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정의 일본 소프트밸크 회장(왼쪽)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각 사)

[최용선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대형마트 1위인 이마트가 하반기 '상시 초저가'라는 승부수를 띄우며 쿠팡과 본격적인 전쟁에 돌입했다. 이러한 가운데 최저가 전략, 로켓 배송 등을 앞세우며 오프라인과 온라인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쿠팡은 되려 대형마트의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뺏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경쟁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의 대리전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정 부회장의 이마트를 통한 유통업계 실험과 손 회장의 쿠팡을 통한 한국의 온라인 투자 실험의 전쟁이라는 분석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올해 초부터 이커머스와의 가격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최저가 할인 정책 ‘국민가격’을 내세워 업계 초저가 경쟁을 주도해왔다. 이러한 가운데 정 부회장은 하반기 더 강력한 국민가격 프로젝트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을 추진하고 있다. '상시적 초저가'라는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이에 이마트는 대량구매로 원가를 낮추면서, 고객에 현재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

철저한 원가분석을 바탕으로 유사한 품질 상품에 비해 가격은 30~60% 가량 저렴하며, 한번 가격이 정해지면 가격을 바꾸지 않는다. 이는 국내 유통시장을 두고 쿠팡 등 온라인 업체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가장 중요한 '가격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마트는 1차로 와인, 다이알 비누 등 30여개 상품을 선보인 후 올해 200여개를 시작으로 상품을 늘려 향후 500여개까지 초저가 상품을 확대 할 계획이다. 초반 흥행은 성공적이다. 국민가격 1탄 상품은 큰 호응을 얻어 대표 품목인 도스코파스 까버네소비뇽 와인의 경우 지난 1~26일까지 26만 병이 팔렸다. 이는 기존 인기 와인 1년 판매량(7~8만 병)의 3배 수준이다. 다이알 비누도 같은 기간 15만 개가 팔렸다.

쿠팡은 일본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015년 10억 달러(1조1000억 원), 지난해 20억 달러(2조2600억원) 등을 차례로 투자를 받으면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업계내에서는 손 회장이 쿠팡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는 '노림수'가 무엇이냐를 두고 해석이 분분한 상황이다.

쿠팡은 손 회장의 투자에 힘입어 올해 매출만 6조 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약 50% 가까이 성장한 수치다. 올해 거래액은 약 15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이러한 쿠팡의 경쟁 상대로 볼 수 있는 곳은 G마켓이나 옥션, 11번가 등이 있지만 현 추세대로라면 올해 단일 브랜드로 쿠팡이 온라인 쇼핑업계 1위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연매출 6조 원은 국내 2, 3위 대형마트인 홈플러스(7조6600억 원), 롯데마트(6조3200억 원)와도 맞먹는다.

그러나 수익성 측면에서는 이마트와 쿠팡 모두 낙제점이라 할 수 있다. 이마트는 2분기 창사 첫 적자를 기록했으며 쿠팡 역시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두 곳 모두 외형 확장에 집중하면서 수익성 개선이 이뤄질 지 미지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마트나 쿠팡 모두 다양한 전략을 통해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며 이슈화되면서 성공은 이어가고 있지만 수익성으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규모를 키우기 위한 투자단계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손 회장과 정 부회장 모두 대규모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데 투자한 만큼의 이익을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내실보다 외형확장에 중점을 둔 전쟁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아무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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