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선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이마트가 창사 26년 만에 첫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리더십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정 부회장은 하반기 흑자 전환을 위해 '상시 초저가'라는 승부수를 띄웠지만 '무리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올해 초부터 이커머스와의 가격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최저가 할인 정책 ‘국민가격’을 내세워 업계 초저가 경쟁을 주도해왔다. 하지만 결과는 이마트 첫 적자로 나타났다. 다른 요인들도 있겠지만 초저가 경쟁 역시 무시못한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정 부회장은 하반기 더 강력한 국민가격 프로젝트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을 이달부터 추진하고 있다. 오히려 실적부진에 대응해 '상시 초저가'라는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앞서 정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초저가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며 “신세계만의 ‘스마트한 초저가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이마트는 대량구매로 원가를 낮추면서, 고객에 현재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 실제 이마트는 지난달 31일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프로젝트’에 포함된 30개 대상 품목을 소개하면서 기존 가격 대비 30~60%까지 저렴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업계 내에서는 상시 초저가 제품을 내세웠지만 품목수가 경쟁상대로 지목한 이커머스에 비해 여전히 부족하고 결국 미끼제품만 더 늘렸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마트가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에 선보이는 제품 품목은 30여가지로 수백만개 이상의 초저가 상품을 보유한 이커머스 업체들과 비교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특히 이커머스 기업들은 최저가 보상제를 실시해 최저가가 아니면 차액의 100%에서 200%까지 보상하는 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속에서 이마트의 상시 초저가 경쟁이 하반기 더 큰 실적부진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구조적으로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유통마진이 적은 것은 당연하다"며 "이미 저가 이벤트 등을 진행하고 있는 이커머스 시장과 경쟁에서 이겨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가운데 정 부회장은 최근 949억5000만 원(90만 주)의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마트 측은 주주가치 제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정 부회장은 지난 3월 27일부터 4월 4일까지 대주주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장내매수를 통해 이마트 주식 14만 주를 약 241억 원에 매입한 바 있기도 했지만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한 바 있다.

또한 ‘세일 앤 리스백(매각 후 재임대)’ 방식으로 점포 매각 추진에도 나섰다. 이마트는 최근 KB증권과 10여 개 내외 자가 점포를 대상으로 자산 유동화를 위한 MOU를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할인점 등 자사 10개 점포를 매각한 후 재임대해 쓰는 방식으로, 이를 통해 1조 원 규모의 자금을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이마트 측에 따르면 유치한 자금은 재무건전성 개선에 쓰일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마트의 주력 사업인 대형마트의 업황이 갈수록 둔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 정 부회장의 정책이 어디까지 먹힐지는 미지수"라며 "이커머스 업체와의 경쟁보다는 오프라인만의 장점을 찾는 것이 수익 개선에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코노미톡뉴스, ECONOMYTALK

(이톡뉴스는 여러분의 제보·제안 및 내용수정 요청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pr@economytalk.kr 로 보내주세요.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이코노미톡뉴스(시대정신 시대정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