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롯데백화점 소공동점, 신세계 강남점,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사진=각 사)

[최용선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계속되는 경제불황과 온라인 쇼핑의 성장에 밀려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소비자들의 발길을 돌리기 위한 경쟁에 돌입했다. 백화점들은 ‘오프 프라이스 스토어’(Off Price Store)를 앞세우고 있으며 대형마트들은 최저가 경쟁에 돌입한 지 오래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현대·신세계 등 백화점 3사는 ‘오프 프라이스 스토어’를 선보이고 있다. 오프 프라이스 스토어는 유통업체가 해외 명품 브랜드 재고 상품을 직매입해 기존 아울렛보다 할인율이 10~20%포인트 더 높은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매장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2015년 12월 가산 롯데 아울렛에 ‘탑스(TOPS)'를 오픈하며 가장 먼저 오프 프라이스 사업을 시작했다. 롯데탑스는 해외명품편집샵으로 명품 의류와 핸드백 지갑 등 다양한 해외 직소싱을 통해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롯데탑스는 론칭 첫해인 2016년에 50억 원의 매출 흑자를 기록한데 이어 2017년에는 전년 대비 280% 성장해 190억 원을, 2018년에는 370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72.5% 증가하며 연 매출 7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탑스를 오는 2027년까지 백화점·아울렛 전점에 입점 시켜 연 매출 1200억 원 규모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2017년 8월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고양점에 ‘신세계 팩토리 스토어’를 연 데 이어 부산 센텀시티에 대규모 ‘신세계 팩토리 스토어’ 매장을 오픈했다.

신세계 팩토리 스토어는 기존 백화점 운영 형태와 달리 재고 관리부터 판매까지 직접 운영하는 오프 프라이스 스토어로 지난해 신세계가 국내 처음 도입한 새 비즈니스 모델로 H&M, 자라 등 SPA 브랜드와 유사하게 한 공간에서 다양한 브랜드의 상품들을 자유롭게 착용해보고 구매하는 것이 특징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광주점을 포함해 신세계 팩토리 스토어 3개점을 오픈하며 사업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27일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 지하 1층에 오프웍스(OFF WORKS) 1호점을 오픈하며 관련 시장에 진출한다. 지난해 현대시티아울렛 대구점에 선보인 팝업스토어가 기대 이상 성과를 거두자 정식 매장으로 선보였다. 오프웍스의 매장 규모는 총 600㎡(약 180평)로 총 100여 개 패션·잡화·리빙 브랜드의 이월 상품과 신상품으로 채워진다.

현대백화점은 오프웍스 1호점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고, 내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남양주점 등 신규 오픈 아울렛에 추가할 계획이다.

대형마트들은 초저가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롯데마트는 ‘극한가격’ 와인으로 대형마트발(發) 와인 최저가격 전쟁에 불을 붙였다. 롯데마트는 지난 2012년 3월 대형마트 최초로 선보인 매그넘(Magnum/1.5L) 사이즈 PET 와인인 ‘레오 드 샹부스탱 까베르네쇼비뇽’과 ‘레오 드 샹부스탱 멜롯’을 오는 12월 31일까지 기존 9900원에서 7900원으로 가격을 낮춰 판매한다.

이마트 역시 상시 초저가 정책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1탄을 통해 초저가 와인을 선보인 바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26일까지 26만 병이 팔린 와인에 힘입어 와인 전체 매출이 41% 늘었다.

이마트는 최근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3탄을 시작하며 대표 상품으로 ‘이마트 국민워터’ 생수를 선보였다. 2Lx6병에 1880원이다. 이에 롯데마트는 최근 ‘온리프라이스 미네랄 워터 2Lx6개’를 이마트도 더 낮은 가격인 1650원에 판매한 바 있으며 홈플러스도 PB브랜드 생수 ‘바른샘물’(2Lx6병 묶음)을 1590원 초저가로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이러한 제품들은 발길이 끊긴 매장으로 소비자들을 오게 만드는데 효과가 있다"며 "소비자들이 매장에 더 오래 있게 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대규모점포 규제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한상의는 최근 ‘대규모점포 규제 효과와 정책개선 방안’ 보고서에서 “대규모점포 규제는 대형마트 등이 공격적으로 점포를 확장해 전통시장 상인의 생존권을 걱정하던 시기에 만들어진 규제”라면서 “대형마트가 마이너스 성장세로 바뀐 현시점에서는 사실상 철폐 혹은 완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유통업태 간 경쟁구도가 급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온라인쇼핑 확대, 1인 가구 증가 등 유통업계에서 대형마트의 비중이 줄어들고 온라인쇼핑과 슈퍼마켓이 활성화하면서 대결 구조가 ‘대형마트 대 전통시장’에서 ‘온라인 대 오프라인’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실제 상의가 최근 유통업태별 60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가장 위협적인 유통업태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전체의 43.0%가 온라인쇼핑이라고 밝혀 대형마트를 꼽은 응답 비율(17.5%)을 훨씬 웃돌았다.

대한상의 박재근 산업조사본부장은 “해외 사례를 보면 전통시장 보호를 유통산업의 범주에서 다루지 않고 관광, 지역개발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면서 “정부 지원책도 특정 유통업태를 규제하는 방식이 아닌 업태별로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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