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삼현, “일본과 한 달 간 사전 협의 진행해 와”…일본 공정취인위원회 수속 중

기업결합, 일본 정부 '승인' 시간문제 
유럽 승인 6개월 전부터 준비 '무리 없어' 

▲ 가삼현 현대중공업 사장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관련 일본 정부의 승인에도 자신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에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해외 원정 투잴도 불사할 방침을 전했다. (사진=이코노미톡뉴스)

[이창환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관련 올 연말까지 모든 것을 마무리 짓겠다는 공식적인 입장이 가삼현 사장의 입을 통해 나왔다. 이에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내달 공정위 항의 집회와 더불어 해외 원정 투쟁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하루 전 열린 ‘조선해양의 날’ 행사를 앞두고 가삼현 현대중공업 사장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관련 일본 정부의 승인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특히 최근 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 등 일본과의 관계가 악화되는 상황 속에서도 미리 대비해 왔으며 무리 없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국제적 사례가 없는 최대 규모의 글로벌 조선사 기업 결합으로, 경쟁국인 일본이 자국 조선업 보호를 핑계로 경제보복조치 차원에서 우리나라 조선업 결합을 승인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업계의 분석이 있어왔다.

특히 글로벌 조선업계 점유율 하락으로 10%도 채우지 못한 부진한 상황에 놓인 일본이 전세계 30% 수준의 수주율을 점하고 있는 한국 조선업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전망은 설득력이 있는데다, 지난해 일본이 우리나라 조선업의 구조조정으로 피해가 발생했다며 세계무역기구에 정식 제소한 바도 있는 상황이었다.

가삼현, ‘결합심사’ 철저한 준비…연내 마무리

반면 이번 현대중공업의 인수에 대한 승인 건은 각 국의 기업결합과 관련된 관계 법령에 따라 심사를 받게 되므로 큰 영향이 없을 수도 있다는 반론도 함께 나왔다.

이와 관련 수년 전에 일본이 자국 기업의 결합을 위해 우리나라 공정위원회의 심사를 통해 승인받은 경험이 있어, 향후 필요한 상황이 도래하면 기업결합심사를 요청해야 하는 일본입장에서 굳이 모험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이에 대해 가삼현 사장은 “일본과는 이미 한 달여 전부터 사전협의를 진행해 왔다”며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앞두고 새로운 중간 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이 이달 초 일본 공정취인위원회에 ‘기업결합승인’ 심사와 관련 상담 수속을 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EU에 요청해 진행 중인 기업결합 심사 건에 대해서도 “6개월 전부터 사전협의를 해왔으며, 추가로 요청된 해당 자료에 대해서는 성실히 준비해 제출하고 있으므로 부정적인 것(영향)은 없다"며 ”심사 대상 국가가 많이 추가될 것 같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현재 현대중공업그룹이 기업결합 신청을 진행 중인 국가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카자흐스탄, 싱가포르 등 6개국으로, 업계에서는 최초 예상과 달리 10여 개국 내외 수준으로 결합심사가 진행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 공정위로 진격…해외 원정 투쟁 불사

기업결합이 연내에 마무리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재벌특혜위원회가 되어버린 공정거래위원회를 대상으로 항의 집회를 전개할 것”이라며 “전체 조합원들이 7시간의 파업을 단행하며 세종시의 공정위로 진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가 악질 현중자본을 대변하는 심사가 아닌 국민과 노동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진정한 심사가 되어야 한다”며 “그것이 공정위에 바라는 국민의 목소리며, 조성욱 공정위원장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대우조선해양 노조 측은 현대중공업그룹으로의 매각 반대를 위한 해외원정 투쟁도 불사하는 등 강도 높은 투쟁 계획을 세우고 공정위를 포함한 관계 당국과의 면담도 진행하겠다며 강경 입장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지금 상황에서는 산업은행 등 채권자나 현대중공업에 큰 이변이 없는 한 기업결합이 사실상 마무리될 수밖에 없다”며 “대우조선해양 노조의 투쟁은 십분 이해되는 부분이지만 이제는 결합을 막기가 힘들 것으로 보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해외 원정 투쟁을 위해 벨기에 소재의 국제통합제조산업노동조합(인더스트리올)을 방문해 전 세계를 향한 강경한 반대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5월 인더스트리올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결합은 세계 조선소 수주 잔량 21.3%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므로 재벌이 통제하는 ‘한국조선해양’은 독점 지위를 이용해 세계 조선 시장의 공정 거래와 경쟁을 제한할 것”이라고 경고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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