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선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세상에 없는 테마파크'를 만들기 위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거침없는 행보가 눈길을 끈다. 지난 10여년간 지지부진했던 송산그린시티 화성국제테마파크 개발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신세계그룹이 선정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 부회장의 '테마파크' 행보가 그룹의 또 다른 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8일 관련업계에 다르면 경기 화성시 송산면 일원 315만㎡ 부지에 테마파크와 쇼핑몰·호텔 등 대규모 상업시설을 갖춘 복합관광단지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를 정 부회장이 진두지휘한다. 오는 2021년 착공해 2026년 테마파크 1차 개장이 목표다.

이번 신세계컨소시엄은 신세계프라퍼티(90%)와 신세계건설(10%)로 구성됐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이마트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로 신세계건설도 이마트가 지분 42.7%를 보유했다.

이마트는 수직계열화를 통해 주요 계열사의 사업을 지배하고 있는 사실상의 지주사로 이번 사업은 그만큼 그룹의 전사적 역량이 총동원될 전망이다.

신세계컨소시업이 이번 사업에 투자하는 총 예산만 4조5693억 원에 달한다. 복합쇼핑몰 스타필드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마트가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조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위험을 감수해야한다는 지적이다. 투자액이 상당한 데다, 투자금 회수가 장기화되는 테마파크 사업이기 때문이다. 그런 탓에 사업자 공모에서도 신세계만 단독 참여했다.

투자금은 최근 이커머스 사업과 편의점 등 다양한 신사업에 자금을 대고 있는 이마트 입장에선 만만치 않은 금액이다. 이에 따라 신세계컨소시엄은 이번 개발사업에 참여할 해외 투자자 유치를 적극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현재는 테마파크 사업을 본격 추진하기 위한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있는 단계"라면서 "자금조달을 위한 해외 투자자 유치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그동안 '세상에 없던' 시리즈를 선보이며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온 정 부회장이 이번에는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규모 투자 시설인 만큼 수익성이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테마파크는 최근 몇 년 간 국내 내수시장 불안과 중국 사드 여파로 입장객수가 줄어드는 추세다. 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1~2위 테마파크인 에버랜드와 롯데월드의 지난 3년간 연간 방문객 수는 각각 839만 명에서 774만 명, 614만 명으로, 791만 명에서 648만 명, 572만 명으로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일본은 최근 도쿄 디즈니랜드 확장에 나섰고 2020년 도쿄 올림픽에 맞춰 슈퍼 닌텐도 월드를 개장, 과거 화성시에서 중국 베이징으로 옮겨간 유니버설스튜디오가 오는 2021년 오픈을 예고 하면서 동아시아지역의 시장규모를 고려할 때 집객효과를 더 떨어지게 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이번 사업은 조(兆) 단위의 초대형 개발사업으로 국내외 정치적 이슈에 영향을 받을 수 있어 향후 추진에 있어 난항이 있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 2007년 당시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송산그린시티에 421만㎡의 유니버설스튜디오 테마공원을 조성하고 중국관광객을 끌어들여 직접고용 1만 명과 생산유발효과 15조 원을 장담한 바 있다. 그러나 2차례에 걸쳐 무산됐으며 아시아 2번째인 유니버설스튜디오는 중국 베이징으로 옮겨 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일본에 대규모 테마파크가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해외 관광객을 많이 모집하지 못할 경우 업체끼리 국내 관광객을 나눠 먹기 할 가능성이 높다"며 "수도권에 들어서기 때문에 교통도 좋지 않고, 투자할 시설이 많으면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 부회장의 경우 그룹의 캐시카우인 이마트가 유통환경의 변화로 위기감이 커지자 다른 사업에 사활을 걸고 사업 다각화 전략을 구사 중"이라며 "기존에 추진했던 사업과는 다른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는 만큼 실적 압박에 대한 정 부회장의 고민은 더 깊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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