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임자’ 정책 잘못, 금강산 ‘흠’났다
한미 대북제재 불만, 돌출행동 과시

남측시설 ‘싹 들어내라’
김정은, ‘대남무시’ 중대행보
‘선임자’ 정책 잘못, 금강산 ‘흠’났다
한미 대북제재 불만, 돌출행동 과시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아버지 김정일 시대 남북협력 상징인 금강산관광을 '대남의존정책'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금강산의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했다고 북 매체들이 23일9ahr)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 2018년 8월 남북 이산가족 상봉 당시 취재한 고성 온정리 일대의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배병휴 회장 @이코노미톡뉴스(EconomyTalk News, 이톡뉴스)] 북한 김정은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 등정으로 ‘백두혈통’ 적장자임을 과시한 후 금강산을 둘러보고 “남측이 꾸며놓은 시설들 보기만 해도 기분 나빠지는 너절한 것 싹 들어내라”고 지시했으니 대남 폭언, 폭력행사다. 더구나 김일성의 3대 세습 독재로 선대의 유훈(遺訓)을 생명처럼 중시해온 그가 “선대의 잘못된 정책으로 금강산 관광이 흠이 됐다”고 공개 비판했으니 중대한 행동변화의 예고편 아닐까.

‘선임자들 잘못된 정책’… 폭탄성 발언?


김정은은 문재인 대통령의 주선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배짱이 커지고 핵보유국으로서 자부심을 과시하면서 남조선의 대북 ‘짝사랑 정책’을 조롱하고 비웃는 행태를 보여 왔다. 이번 금강산 관광시설 철거 지시도 유엔의 대북 제재 조치와 문 정권의 대북 유화정책마저 거부하는 행태임이 분명하게 느껴진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23일, 김이 고성항, 해금강호텔, 온천빌리지, 고성 골프장 등을 둘러본 후 “민족성도 없는 범벅식 가설막이나 격리병동처럼 들어앉아… 금강산이 마치 북남 공유물처럼, 북남관계가 발전 못하면 관광도 못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손쉽게 관광지나 내주고 득을 보려했던 선임자들의 잘못된 정책으로 금강산이 10년간 방치되어 흠이 났다”면서 “선임자들의 (대외) 의존정책이 매우 잘못됐다”고 비판했으니 북측 잣대로 보면 너무나 획기적인 폭탄성 발언 아닌가.

김정은의 말 속에는 나름대로 쌓여온 감정이 실려 있고 한․미 양국의 대북제재에 대한 불만도 작용했지만 무엇보다 아버지 김정일 정책을 정면 비판했다는 측면에서 “앞으로 뭔가 터질 것이 있다는 암시” 아닐까. 그가 선대의 ‘의존정책’을 잘못이라고 규정했으니 김정일시대 측근 잔재들, 총살한 고모부 장성택 계열 잔재들에 대한 경고도 느껴지는 대목이다.

또한 북측 관영매체가 김정은이 “인민들과 세계인들이 즐길 수 있는 종합적인 국제관광문화지구 건설 구상을 갖고 현지 지도했다”고 보도했으니 남조선 시설들을 싹 들어내고 독자적인 시설을 구축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한 모양이다.

대북 ‘짝사랑’일수록 ‘대남무시’ 속성


김정은의 거침없는 독자적 행보를 지켜보면서 문재인 정권의 끝없는 대북 짝사랑, 굴종정책이 오히려 ‘대남무시’ 정책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문 정권의 일방적인 친북, 종북정책이 가져온 성과가 단 한 가지도 없다.

김정은은 트럼프 대통령과 몇 차례 만난 후 지금은 핵보유국에다 미국에 닿는 ICBM 시험까지 끝냈다고 자부한다. 그는 미국과 직거래로 ‘통미봉남’(通美封南) 자세를 보여주고 있지만 문 정권은 못 알아듣는 자세다. 북측이 “오지랖 넓은 중재자 생각 말라”다가 안 되자 “삶은 소대가리가 웃을 노릇”이라고까지 조롱했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은 김정은 환심만 사면 만사형통이라는 식으로 ‘한반도 평화’ ‘평화경제’만을 읊고 있다.

마침내 김정은이 남측이 꾸민 “너절한 것들 싹 들어내라”고 지시했지만 청와대는 “북의 의도를 좀 더 파악해야 한다”거나 “남측 관계부문과 합의하라”는 김정은의 지시 대목에 어떤 기대를 건다는 자세이다. 금강산 관광시설 철거를 위해 합의하라는 과정에 남북대화를 구걸할 수 있다는 기대일까.

문 대통령은 김정은의 폭력적 지시가 전해진 날에도 국빈으로 방한한 스페인 국왕과 회담을 통해 “DMZ가 산티아고의 길처럼 평화의 길이 되어 세계인이 함께 걷기를 기대한다”는 심정을 밝혔다는 이야기다.

북의 김정은이 문 정권을 내려다보는 시선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미국과 협력하여 대북제재 완화해 오고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독자적으로 재개하라”고 요청했지만 응답 없으니 “문 정권도 쓸모없다”고 생각하는 것 아니겠는가.

김정은의 지시 한마디로 금강산 관광 재개를 손꼽고 기다리던 현대아산도 절망적이다. 현대아산은 당초 문 정권이 기회 있을 때마다 조속한 관광재개 방침을 피력하여 잔뜩 기대했었다. 그렇지만 김정은이 “남측 관계부문과 합의하라”고 지시했다지만 대북제재 조치와 관련된 부문에 어떤 긍정적인 합의가 가능하겠는가.

결국 현대아산은 김정일과 정주영 회장 간 합의에 따라 지난 1998년 이래 투자해온 9,947억 원 상당의 각종 시설물을 활용하거나 회수할 방도가 없는 형편이다. 김정은이 “선임자들이 관광지 내주고 득보려 했던 정책이 잘못”이라 규정했으니 사실상 몰수 처분하지 않겠는가.

대북 굴종으로 평화건설은 ‘망상’


문 정권이 3년차에 이르기까지 대북 유화정책의 결과를 냉철하게 되돌아보라. 북한 독재권력의 속성은 남한 정부가 굽실굽실 할수록 마치 하수인 취급하듯 도도하지 않았는가. 남한 정권의 친북, 종북정책은 ‘항복’의 의미로 받아들이는 것이 북한 정권이다.

김일성 왕조의 세습권력에게 약세를 보이는 유화정책은 백전백패가 예정돼 있다. 대북 강력국방, 안보태세로 강한 힘을 보여야만 대화와 협상이 가능해지는 원리다.

문 정권이 평창올림픽을 참관한 김정은 여동생 김여정을 국빈급으로 예우한 후 판문점 회담, 평양회담을 통해 김정은의 위세를 얼마나 높여 주었는가. 이로부터 김정은은 문 대통령을 하수인처럼 취급해 왔다고 분석된다. 일본 산케이신문이 발행한 ‘북조선이 만든 한국대통령’ 책이 국내서 번역 출판되어 문 대통령이 이념적으로 벌여온 친북, 종북정치 행태들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부록 편에는 지난 2016년부터 금년 3월까지 문 정권 하의 대북 전략물자 무허가 수출 적발 142건이 소개되어 있다. 이들 전략물자가 바로 핵․미사일, 생화학무기용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제부터라도 대북정책은 정상화해야 한다. 북의 세습독재를 정상적인 국가로 대우하며 비핵화를 이끌어 내고 평화를 이룩하겠다는 망상은 포기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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