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뉴스>

[김종현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기준금리가 2년 만에 역대 최저수준인 1.25%를 기록하면서 초저금리시대에 진입했다는 진단이 나오는 가운데 한국은행은 향후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하라 수 있다는 신호를 내비치면서 은행권을 중심으로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하다. 특히 이번 주부터 예·적금 금리가 사실상 0%대에 진입할 것으로 보여 비상이 걸린 가운데 퇴직연금 등 수익률 하락 공포도 겹치면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반면 시중은행들은 중금리 서민대출에 대해서는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서민금융 지원을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 맞춰 이번 주부터 예·적금 금리를 인하할 계획이다. 현재 은행들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주력 상품의 금리는 기본금리 기준 연 1.5% 수준에 형성돼 있다.

이날 기준 NH농협은행의 ‘왈츠회전예금Ⅱ는 연 1.59%, KB국민은행 ’KB국민UP 정기예금, 우리은행 ‘우리SUPER주거래 정기예금’, KEB하나은행 ‘N플러스 정기예금’은 각각 연 1.5%를 기록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신한S드림정기예금’은 1.35%다.

하지만 은행들은 한은이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1.25%로 인하한 만큼 정기계금 금리를 조만간 낮출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 이르면 이번 주부터 신한, NH농협은 이달 말쯤 내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KEB하나는 시장 사정을 봐가면서 인하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달 안으로 내릴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의 인하폭은 0.25%포인트에서 0.3%포인트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기예금 금리가 1.2%대 많게는 1.1%대까지 내려갈 수 있다.

또 일부 상품의 경운 연 0%대 금리가 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씨티은행의 경우 정기예금상품 3종의 금리가 연 1.00%라는 점을 감안할 때 추가 금리 인하 시 0%대가 될것으로 보인다.

대출금리 역시 시차를 두고 하양 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은행들의 예·적금 등 수신금리 인하 상황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국내 금융권이 초저금리시대로 진입하면서 후폭풍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은행들은 당장 순이자마진(NIM) 하락세가 불가피해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다”면서 “이미 대출 금리부터 적용되고 있다. 예·적금 금리도 서서히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당연히 NIM이 하락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NIM 하락세 불가피…비이자이익 강화 DLF로 침몰

이에 은행들은 이미 투자상품 판매 활성화 등을 통해 비이자이익 부문 강화하는 전략을 구사해 왔지만 최근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가 대규모 손실을 내면서 은행들은 이마저도 중단하거나 줄이고 있다.

이 같은 대내외 불확실성과 경기 침체 장기화 여파로 은행들의 건전성마저 악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 내수와 수출 부진으로 기업 수익성이 악화되면 지금보다 한계기업(3년째 이자도 갚지 못한 기업)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이는 곧 은행 부실대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국은행 금융안정 상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외부 회계감사를 받는 기업 중 3236곳이 한계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한계기업이 전년대비 각각 10.6%, 14.9% 늘었다.

이 때문에 은행들 역시 2020년 경영전략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금리인하 배경에 경기침체가 깔려있는 만큼 현재 수익이라도 방어하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을 정도다.

더욱이 초저금리 시대에 진입하면서 후폭풍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우선 퇴직연금 수익률도 바닥을 향해가고 있어 금융으로 노후를 준비하던 금융 소비자의 최후의 보루가 흔들리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금융권을 향한 반감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준 확정기여형(DC형) 퇴직연금 수익률(직년 1년간 운용수익률)은 신한은행의 경우 1.80%를 기록했다. DC형은 사용자가 부담금을 정기적으로 납입하며 근로자의 운용 성과에 따라 퇴직급여가 결정되는 식이다.

반면 KB국민은 1.56%, 우리, KEB하나는 각각 1.50%, 1.60%)를 기록했다. 하지만 2%를 넘는 퇴직 연금을 발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마저도 이번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한차례 더 낮은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권 새 예대율 빌미 중금리대출 난색…금리인하 취지 무색

반면 은행권은 리스크 관리를 내세우며 서민들에 대한 대출문턱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냈다. 특히 정부가 가계부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주도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중금리 대출(연 6~10% 금리적용)에 대해서는 인색한 것 나타냈다.

지난 20일 국회정무의원장인 민병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위원회로부터 받은 주요 시중은행 중금리 대출 현화엥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의 올해 1분기 중금리 가계대출은 총 792억 원으로 전체 가계대출의 0.98%에 불과했다.

지난해에도 중금리 대출 비중이 전체 가계대출의 1%를 넘는 은행은 KEB하나가 1639억 원(1.47%)로 유일했다.

다만 은행들도 답답한 건 매한가지다. 이번에 기준금리 인하로 NIM이 평균 5~6bp 하락할 것으로 증권가는 전망하고 있는 가운데 연체와 부실 관리 등에 비용이 큰 중금리 대출을 늘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게 은행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더욱이 2020년 1월부터 도입되는 새 예대율 규제 탓에 가계 대출의 전체 문턱은 높아지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새 예대율 규제의 핵심은 가계대출은 가중치 15%를 주고 기업대출은 15%를 낮추는 것인데 은행이 가계대출을 늘리는 데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오픈뱅킹 대안으로 급부상…위기이자 기회

이 때문에 은행들은 올초 계획했던 글로벌·디지털을 통해 탈출구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우선 이달 말부터 시점 운용되는 오픈 뱅킹을 두고 핀테크 업체와 기존 금융권의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오픈 뱅킹이 도입될 경우 금융소비자는 어느 은행에 계좌를 개설했는지 상관없이 자신이 원하는 은행 사이트나 앱에서 모든 은행 계좌에서 돈을 찾고 이체할 수 있게 된다.

은행들은 오픈뱅킹 등 규제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새로운 고객자산 유치를 증대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더욱이 외부 업체와의 협업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별도로 KB국민은행의 경우 하반기 가상이동통신망(MVNO) 서비스인 ‘리브(Liiv)M’ 브랜드를 내걸고 금융업계 최초 알뜰폰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당초 10월에 선보일 예정이었지만 아직 준비 중”이라며 “올해 안에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혁신금융 서비스로 선정된 ‘드라이브 스루 환전 및 현금인출 서비스’를 올해 안에 가능하도록 추진 중이다.

이와 더불어 은행권은 글로벌 사업 다각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들은 기존 신남방지역 진출 외에도 IB사업 등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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