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라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올해 상반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실적이 큰 폭으로 악화했다.

지난 19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12월 결산 코스피 상장사 574개사(제출유예·신규설립·금융업 등 68개사 제외)의 연결 재무제표 기준 경영 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상반기 매출액은 988조24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0.83%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55조581억 원으로 37.09% 줄었고 순이익도 37조4879억 원으로 42.9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5.57%,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은 3.79%로 각각 3.36%포인트, 2.91%포인트 하락했다. 개별기준 영업이익과 순이익 감소율은 각각 44.32%, 39.53%로 2009년 상반기 이후 최대다.

2분기 연결 매출은 503조9955억 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1.50%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7조1706억 원으로 37.43% 감소했으며 순이익도 16조5809억 원으로 47.57% 줄었다. 2분기 감소율이 더 가팔라진 것이다.

코스피 시장의 분석 대상 기업 중 77.00%인 442개사는 당기순이익 흑자를 냈지만 23.00%인 132개사는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적자전환 기업은 9.58%에 해당하는 55개사로 흑자전환한 기업인 51개사(8.89%)보다 많았다.

이는 미·중 무역분쟁 격화로 세계 무역이 위축되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기업들에 타격을 줬기 때문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특히 세계 반도체 경기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코스피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1분기보다 각각 57.95%, 79.84% 급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코스피 상장사의 상반기 매출액은 2.91% 늘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4.53%, 27.88% 줄었다. 대장주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높게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가격이 반 토막이 나면서 반도체 업종 실적이 고꾸라진 영향이 컸다”며 “중국의 수요 둔화로 수출이 8개월 연속 역성장한 것도 기업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진단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반기 기업 실적 부진의 직접적인 배경은 반도체 등 수출 부진”이라며 “내수도 부동산 경기 부진에 민간 소비 증가는 미미한 수준에 그쳐 기업들이 좋은 실적을 내기 어려웠다”고 평가했다.

코스닥 상장사들은 상반기에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증가했으나 순이익은 감소했다.

거래소와 코스닥협회가 집계한 코스닥 시장 12월 결산법인 909개사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89조5442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9.06%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4조7731억 원으로 5.43% 늘었다. 반면 순이익은 3조1791억 원으로 12.18% 감소했다.

코스닥 시장의 분석 대상 기업 중 흑자 기업은 64.36%인 585개사였고 적자 기업은 324개사(35.64%)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