는 밴드 최하단에 위치해 있지만 모멘텀 부재로 당분간 보수적인 접근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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