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2월호]

3번째 IOC위원

스포츠 경제도 국력

박용성(朴容晟) 회장, 공들인 '소망이뤘소'

명예직 90여개카메라로 망중한

박용성_회장.jpg

<우리나라 3번째 IOC위원으로 내정된 朴容晟회장>

IOC위원 내정새해 운세타다

박용성(朴容晟) 대한상의 회장은 요즘 너무도 바쁘다. 박 회장은 지난해 총 141일을 해외 출장으로 보냈다. 최근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에 내정돼 지난해 보다 훨씬 바쁜 생활이 예정돼 있다.

IOC는 얼마전 스위스 로잔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국제유도연맹(IJF) 회장인 박 회장을 다른 9명과 함께 새로운 IOC 위원 후보로 내정, 총회에 상정하기로 했다.

박 회장이 새 IOC위원으로 뽑히면 한국은 김운용(金雲龍) 대한체육회 회장과 이건희(李健熙) 삼성그룹 회장과 함께 3명의 IOC 위원을 보유,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한국의 위상을 더욱 높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95IJF회장으로 당선된 이후부터 IOC위원이 되고 싶은 마음을 가졌습니다. 이를 위해 국제 스포츠계의 유명인사들과의 폭넓은 교류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또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모든 모임에 열심히 참석하는 등 그 동안 착실히 준비를 해왔습니다.”

박 회장이 IOC위원에 내정되기까지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영광된 자리가 결코 우연이나 행운에 의해 얻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기도 하다.

세상일이 마음먹은 대로 되는 법이 없듯이 지난 2천년 시드니 올림픽 때 IOC위원으로 내정되기를 기대했으나, 소식이 없어 약간 서운했습니다.”

박 회장의 소망이 2년 늦게 찾아온 셈이다. 그러나 소망이 이루어졌으니 이제 IOC위원으로서의 포부도 많을 것은 물론이다.

때마침 경제도 회복세 보여

올 한해는 우리나라가 세계 스포츠 강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김운용 회장의 국제 스포츠계의 위상, 이건희 회장의 재력과 기업경영능력에 저의 힘을 보탤 경우 한국 스포츠의 다른 어느 나라에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다란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올해 FIFA 월드컵 축구대회를 일본과 공동 개최하고, 부산 아시안 게임을 개최하는 등 지구촌의 이목을 한꺼번에 집중시킬 굵직한 스포츠 행사를 열게돼 세계 스포츠의 무대로서의 이미지를 더욱 확고하게 다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올 들어 우리 경제는 오랜 침체에서 벗어나 회복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우선 지난해 4·4분기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주식시장이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고, 경제성장률도 당초 예상치를 웃돌고 있다. 기업의 신규투자와 소비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박 회장도 최근 우리 경제 상황을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금년 우리 경제는 지난해보다는 나아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최근 발표되는 실물경제 지표들을 보더라도 나쁘지 않습니다. 생산과 소비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그 동안 지속적으로 감소하던 설비투자가 회복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 경제에 대해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지난해 우리 경제 성장률 2%대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은 물론 경쟁국인 타이완이나 싱가포르보다도 높습니다.

이는 우리가 IMF위기를 겪으면서 금융과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다른 나라보다 먼저 했고, 자동차와 조선 등 전통산업의 수출이 선전한 덕분이었다고 봅니다. 올해는 반도체 수출이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전통산업의 수출도 좋을 것으로 보여 우리 경제의 빠른 회복세가 기대됩니다.”

세계 경제환경 아직은 불확실

그러나 우리 경제가 성장하려면 내부적 여건만 좋아서는 안 된다. 글로벌 시대를 맞아 세계의 경제환경이 양호해야 우리 경제도 견조한 성장세를 이룩할 수 있다. 하지만 세계 경제 환경은 그렇게 낙관적이지 만은 않다고 박 회장은 우려감을 표시한다.

세계 경제환경이 그리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미국경기의 조기 회복론도 아직은 불확실합니다. 우리나라에 그리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하지만 아르헨티나 사태의 미주지역 파급효과도 걱정입니다.

10년이 넘는 일본 경제의 불황과, 이를 만회하기 위한 일본의 엔저정책도 문제입니다. 우리나라의 많은 산업이 일본에서 부품을 수입해 가공 수출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당분간은 도움이 될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우리의 수출에 타격을 줄 것입니다.

