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출시된 하이브리드형 전자담배 플롬테크(위)와 글로센스(아래) 제품 이미지. (사진=각 사)

[최용선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국내 전자담배가 빠른 속도로 진화를 거듭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국내외에서 악재가 연달아 터지면서 성장세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오는 10월 중으로 모든 가향 전자담배 퇴출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계획이다. 미국의 일부 주에서는 맛을 첨가한 가향 전자담배가 청소년들의 흡연율을 높이는 주범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판매도 금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국내에서도 판매되고 있는 액상형 전자담배 ‘쥴랩스’를 타깃으로 시행됐다는 분석이다. 쥴랩스는 미국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점유율 7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기존 담배들과 다른 외형으로 청소년 사용을 급증시켰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현재 미 고교생 중 전자담배 흡연자는 2017년 11.7%에서 지난해 20.8%로 증가했으며, 올해는 25%가 넘을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 가향 전자담배 흡연과 관련해 6번째 폐 질환 사망자가 나오면서 공중 보건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미국 정부의 규제 강화와 함께 국내 시장에서의 변화도 나타나는 추세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6월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유해성 연구에 착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장규모가 빠르게 커지는 반면 안전성은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의 연구 착수는 규제로 이어질 신호로 업계는 보고 있다.

또한 전자담배에 대한 세금 문제까지 불거지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8월 행정안전부와 공동으로 '액상형 전자담배 세율 조정방안 연구' 용역을 외부 기관에 의뢰했다. 정부는 연구용역 결과에 따라 담배 과세 조정을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또 이번에 담배시장 동향과 소비행태 등을 따져 담배 과세근거에 대한 포괄적인 검토는 물론, 담배 제세유형과 간접세 및 부담금 효과성 등도 연구할 예정이다. 정부는 세율 조정이 결정되면 2021년도 세법개정안에 내용을 반영할 계획이다.

현재 액상형 담배에는 1㎖당 628원의 담배소비세와 370원의 개별소비세가 각각 부과된다. 일반 담배 궐련 한 갑에는 각각 1007원과 594원의 세금이 부과된다. 쥴 등 새로운 형태의 폐쇄형 액상 전자담배에 부과되는 개별소비세는 259원으로, 기존 액상 담배보다도 세율이 낮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은 쥴을 시작으로 릴 베이퍼, 글로 센스 등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되면서 성장단계에 있다"며 "미국의 판매 금지와는 별개로 국내에서도 정부의 규제가 시작되는 것 같아 상황을 일단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내 전자담배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세계적인 시장 조사 기업인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오는 2023년 국내 전체 담배 시장을 158억7400만 달러, 이 중 궐련형 전자 담배 시장을 향후 5년간 연평균 21% 성장한 44억1600만 달러 규모로 내다봤다.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 규모는 2억2800만 달러로 예상했다.

특히 한국은 궐련형 전자담배가 첫 출시 후 2년도 되지 않아 전세계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일본에 이어 2위를 기록할 정도로 성장속도가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해 담배 수입액 역시 전자담배의 인기에 힘입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수입액의 전년 대비 증가 폭은 23년 만에 가장 컸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의 품목별 수입액 통계를 보면 작년 담배(담배 및 담배제품) 수입액은 전년보다 1억987만6000달러 증가한 5억8933만 달러를 기록했다. 수입 총액은 관련 통계가 공개된 시점인 1977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작년 담배 수입액이 많이 늘어난 것은 전자담배 인기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7년 5월 출시돼 판매량을 꾸준히 늘리고 있는 궐련형 전자담배는 작년 한 해 3억3000만 갑이 팔렸다.

작년 일반 궐련 판매량은 31억4000만 갑으로 전년 대비 3억 갑 줄었다. 궐련형 전자담배가 기존 궐련 수요를 빠르게 잠식해 나가며 점유율을 높여나가는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외에서 각종 악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지만 전자담배와 유해성의 연관성이 입증되지 않은 상황이라 전자담배의 성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전자담배 역시 초기 궐련형에서 액상형, 하이브리드 형으로 계속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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