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뉴스>

[김종현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주요은행 10곳을 중심으로 오픈뱅킹 시범서비스에 돌입하면서 금융기관들 간의 본격적인 고객 유치전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 된다. 특히 금융 소비자는 오픈뱅킹을 통해 모든 은행 계좌에서 자금 출금과 이체 등을 사용할 수 있게 돼 핀테크 기업까지 참여하는 오는 12월에는 금융서비스의 판도가 변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와 혁신금융의 마중물이 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IBK기업·BNK부산·BNK경남·전북·제주은행 등 10개 은행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픈뱅킹 고객 시범서비스에 돌입했다.

오픈뱅킹은 은행이 보유한 결제 기능과 고객 데이터를 제3자에게 공개하는 제도다.

금융소비자는 하나의 은행 앱을 통해 자산의 모든 은행 계좌를 등록해 편리하게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단 입출금이 자유로운 계좌에 한해서 운용되며 전자상거래 등에 이용되는 가상계좌로의 입금을 제한된다.

금융당국은 KDB산은·SC제일·한국씨티·수협·대구·광주·케이뱅크·한국카카오은행 등 나머지 8개 은행은 준비 상황에 따라 순차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은행 18곳 모두는 이날부터 이체, 조회 등을 위한 정보 제공 기관의 역할을 하게 된다.

오픈뱅킹 시스템은 금융결제망 중계시스템 정비시간인 10분간만 사용이 중지되고 오전 0시 5분부터 오후 11시 55분까지 이용할 수 있다.

은행과 핀테크 기업들도 수수료 인하 혜택을 받게 됐다. 오픈뱅킹 이용과정에서 은행 등 이용기관에 내는 수수료는 기존 금융결제망 이용 수수료의 10분의 1수준(중소형은 약 20분의 1수준)으로 조정됐다. 출금 이체 수수료는 기존 500원에서 30~50원으로, 입금 이체 수수료(400원)에서 20~40원으로 각각 인하된다.

타행거래 장점…은행 고객 지키기 돌입

오픈뱅킹 시행으로 은행들은 이미 고객 유치전쟁에 뛰어들었다. 특히 향후 핀테크 업체까지 참여할 경우 유치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특히 단순 은행 업무를 주로 이용하는 금융소비자의 경우 주로 사용하는 은행앱 하나만을 통해 모든 은행 계좌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여러 은행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어떤 앱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은행들의 명암이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주요 시중은행들은 오픈뱅킹 도입을 기념해 다양한 서비스 및 기념 이벤트를 마련하는 등 고객 붙잡기에 돌입했다.

우선 신한은행은 오픈뱅킹에 앞서 지난 28일 통합자산관리서비스인 ‘MY자산’을 오픈했다. ‘MY자산’은 스크래핑 기술을 활용해 은행 계좌 뿐 아니라 카드, 증권, 보험, 연금, 부동산, 자동차 등 흩어져 있는 모든 자산을 신한 쏠(SOL) 한 곳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특히 적금과 채권형 투자 상품을 조합해 목표기간에 최적화된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목돈마련’ 서비스와 지출 및 소비 컨설팅, 예상연금수령액, 타행 예적금 만기 관리, 부동산 및 차량 시세 조회 등 기존과는 차원이 다른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이와 함께 신한은행은 오픈뱅킹 이용고객을 대상으로 우대금리 및 리워드를 제공하는 신상품도 출시한다. ‘신한 인싸 자유적금’은 타행 계좌에서 해당 적금에 이체하는 경우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는 1년 만기 상품으로 최대 3.0%(10월 30일 기준·세전) 금리를 받을 수 있다. 또 ‘신한 보너스 정기 예금’은 오픈뱅킹을 통해 타행 자금으로 가입 시 리워드를 제공한다.

이밖에 이번 오픈뱅킹 출시를 기념해 신한은행은 랜덤 캐시백 이벤트 ‘쏠(SOL)로 오픈하면 오픈캐시 오백만 원’ 이벤트를 진행한다. 오픈뱅킹에 신규가입 해 ‘MY자산’ 서비스에 은행, 카드, 보험 등 자산을 추가한 뒤 오픈뱅킹을 통해 이체 거래시 오픈 캐시를 받을 수 있다. 오픈캐시는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다.

오픈뱅킹 맞춰 신규 서비스 및 이벤트 풍성 

KB국민은행은 오픈뱅킹에 맞춰 고객 편리함에 초점을 맞춘 개편 서비스를 선보였다.

우선 KB스타뱅킹에서 접속하자마자 ‘다른은행’ 화면을 선택하면 타행의 계좌잔액과 거래내역 조회 출금을 통한 이체거래가 가능하다. 특히 지난해 7월 출시한 KB모바일인증서를 이용할 경우 공인인증서가 없어도 지문 또는 패턴으로 KB스타뱅킹에 로그인할 수 있고 간편비밀번호만으로 타은행 메뉴의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이와 더불어 ‘잔액 모으기’ 서비스를 선보였다. ‘잔액 모으기’는 최대 5개 은행의 입출금계좌에서 KB국민은행 입출금계좌로 자금을 한 번에 끌어올 수 있는 서비스다.

또 타은행 계좌에서 바로 출금해 원스톱으로 상품가입이 가능하도록 했다. 우선 ‘KB Star정기예금’과 ‘내맘대로 적금’만 적용되고 향후 점차 확대할 방침이다.

KB국민은행은 오픈뱅킹 도입을 기념해 ‘KB국민은행과 함께하는 오픈뱅킹 타행계좌 등록 이벤트’를 통해 영업점 직원이 발송한 SMS링크를 통해 타행 계좌를 등록한 고객 740명에게 추첨을 통해 오는 12월 17일까지 최고 100만 원의 현금을 지급한다.

