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산자원부, LG화학 화재 관련 제품 비공개 회수 지시…묵묵부답

▲ LG화학의 ESS화재 원인 조사에 대한 비호 의혹으로 산업통산자원부가 도마에 올랐다. 다만 LG화학은 정확한 원인규명에 나서는 한편 제품 교체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사진=연합뉴스)

[이창환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사건으로 LG화학이 특정 기간 동안 제조된 배터리에 대해 70% 충전 등 긴급조치를 취한 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가 국회에 제출한 관련 자료에서 화재원인을 은폐하려는 정황이 포착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다만 LG화학은 이에 대한 정확한 원인 규명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7일 산업통산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훈 더불어 민주당 의원은 LG화학이 특정 시기동안 제작한 배터리의 발화지점이 배터리시스템인 것으로 드러났다며, 산업통산자원부가 이를 숨기려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6월 산업통상자원부가 민관합동사고조사위원회를 꾸려 진상조사 결과를 비롯해 안전관리강화계획을 발표한 뒤에 연거푸 3건의 배터리 화재사건이 재발하면서 정부를 비롯한 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에 이훈 의원은 솔직하지 못한 정부의 태도를 지적하며, 실제 화재 조사 결과가 아닌 다양한 이유를 화재 원인으로 지적하며 시선을 분산시켰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ESS 배터리 시설의 화재는 배터리와 배터리보호시스템의 결함에서 비롯됐다. 특히 그간 발생한 26건의 화재사건 가운데 총 14건의 화재를 일으킨 배터리가 모두 지난 2017년 2분기부터 4분기 동안 LG화학의 중국 남경공장에서 만들어진 초기 물량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의원은 “LG화학이 생산한 제품 가운데서도 2018년 이후에 생산된 제품은 단 한 번도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앞서 지적된 시기에 만들어진 LG화학의 배터리 제품에 확실히 문제가 있다고 말해도 무리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최초 발화지점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향후 유사한 배터리 화재 사건을 예방하고 조사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정부가 조사단을 꾸려 밝혀낸 결과는 배터리시스템결함, 전기충격에 대한 보호체계미흡, 운용환경 관리미흡, ESS 통합관리 체계부재 등 4가지로, 실제 화재 원인 및 발화지점 분석에 혼돈을 심어주려 했다는 것이 이 의원의 주장이다.

이런 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가 ESS 화재 관련 민관합동조사에서 “일부 배터리 셀에서 제조상 결함이 발견됐으나 실증 시험에서 화재로 이어지지 않았다”며 안전관리를 강화대책을 내놓는데 그치면서, 뒤로는 ‘LG화학 배터리 가운데 화재를 일으킨 해당 제품들에 대한 비공개 회수지시’를 내렸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이를 두고 업계는 산업부가 LG화학의 화재와 관련 원인 규명 및 후속 조치를 위해 ‘쉬쉬하고 있다’며 산업부의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취재진도 산업통상자원부 입장과 에너지안전과의 해명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다만 이에 대해 LG화학은 “제품 결함을 숨기거나 교체를 회피하지 않고 정확한 원인 파악과 이슈의 발생을 사전에 차단해 사용자의 추가적 피해를 없애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최근 화재의 경우 아직 원인이 나오지는 않았으나 선조치로 지난 2017년 남경산 배터리를 포함한 사이트는 화재를 방지하기 위해 70%로 제한가동 중”이라고 밝혔다.

또 “비충전 구간에 의한 손실비용에 대해서는 LG화학이 부담해 사업주들의 부담을 최소화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LG화학에 따르면 원인 규명활동은 정밀 실험 및 분석은 물론 사이트 보다 ‘가혹한’ 환경에서의 시험까지 포함해 올해 말을 시한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 결과에 따라 필요한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배터리는 소비제가 아니므로 교체라는 용어가 적합하지만, 리콜을 포함해 교체와 관련 산업부로부터의 공식적인 명령을 받았던 바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 된다”면서도 “ESS 화재 관련 원인 규명이 명확하지 않더라도 교체를 포함한 보다 적극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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