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웅진그룹 윤석금 회장과 웅진코웨이. (사진=웅진코웨이)

[최용선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웅진코웨이 매각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최대 변수는 가격으로 현재 매각 측인 웅진그룹과 인수후보들 사이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어 최악의 경우 매각이 무산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웅진이 바라는 매각가는 2조 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웅진코웨이의 경우 국내외 렌털 계정수는 738만 개에 달하며 국내에서만 렌탈 시장에서 50% 대의 점유율로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경영 프리미엄을 더하면 2조 원이라는 매각가는 적정하다는 분석이다.

또한 앞서 웅진 측은 코웨이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해 지분 22.17%(1635만8712주)를 올해 초 1조6900억 원에 인수한 바 있다. 이후 2000억 원을 추가로 투입해 총 25.08%의 지분을 확보하는데 약 1조9000억 원을 쏟아 부었다. 투자한 돈을 회수하기 위해서도 2조 원 안팎의 가격이 적정하다는 판단이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매년 매출이 10%, 영업이익도 8% 가량 성장하고 있다”며 “현금 창출능력이나 시장 내 지배력, 방문판매 노하우 등을 고려해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렌탈 시장 역시 공유경제와 1인가구 트렌드를 타고 급성장 중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정수기ㆍ공기청정기ㆍ비데 등 가정용 기기 렌탈 시장은 2011년 3조7000억 원에서 지난해 7조6000억 원으로 2배 이상 커졌다. 내년 시장 규모는 10조7000억 원으로 전망된다.

웅진코웨이는 올해 2분기 기준 국내 렌탈 계정 1200만 개 중 절반 이상(609만 개)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 2~4위 업체들의 점유율은 각각 10% 안팎으로 차이가 크다. 수익성면에서도 웅진코웨이의 지난해 매출은 2조7073억 원, 영업이익은 5198억 원으로 영업이익률이 19.2%다.

그러나 인수후보자들은 웅진이 3개월 만에 재매각을 결정한 만큼 가격을 최대한 낮추려하고 있다. 현재 적격 예비인수후보(쇼트리스트)로 결정된 곳은 국내 렌탈업계 2위 SK네트웍스, 중국 가전업체 하이얼과 국내 사모펀드(PEF)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칼라일그룹, 베인캐피탈 등 총 4곳이다.

이들은 웅진코웨이의 적정가격으로 1조5000억~1조7000억 원 수준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각에서는 웅진이 이번 매각을 무산시키고 재매각하는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웅진코웨이 매각주관사이자 웅진그룹에 1조6000억 원의 차입금을 빌려준 한국투자증권가 매각 무산까지는 안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으로선 웅진코웨이가 1조6000억 원 이상 가격으로만 팔리면 웅진그룹에 인수금융과 전환사채(CB) 방식으로 빌려준 돈을 모두 회수하는 데 지장이 없다. 그러나 매각이 무산된다면 웅진그룹에 빌려준 전환사채 5000억 원 가량을 회수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투자증권으로서는 이번 거래가 무산되지 않도록 중간자 역활에 최선을 다할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렌탈 시장에서 웅진코웨이가 매력적이긴 하나 인수가격에 대한 차이가 있어 협상이 쉽지 않다"며 "급한 건 웅진과 한국투자증권으로 상대적으로 급할 것이 없는 인수후보측을 어떻게 설득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웅진코웨이 매각 본입찰은 2차례 연기되면서 내달로 미뤄졌다. 당초 이달 18일 본입찰이 예정돼 있었지만 1차례 연기된 바 있으며 다시 일부 인수후보자들이 추가실사 및 내부 의사결정에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 일정 조율을 요청하면서 웅진코웨이와 주관사 한국투자증권이 본입찰 일정을 다음달 10일쯤으로 연기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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