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2월호]

[혁명식 업그레이드]

그룹 명칭도 바꿀 수 있다

한화 金昇淵(김승연)회장, ‘ 뉴 한화 선언

새 성장축 금융사업군에 전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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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金昇淵(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한화그룹은 스스로 위기에 강한 한화식 경영을 자부한다.

실상 언론이 IMF체제 시기 하에 한화에너지와 같은 수익사업을 과감히 처분한 결단을 평가한 말이다. 그리고 한화 스스로 지난 3년간 구조조정 성과에 자신감을 가지고 이제 위기에 강한 기업임을 자부하기에 이른 것이다.

올해 한화는 뉴한화를 목표로 그룹의 명칭 변경도 생각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혁명식 업그레이드를 목표하는 것이다. 유력신문 신년호가 올해를 업그레이드 코리아의 해가 돼야 한다고 특집했다.

그래서 다방면의 업그레이드가 논의되고 있을 때 한화는 업그레이드 된 뉴한화를 제창하고 나선 것이다.

외부보다 내부가 빨리 변하자

김승연(金昇淵)한화그룹 회장은 올 50주년 신년사를 통해 역사가 변화를 요구할 때 스스로 변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외부의 변화속도보다 내부에서 더욱 빠르게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회장은 업그레이드 뉴 한화를 위해서라면 그룹의 이름을 바꿀 수도 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변화를 위해 정형(定型)의 틀에 얽매일 까닭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말이었다.

그렇지만 그룹회장이 개혁의 씨앗, 자신감의 씨앗을 뿌리겠다면서 공개적으로 그룹 명칭이라도 바꿀 수 있다고 공표한 것은 파격적이다.

한화그룹은 화약과 베아링 등 방위산업을 모태로 사업보국(事業報國)을 신조로 삼아 발전해 왔다. 창업자는 국가에의 신의와 기업인의 분수를 필생의 가치로 지켜왔었다. 그리고 창업 2세인 김회장은 선친의 훈육이 몸에 배인 승계자로 소문이 났었다.

이같은 배경으로 보면 한화그룹의 올 뉴한화프로젝트는 거의 혁명적 발상이라는 해석이다. 그리고 이는 IMF 구조조정 이후 그룹사업을 재편성하면서 새로운 성장축으로 금융사업군을 설정한 사실과 직접 관련이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실제로 김회장은 대한생명 인수를 내용으로 추진하는 금융사업에 그룹의 모든 역량을 투입하라고 독려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올해는 그룹의 총체적 혁신을 진두지휘하겠다는 방침이다.

김회장은 세가지 큰 혁신을 강조했다.

의식혁신, 조직혁신, 사업구조 혁신을 말한다.

한화인의 의식혁신은 패배주의, 적당주의, 냉소주의의 타파를 요구한다. 조직혁신은 부서간 경계가 없는 유연한 조직의 활성화를 요구하고 각자의 아이디어마저 공유해야 한다는 수준을 목표로 한다.

그리고 사업구조의 혁신은 새로운 그룹의 성장축으로 설정한 금융사업군에 모든 역량을 집중 투입하겠다는 방침이다.

김회장은 바로 이를 위해 필요하다면 그룹 명칭을 바꿔도 좋다는 식으로 혁신의 융통성을 한화인에게 부여하겠다는 방침을 공표한 것이다.

현금유동화로 보험업 진출

한화그룹이 뉴 한화를 자신하는 것은 IMF 구조조정을 통해 생존력 확보를 넘어 현금 유동성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한화는 지난 3년 간의 구조조정을 내부의 효율증대와 현금 확보를 위한 구조조정 제1기였다고 해석한다. 이때 한화에너지를 매각하고 계열기업을 모기업에 흡수하고 고정 자산을 유동화하는 데 용감했었다.

그리고 현금 유동성의 여유를 배경으로 금융사업군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선정하고 대한생명 인수에 나설 수 있었다.

이와함께 기존 그룹의 사업영역은 전면 경쟁력 위주로 개편하겠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제조사업군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사업만으로 재편하고 지역밀착형 사업군인 유통, 레저사업군은 국내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도록 집중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리고 올해는 사업단위별 목표관리를 통한 내실(內實)경영의 완성과 전략사업의 선택 및 집중을 통한 사업구조 고도화에 역점을 두겠다는 계획이다.

한화가 강조하는 내실경영의 핵심은 어떤 위기상황에도 견딜 수 있는 시나리오 경영의 완성과 생산, 재무, 영업, 구매 등의 정보를 실시간에 투명하게 공유하는 ERP시스템의 구축이라고 밝힌다.

또한 미래의 전략산업으로는 바이오(Bio)와 정보산업 등 첨단산업 분야와 금융, 레저, 유통부문 등으로 선정하고 그룹의 체질을 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전환시키려고 한다. 한화는 이를 위해 기존의 중앙연구소를 재편, 첨단 기술 개발의 메카로 육성하고 벤처경영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또한 상반기 중에 주식회사 대덕테크노밸리를 설립하고 대전시와 산업은행과 함께 대덕벤처단지 설립도 추진 중이다.

