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일부터 15일까지 예비인가 접수…하나은행ㆍSKT 이탈 유력
-유력후보 키움ㆍ토스 재도전 의사 함구…금융위 “냉랭도 과열도 아니다”

▲ <사진=연합뉴스>

[김종현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제3 인터넷전문은행 추가 인가를 위한 예비인가 신청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이렇다 할 참여기업이 등장하지 않고 있어 금융당국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이에 업계는 여러 후보군들을 물망에 올리고 있지만 여전히 답을 내는 곳은 없다. 금융당국은 아직 실망할 분위기는 아니라며 애써 위안을 삼고 있는 가운데 흥행에 실패할 경우 당국 주도의 혁신금융에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10일부터 15일까지 제3 인터넷전문은행 예비 인가 신청 접수를 받는 가운데 지난 5월 키움뱅크에 합류했던 KEB하나은행이 이번 예비 인가전에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함께 참여했던 SK텔레콤 역시 동반 이탈을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KEB하나은행과 SK텔레콤은 인터넷전문은행 대신 합작사로 설립한 생활금융플랫폼 업체인 ‘핀크’에 주력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KEB하나은행과 SK텔레콤은 각각 지분 51%, 49%를 출자한 바 있다.

더욱이 양사는 지난 7월 핀크의 500억 원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또 키움뱅크를 주도한 키움증권 역시 여전히 인터넷전문은행 참여를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관련해서 검토 중이지만 아직 참여 여부 등을 확정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키움증권은 사세확장 등을 위해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이 절실한 상황이다. 특히 키움증권은 야구단 키움히어로즈 스폰서까지 나설 정도로 인터넷전문은행에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더욱이 키움이 비대면 채널을 통한 상당한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지만 관련 시장 한계성과 최근 증권가가 자산관리(WM)를 통한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인터넷증권사에서 한단계 올라설 수 있는 전환점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키움증권이 새로운 파트너 물색에 나서고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다만 지난 상반기 꾸렸던 키움뱅크 컨소시엄 참여사들이 인가 실패 이후 교류를 중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상반기 도전자 대거 이탈 조짐…컨소시엄 난항

지난번 예비인가전에서 혁신성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던 토스(비바리퍼블리카) 역시 당초 적극적으로 인가전에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최근 이승건 토스 대표가 증권업 진출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는 자리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진출 포기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후폭풍이 거세게 일었다.

이 대표는 “증권업 진출을 위해 수백억원대 자금이 투입됐지만 포기를 고려중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역시 증권업이 되지 않는 다면 진출할 필요가 없다”고 강한 어조로 불만을 드러냈다.

이 때문에 유력했던 후보들이 하나둘 씩 불참을 선언할 경우 금융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혁신금융의 표본인 인터넷전문은행 추가 인가사업도 표류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당초 정부 주도로 인터넷전문은행 특별법을 제정할 때만 해도 추가 인가를 통해 네이버를 비롯해 대형 ICT기업의 참여를 기대한 바 있다.

하지만 케이뱅크 사례를 통해 대형 ICT사가 대주주로 올라서기에 힘든 규제 등이 부각되면서 대형 ICT사들이 사실상 진입을 포기한 상황이다.

실제 네이버의 경우 이미 일본, 대만, 동남아시아에서 금융업에 뛰어들었고 올해 네이버페이 사업 확대를 위해 금융전문회사인 네이버 파이낸셜을 출범시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서는 진출의사가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덕분에 진출을 위해서는 ICT가 필요한 금융그룹들이 기회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올초 토스와 손을 잡았던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양측 이견으로 불참을 선언한 이후 좀처럼 기회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신한금융 측은 건실한 ICT기업이 등장하길 바라고 있지만 앞장서서 나서는 곳이 없어 먼산만 바라볼 뿐이라는 입장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신한금융은 여전히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지만 마땅한 파트너사를 찾을 수가 없다”고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KEB하나은행이 불참 결정이 유력해 지면서 신한금융이 다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신한금융이 이미 토스와는 결별한 만큼 키움증권과의 제휴가 유력하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아직 신한금융가 키움증권 간의 구체적 접촉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신한금융 재등장ㆍSC제일銀 흥행변수로 등장

반면 토스는 최근 SC제일은행과 컨소시엄 구성을 놓고 협의 중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토스가 SC제일은행과 손잡을 경우 토스 측은 앞서 금융당국으로부터 지적받은 내용의 상당수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토스가 SC제일은행과 컨소시엄을 꾸릴 경우 토스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문제가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고 해소 가능한 이슈가 될 수 있다”고 긍정적인 해석을 내놨다.

하지만 여러 관측 속에서도 누구하나 명확한 답을 내놓는 곳이 없어 제3 인터넷전문은행 흥행여부를 점치기에는 무리수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이에 새로 부임한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은 위원장은 지난 7일 오후 서울 중구 여신금융협회에서 열린 ‘영세 온라인사업자 특별보증 협약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저의 생각에 냉랭하지는 안지만 과열도 아니다”라며 “기다려보면 좋겠다”는 반응을 내놨다.

그는 “당국이 적극적으로 행정을 해왔지만 사업자들이 자선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수익성과 비전 등을 본다”면서 “성심성의껏, 솔직하게 이야기한 부분이 잘 평가받으면 좋겠다. 결과가 어떻든 간에 예쁘게 봐주면 좋겠다. 예단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결국 은 위원장조차 아직은 지켜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번에 적정한 사업자가 나타나지 않거나 예비인가 컨소시엄이 나오지 않는다면 정부가 혁신금융 사업을 추진해온 인터넷전문은행 육성이 동력이 크게 꺾일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현재 예비인가 참여 의사를 명확히 밝힌 곳은 소상공인 연합으로 추진되고 있는 ‘소소스마트뱅크’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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