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워홈. (사진=이코노미톡뉴스 이창환 기자)

[최용선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아워홈 오너가(家) 남매간 분쟁으로 후계경영 이슈가 다시 재점화되고 있다. 장남 구본성 아워홈 부회장과 차녀 구명진씨, 막내 구지은 캘리스코 대표 간 세력다툼으로 갈등이 고조되고 있어서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구 부회장과 구 대표 간 법적 다툼에서 법원이 구 대표 손을 들어주며 사실상 승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구 대표는 아워홈이 식자재 공급을 돌연 중단했다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식자재 등의 공급 중단 조치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낸 바 있다.

아워홈은 종합식품기업으로 LG그룹 창업주 故 구인회 회장의 셋째 아들인 구자학 회장이 LG가에서 계열 분리한 회사로 캘리스코는 ‘사보텐’과 ‘타코벨’ 등 외식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곳이다.

법원은 아워홈이 캘리스코에 10월 12일부로 식자재 공급을 중단한다고 통보한 건에 대해 2020년 4월 30일까지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판결했다. 법원 판결을 통해 캘리스코는 내년까지 식자재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이번 판결로 아워홈 성장의 주역이라 평가받는 동생 구 대표를 밀어낸 뒤 후계자가 된 구 부회장의 경영 능력에 대한 잡음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아워홈 후계구도에 커다란 변화가 있을 것이란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구 대표를 비롯해 구명진·미현 씨 등 세 명의 여동생들의 지분 합이 과반을 훌쩍 넘어 60%에 달한다는 점은 구 부회장의 입지를 더욱 위태롭게 하는 요소로 꼽히고 있다. 현재 구 부회장의 지분은 38.56%로 최대주주다.

이러한 가운데 구명진씨는 감사 선임을 두고 구 부회장과 갈등 중이다. 구명진씨는 지난 8월 12일 아워홈 신임 감사 안건을 내용으로 한 임시주총 소집을 법원에 신청했다. 아워홈이 실적이 악화되고 있음에도 경영활동이 불투명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아워홈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7564억 원, 영업이익 658억 원 등의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1조5952억 원에 비해 상승했지만 영업이익은 812억 원에서 20% 가량 줄었다.

구명진씨 측은 유능하고 기존 경영진과 중립적인 사람을 신임 감사로 선임해야 한다며 정세찬 삼성물산 전무를 신임 감사로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은 구명진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임시주총을 열라고 판결하면서도 신임 감사가 필요한지를 주총에서 먼저 논의하라는 단서를 달았다. 구명진씨 뜻대로 임시주총 소집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지만 목표인 신임 감사 선임이 실패로 끝날 수 있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이에 따라 4대 주주인 구미현씨에게로 시선이 모이고 있다. 구본성 대표 대 구미진·지은 대표 간 대결 구도에서 어느 쪽 손을 잡느냐에 따라 갈등의 양상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에 구 부회장의 불안한 지배력이 지적되고 있다. 과거 능력을 입증 받은 여동생을 밀어내고 후계자 자리에 올랐지만 경영 능력을 입증받진 못한 상황이라는 것이 재계 내 반응이다.

실제 지난 2000년 당시 LG유통 FS사업부가 분리돼 출범한 아워홈은 2010년 이후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이를 주도한 인물이 구 대표다. 삼성인력개발원·왓슨와야트코리아 등에서 이력을 쌓은 구 대표는 2004년 아워홈에 상무로 입사했다. 사보텐 등 외식브랜드에 강점을 보인 구 대표는 2011년 전무로 승진하고 2015년 아워홈 구매식자재사업본부 본부장(부사장)을 맡았다. 아워홈의 핵심 요직을 거치며 발군의 경영 능력을 발휘한 구 대표는 당시 아워홈의 후계자로 평가되기도 했다.

그러나 범LG家 특유의 가풍인 ‘유리천장’으로 인해 구 대표가 구 부회장에게 밀렸다는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구 부회장의 경우 범LG가 특유의 가풍에 따라 장남이라는 이유로 선임됐다는 이야기는 오래됐다"며 "아직 경영권 승계가 완벽히 마무리 되지 않은 가운데 이번 남매간 불화가 어떻게 마무리 될 지 두고 볼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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