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신한금융지주, 이코노미톡뉴스 DB>

[김종현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최근 금융권이 금융그룹을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인재상도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 특히 각 금융그룹들은 IT를 중심으로 전문가 양성 및 수시모집을 시도하고 있고 공개채용에서도 분야별 전문인력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지난해 CEO인사부터 대거 외부 인력을 영입하는 등 전문인력 영입에 방점을 찍고 있어 은행권 중심 순혈주의가 흔들리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향후 신한금융투자, 오렌지라이프, 신한생명 등의 CEO 인선에서 기존 은행권 중심에서 전문인력 영입으로 방향을 틀기로 했다.

이에 그간 관행처럼 이뤄진 은행권 부행장들의 계열사 이동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최근 조 회장은 기존 순혈주의에서 벗어나 전문성 강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 그는 “부행장은 신한금투와 보험사로 갈 생각을 하지 말라”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신한금융 관계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조 회장의 발언은 부행장들을 일방적으로 배재하겠다는 뜻이 아니다”라며 “누구나 후보군에 들어갈 수 있다. 다만 금융투자나 보험업의 경우 관련 업종 전문가 영입을 통한 전문성 강화가 필요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조 회장 순혈 보다 경쟁력 선택…외부 인력도 'OK'

이 같은 신한금융의 의지는 이미 지난해 말 계열사 인사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간 계열사 사장들은 주로 은행 출신 인사들이 자리를 차지해 왔다.

신한금투의 경우 강대석 전 사장을 제외하면 대부분 은행 출신이다. 김형진 전 사장은 신한은행 경영기획 담당 부행장, 기업금융 담당 부행장을 역임한 바 있고 전임인 이동걸 전 부회장이나 이휴원 전 사장도 모두 은행출신이다.

신한생명도 이병찬 전 사장 등 일부 보험맨이 있었지만 권점주 전 부회장, 이성락 전 사장 모두 은행에서 부행직을 역임한 뒤 신한생명 CEO로 자리를 옮겼다.

또 통상 계열사 CEO들은(은행장 포함) 지주회사 회장 후보군에 포함돼는 게 관례였다. 한동우 전 신한금융 회장역시 신한생명 CEO를 거쳐 회장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이 같은 관행에 대해 조 회장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조 회장은 자본시장과 보험업계의 경우 전문가가 맡아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실제 지난해 말 계열사 CEO인사에서 조 회장은 신한금투를 비롯해 오렌지라이프, 신한생명 사장 자리를 모두 외부 출신 전문가들로 채웠다.

김병철 신한금투 사장은 동양증권 출신으로 채권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정문국 오렌지라이프사장은 알리안츠생명 사장 등을 역임한 보험 전문가다. 또 성대규 신한생명 사장은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 등에서 보험 관련 업무를 해온 보험통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CEO인선 분위기는 향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더욱이 최근 은행권을 중심으로 전문 인력 채용에 나서고 있어 채용시장 분위기 역시 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그간의 일반적인 인력 확보를 통해 분배하던 방식에서 분야별 전문 인력력 확보로 분위기가 전환됐다”면서 “시중은행들의 경우 IT전문 인력을 수시로 채용하는 가하면 분야별 인력 체용도 유사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 금융권 특히 은행권을 중심으로 이뤄진 순혈주의가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그간 은행권은 공개채용을 통해 인력을 확보한 후 업무별로 배분하는 방식을 유지해왔다. 더욱이 이 과정을 통해 성장한 인재가 부행장을 거친 뒤 자회사 CEO로 자리를 옮기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신한을 중심으로 계열사 CEO인사가 외부 수혈로 돌아서면서 파장이 예상된다.

계열사 CEO자리 축소로 인한 인력적채 문제에 대해 묻자 신한금융 관계자는 ”금투, 보험사의 경우 전문인력이 맡아서 운영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 것으로 판단한 것 뿐“이라며 ”부행장들도 향후 카드사를 비롯해 저축은행, 지방은행 등 여러 자회사들의 CEO 자리가 열려 있어 큰 반발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장 선출에는 혼선 예고…후보군 폭 좁아져

다만 회장 선출을 두고서는 다소 혼선이 예상된다.

그간 신한금투 신한생명 등을 통해 그룹 회장이 선출됐지만 외부 인력 수혈로 차후 회장 선임에는 후보군이 대폭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회장 선출의 경우 통상 계열사 CEO가 대거 후보군에 포함되는 만큼 외부 인력에 대한 회장 선거 참여 여부가 논란이 될 수 있다. 

이에 그룹 성장을 위해 전문가 영입을 선택한 조 회장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금융그룹들이 비은행 계열사들을 통해 급성장하면서 전문인력에 대한 필요성이 자연스럽게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주요 금융그룹들은 은행에서 탈피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장을 예고하고 있어 그간의 순혈주의를 고수하기에는 쉽지 않아 보인다.

신한금융의 경우 신한금투, 신한생명, 오렌지라이프(지분율 반영) 등이 올 상반기 각각 1447억 원, 989억 원, 1388억 원을 기여할 정도로 비중을 늘려왔다.

더욱이 향후 주요 금융그룹들이 비은행 금융사들에 대해 인수·합병(M&A)를 통해 그룹 성장을 모색할 경우 은행권 중심의 순혈주의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한편 올해 말부터 금융권 수장들의 인사태풍을 예고하고 있다.

우선 KB국민은행은 24일 허인 현 은행장은 차기 행장에 재 추천 하면서 사실상 연임을 확정지었다. 이대훈 NH농협은행장과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은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된다.

조 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역시 2020년 3월까지 임기가 만료되고 김광수 NH농협금융 회장도 2020년 4월 임기가 만료되면서 이들의 연임 가능성을 두고 금융권 이목이 솔리고 있다.

이밖에 2020년 1월까지 임기가 한시적으로 연장된 심성훈 케이뱅크 행장도 연임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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