또 ‘열린다 KB! 오픈뱅킹 이벤트’를 통해 두 자기 방식이벤트를 오는 12월 20일까지 진행한다. 타행계좌 등록 고객을 대상으로 총 4000명을 추첨해 최신 스마트폰을, ‘서비스 체험 이벤트’는 오픈뱅킹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 1만2000명에게 커피 모바일 상품권, 현금 10만 원 등 다양한 경품을 지급한다.

KEB하나은행은 오픈뱅킹 서비스를 기념해 ‘상품서비스 안내 마케팅’에 동의하고 퀴즈에 응모한 고객 중 추첨을 통해 100명에게 2만 원 상당의 모바일 문화상품권을 제공한다.

또 오는 30일까지 모바일 또는 인터넷뱅킹으로 이벤트 대상 예금, 적금, 펀드를 가입한 고객 중 오픈뱅킹을 등록하면 추첨을 통해 최대 100만 하나머니 적립, 커피 모바일 상품권(1000명) 제공 등을 진행한다.

우리은행은 오픈뱅킹 출시를 계기로 은행 앱을 ‘우리WON뱅킹’으로 전면 교체하고 대대적인 홍보에 나선다.

우선 오픈뱅킹 출시 기념으로 타 은행에 보유 중인 입출식 계좌를 ‘우리WON뱅킹’에 등록한 고객 선착순 20000명을 대상으로 GS쿠폰을 제공한다. 또 추가 추첨을 통해 다양한 경품을 제공한다. 이밖에 오픈뱅킹에 특화된 전용상품 라인업을 구축할 방침이다.

NH농협은행은 오픈뱅킹을 기념해 5가지 대대적인 이벤트를 통해 고객 참여를 이끌어낼 방침이다.

‘따로 또 같이 이벤트’는 오픈뱅킹에서 타행계좌를 등록한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경품을 총 2000명에게 제공한다. ‘Y.O.U 이벤트’는 지난 25일 출시한 NH1934패키지 상품(통장, 적금, 대출) 중 1개 이상 가입하고 퀴즈에 응모하면 총 803명에게 농촌사랑상품권 100만 원 등 다양한 상품을 제공한다.

‘금일봉 이벤트’는 NH올원5늘도적금, 올원마이너스대출, 올원직장인대출 등에 가입하고 응모하면 최신스마트폰 등 총 1019명을 추첨해 경품을 증정한다. 또 ‘직장인 급여이체 두툼 이벤트’는 NH농협은행 계좌로 건당 50만 원 이상의 급여를 처음 수령하고 퀴즈에 응모하면 현금 300만 원 등을 제공한다.

이 외에도 ‘농협은행 첫 거래고객 NH WELCOME 이벤트’는 NH농협은행 고객으로 신규 등록하면 NH주거래우대적금 또는 NH1934월복리적금에 비대면 가입시 1% 이벤트 추가 금리를 제공하기로 했다.

IBK기업은행도 오픈뱅킹 도입을 기념해 ‘IBK 오픈뱅킹 궁금하면 드루와’ 이벤트를 진행한다. 다음달 27일까지 스마트뱅킹 앱 ‘i-ONE뱅크’에서 오픈뱅킹 서비스 이요을 위해 타행 계좌를 등록하면 추첨을 통해 506명에게 다양한 경품을 제공하기로 했다.

12월 핀테크 합류 신 금융 생태계 탄생 예고

금융당국은 이번 시범 실시 과정에서 제한적으로 운영되는 일부 기능을 연내 전면 시행되도록 개선할 예정이다.

또 당분간 보유 입출금 계좌 등록은 계좌번호를 직접 입력해야 한다. 하지만 11월부터는 금융결제원 어카운트인포와 연동해 보유계좌 번호 자동조회 후 선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11월부터는 오픈뱅킹 참여 금융소비자들도 급증할 것으로 기대된다.

더욱이 오픈뱅킹은 오는 12월 18일 전자금융업자와 전자금융보조업차 등 금융위원회가 분류한 모든 핀테크가 참여하게돼 금융생태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핀테크는 펌뱅킹 수수료 절감과 사업 확대 편의성 등을 감안해 오픈뱅킹 사전 신청서를 접수 중인 가운데 지난 8월 29일 기준 78개에서 지난 29일 기준 138개로 크게 늘었다.

신청 업체들은 오픈뱅킹을 쓸 수 있는지와 그에 걸맞는 보안을 갖췄는지에 따라 승인 및 점검 절차가 남았다.

금융결제원 관계자는 ”핀테크 업체 입장에선 오픈뱅킹 전 펌뱅킹을 이용해 개별적으로 은행간 계약을 따로 해야 했다. 담당자를 만나고 전산도 따로 붙여야 했다“며 ”이젠 오픈뱅킹만 붙이면 은행과 개별적으로 접촉하지 않고도 이용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12월 본 서비스와 더불어 2020년부터는 상호금융, 저축은행, 우체국 등 제2 금융권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제 막 오픈뱅킹을 도입한 만큼 아직 어떤 방향으로 확산될지는 가늠하기 힘들다”면서 “해외 사례를 살펴볼 때 은행과 핀테크 업체 간에 공생이 될지 경쟁이 될지는 오로지 고객의 선택과 결정에 달려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또 “은행과 핀테크 사이에서 유기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가 형성되느냐가 중요한 포인트다. 일종의 앱 마켓 같은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기능을 구입해서 주로 사용하는 은행앱 등에서 구현할 수 있게 된다면 새로운 금융생태계가 형성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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