WTO 가입으로 본격적인 세계 시장에 진출할 중국마저 위안()화의 가치를 절하시킨다면 그야말로 큰 골치거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엔저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한··일 정책 공조에 적극 나서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전통산업의 IT화를 통해 고부가가치의 경쟁력 있는 상품을 만들어 나가고, 유로화가 통용되면서 세계 2대 경제권이 된 유로지역에 대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는 등의 대책이 절실합니다.”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세계의 경제환경에 적극 대응하지 못하면 우리 경제가 회복할 수 있는 기회가 멀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새 정책보다 기존정책 마무리를

우리 정부는 지난 97년말 IMF 외환위기가 시작된 이후 경기회복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기업의 구조조정과 경기부양 등이 대표적 사례에 속한다. 그 결과 국가 신인도가 올라가고, IMF체제 초기에 차입했던 외채도 모두 상환하고 IMF를 졸업했다.

그러나 실업문제와 수출 부진 등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박 회장은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경제성장률을 잠재성장률 수준인 5?6% 수준까지 끌어올려야 합니다. 이를 위해 재정적자를 감수하더라도 빠른 시일에 직접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는 SOC부문에 대한 투융자를 확대하고, 조기 집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프라 구축을 통한 성장 잠재력의 확충은 경기 확장기에 미리미리 대비한다는 측면에서도 바람직합니다. 또 수출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을 감안, 전통산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역량을 집결해야 합니다. 기존의 굴뚝산업을 고부가가치화 해 나가고, IT 부문과의 접목을 통해 새로운 경쟁력을 창출해 내는 데 보다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박 회장은 올 스포츠 행사가 국가 이미지 제고에 긍정적인 반면 정치행사의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정치논리가 경제에 어려움을 주어서는 안됩니다. 대선 과정에서 각종 공약이 남발될 경우 당선자는 공약에 발목이 잡혀 국정을 제대로 펼 수가 없을 것입니다.

금년에는 새로운 정책보다는 기존 정책을 잘 마무리해야 합니다. 정책과 제도는 옷과 같아서 익숙지 않은 새 옷을 자꾸 갈아입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집단 소송제와 주 5일 근무제와 같이 기업경영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검증되지 않은 제도는 도입에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CEO를 영웅으로 받들어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이면 선진국이라 자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선진국 진입 문턱에서 IMF 위기를 맞아 선진국 진입이 한층 멀어졌다고 볼 수 있다.

IMF위기 이전 1만달러를 넘어섰던 국민소득은 IMF위기를 맞으면서 6천달러대 까지 추락한 후 지금까지 1만달러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1만달러라는 수치는 선진국 진입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인데도. 선진국이 된 다는 것, 일류국가가 된 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지, 또 어떻게 하면 선진국이나 일류국가가 될 수 있는 것인가.

한국의 대표적인 CEO를 만든 노력이 필요합니다. 박찬호, 박세리만 영웅으로 만들 것이 아니라 김정태 국민은행장, 유상부 포철 회장,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같은 전문 경영인을 우리 시대의 영웅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충분한 보상을 받는 명예로운 기업인들이 많이 나와서 청년들의 선망의 대상이 될 때 기업가 정신이 살아날 것입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일류국가로 다가설 것입니다.”

박 회장은 또한 국가적인 비전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일류국가가 왜 될려고 하는지, 그 최종 목표가 무엇인지를 분명히 밝혀야 합니다. 일류 국가의 최종 목표는 우리나라를 기업하기 편한 나라로 만드는 것입니다. 기업하기 편한 나라를 만들면 외국 기업에 투자하라고 사정할 필요도 없이 이들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투자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규제 완화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 동안 규제가 많이 풀렸다지만 아직도 외국인들의 객관적인 시각으로 보면 국내 시장의 규제완화 정도는 아직도 부족합니다. 규제완화 수준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연중 5개월을 해외 출장

박 회장은 만나는 사람마다 너무 바쁘지 않느냐는 말을 들을 정도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기업의 총수로서, 경제단체장으로서, 스포츠 기구 회장으로서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할 정도로 뛰고 또 뛰고 있다. ‘1인다역이 부담스럽지 않은지 궁금하다.

솔직히 말해 요즘은 몸이 서너 개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천직이라고 생각하고 어느 곳에도 부족함이 없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와 관계된 사람은 고생이 많을 것입니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되니 따라온 직함만도 90개나 되지만 실제로 일을 하는 직함은 IJF 회장, 대한상의회장, 두산중공업회장, 대한올림픽위원회 고문, 국제상업회의소 집행위원 등 15개 정돕니다. 이러다 보니 1년중 5개월 이상을 해외에서 보냅니다.”

박 회장은 바쁜 와중에서도 짬이 나면 사진촬영으로 망중한을 즐긴다고 한다. 출장시에는 항상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추억을 담고 카메라에 있다. 지난 99년부터는 디지털 카메라 Nikon D1에 심취돼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있다고 들려준다.

()

이코노미톡뉴스, ECONOMYTALK

(이톡뉴스는 여러분의 제보·제안 및 내용수정 요청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pr@economytalk.kr 로 보내주세요.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이코노미톡뉴스(시대정신 시대정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