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오른쪽)이 대규모 물갈이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신동빈 롯데 회장(왼쪽)의 연말 인사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각 사)

[최용선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유통업계가 올 연말 인사철을 앞두고 실적 부진에 따른 대대적인 인사 칼바람이 불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지난 2분기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하는 등 업황 부진의 직격탄을 맞은 이마트가 이갑수 사장을 비롯 임원을 대규모 물갈이 하면서 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이날 2020년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이마트의 신임 대표로 강희석 베인앤드컴퍼니코리아 파트너를 선임했다. 이마트는 매년 12월 1일자로 신세계그룹과 함께 정기 인사를 발표해왔지만, 이번에는 관례를 깨고 이마트 부문만 인사 시점을 한 달 이상 앞당겼다.

실적 부진이 당초 우려보다 심각해지자, 경영 쇄신에 속도를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마트가 대표이사를 외부에서 영입한 것은 1993년 창사 이래 처음이다.

업계 내에서는 이번 신세계 인사가 기존의 정형화된 인사 대신 변화를 택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생존이 우선이라는 판단 아래 성과는 물론 미래성장 가능성까지 고려한 인사라는 것이다.

새로 영입된 강 신임 대표는 그동안 이마트의 컨설팅 업무를 맡으면서 정용진 부회장에게 발탁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 신임 대표는 베인앤드컴퍼니에서 아마존과 알리바바 등을 연구하면서 유통업계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변화에 빠르다는 것이 영입 배경으로 꼽힌다.특히 오프라인 유통의 위기 속에서 이마트의 생존과 혁신을 위한 적임자라는 판단이다.

올해 취임 7년째를 맞는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사장의 거취도 주목된다. 백화점 사업부문이 선전하고 있지만 면세점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 역시 하반기 인사에서 태풍이 예고되고 있다. 특히 신동빈 롯데 회장이 법적 리스크에서 벗어난 만큼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실적이 저조한 계열사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란 분석이다.

관심하는 롯데의 유통 계열사 부문이다.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는 올 상반기 각각 150억 원, 370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 3분기에는 마트, 슈퍼, 백화점 등 전 채널에서 역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하이마트 역시 온라인 채널 경쟁 심화와 계절가전 판매 부진 등으로 3분기 영업이익이 3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아울러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주요 유통 계열사 수장들의 입지가 좁아진 것도 한 몫하고 있다.

이에 유통 계열사 최고책임자인 이원준 유통 BU장(부회장)의 교체 여부가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로 취임 3년째인 이 부회장이 교체될 경우, 후임 인사를 비롯한 CEO들의 연쇄 이동이 불가피할 것이란 지적이다.

롯데는 작년 연말 정기인사에서 4명의 BU장(식품·유통·화학·호텔&서비스) 중 화학과 식품 BU장 2명을 교체했기 때문에 올해는 유통과 호텔&서비스 BU장 중 1∼2명이 바뀔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이 부회장이 유통 계열사 실적 부진 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날 경우 사장급인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와 강희태 롯데백화점 대표 등이 차기 BU장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롯데 관계자는 "아직 인사에 대해 정확히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 "예전과 같이 12월 연말 쯤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 침체와 온·오프라인 업체 간 출혈경쟁 등의 영향으로 유통업계가 실적 부진에 시달리면서 인사를 통해 분위기를 반전시키려 하고 있다"며 "이에 연말 임원인사 폭이 예상보다 훨씬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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