금융전문 박부회장이 주도

한화그룹이 새 주력분야로 금융산업을 선정한 것은 배경이 있다는 판단이다.

재무부 고위직과 은행장과 금융감독원장을 역임한 박종석(朴鍾奭) 그룹 부회장 겸 구조조정위원장이 바로 금융전문인이다.

박부회장은 경제가 발전할수록 생명보험 산업의 성장이 기대된다는 안목을 펴보인다. 김승연회장도 오래 전부터 금융산업에 심취하다시피 연구하고 검토해 왔었다.

김회장은 한화그룹의 금융부문이 경쟁사들에 비해 취약하다는 점을 아쉽게 여겨왔다.

그래서 동향출신의 박부회장을 영입하여 대한생명 인수를 적극 추진해 왔던 것이다.

박회장은 지난 년말 기자 간담회를 통해 대한생명과 신동아화재 보험을 일괄 인수하겠다는 제안서를 관계기관에 제출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정부가 대한생명의 63빌딩과 신동아화재를 분리 매각하려던 방침을 바꿔 일괄 매각키로 변경하여 이같은 인수제안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박부회장은 그룹의 구조조정으로 현금 유동성이 좋아 인수자금을 이미 확보해 놓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일괄인수할 경우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을 보유함으로써 오히려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고 밝혔다.

한화가 대한생명을 인수하는 경우에도 외국회사와 컨소시움을 구성하리라는 전망이다.

그렇지만 인수금액과 관련하여 기존의 영업권을 얼마로 평가할 것이냐와 63빌딩의 자산가치를 무엇으로 평가할 것이냐는 문제가 남아있어 인수에 이르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다만 한화그룹으로서는 그룹 명칭을 바꾸는 한이 있어도 보험업에 진출하려는 열성으로 뉴한화를 선언한 각오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재계의 관심이다.

부실기업 조기 경영정상화

한화그룹의 레저부문은 이미 국내 선두기업 위치에 서 있다고 자부한다.

그러나 올부터는 엔터테인먼트와 매니지먼트사업을 강화하여 세계적인 레저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발돋움하려는 야심을 펼치고 있다.

또 한화유통은 갤러리아의 고품격 이미지를 더욱 강화하여 차별화 전략에 역점을 두고 화학분야는 기존의 범용 위주에서 신소재 등 고부가 가치화로 전환할 계획이다.

모기업인 주식회사 한화의 건설부문은 지난해 마포와 잠실부지의 재개발에 착수하여 분양을 끝내고 올 7월에는 한화국토개발의 해운대 콘도를 오픈하고 2년전 인수한 대전 동양백화점은 흑자로 전환하여 대전, 충남지역 1번점으로 정착시킬 방침이다. 이같은 올 경영전략에는 부실기업을 인수하여 조기에 경영을 정상화할 수 있었다는 자부심이 뒷받침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84년부터 무려 17년간 법정관리 하에 있던 한화 리조트가 지난해 9월 독립한 경우이다.

한화는 지난 83년 명성그룹 사건 이후 정아(正亞) 레저타운과 정아관광을 주 채권은행이던 상업은행(현 한빛은행)으로부터 인수했다. 86년에는 정아건설, 정아컨트리클럽, 주식회사 명성을 인수하여 963월 한화리조트로 개편했었다.

한화는 이들 명성 관련회사를 인수한 후 자구노력과 신규사업으로 지난 2천년부터 순이익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한화리조트는 자산총계 74백억원, 부채총계 33백억원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되어 회사정리 절차에 따라 법정관리가 해제되었다.

플랜트, 환경사업도 강점 살려

한화가 지난 2천년초 인수한 동양백화점은 만성 적자기업에서 1년만에 흑자로 전환한 기록을 세웠다. 인수 당시 동양백화점은 부채비율 429% 매출액 21백억원에 손실액이 139억원에 달했었다.

한화는 이를 인수하자마자 164억원을 증자하고 회사채 6백억원 상당을 발행하여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 결과 최근에는 매출액 33백억원, 경상이익 70억원의 흑자경영을 실현했다.

건설부문은 지난 96년 도급순위 84위의 덕산토건을 인수하여 7년만에 10위권으로 끌어올리는 성과를 보였다.

이를 바탕으로 한화는 플랜트와 토목공사는 물론 환경사업으로 영역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인 플랜트 및 토목사업으로는 대구 열병합 발전소 수주, 천안-논산간 고속도로, 3 경인고속도로 등에 참여하고 있다.

또 하나 한화가 자신하는 분야는 재고자산의 유동화로 기업가치를 크게 높이는 데 성공했다는 점이다.

한화 인천공장은 공시지가 4천억원의 758천평의 부지를 다목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며 시흥시의 한화 매립지 147천평도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한화는 이같은 부문별 새 경영전략을 앞세워 위기에 강한 경영’, ‘부실기업 인수후 조기 정상화를 자부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올해 그룹창업 50주년을 맞아 혁명적 업그레이드로 뉴한화로 거듭 태어나겠다고 다짐하여 재계의 주목을 받기에 이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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