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연철 한화시스템 대표이사<사진=연합뉴스>

[김종현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한화그룹의 한화시스템이 기업공개(IPO)에 나서면서 상장 배경에 대해 이목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당초 목표인 기업가치 향상을 비롯해 경영승계를 위한 초석 마련이라는 이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회사인 한화시스템이 오는 11월 15일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다. 한화시스템은 구축함 전투지휘체계, 열영상 감시장비, 탐지추적장치 등 군사장비의 제조 및 판매를 주요 사업으로 갖고 있다.

지난해 네트워크 구축 및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한화S&C를 흡수합병하며 IPO를 준비해왔다. 매출액은 연결기준 1조1289억 원(2018년 말 기준), 영업이익은 448억 원을 기록했다.

한화시스템은 앞서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에서 IPO 관련 간담회를 열고 3286만1424주를 공모한다고 공식 밝혔다.

이에 따라 이들은 지난 30일 기관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한 후 오는 11월 4~5일 청약을 거쳐 15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공모 희망가는 1만2250원~1만4000원이다. 

상장을 마무리하게 되면 한화시스템은 최대 4601억 원을 공모하게 돼 상장 후 시가총액은 1조 원을 웃돌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특히 이번 공모의 대부분이 구주매출로 이뤄진다는 점이 눈에 띈다.. 스틱인베스트먼트가 펀드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주식 가운데 2469만8159주(최대 3458억 원)가 공모시장에 나온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2017년 한화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도와 한화S&C에 투자했고 한화시스템이 한화S&C를 흡수합병하면서 지분율 32.61% 상당의 한화시스템 지분을 갖고 있다. 이번 구주매출로 인해 지분율은 7.79%까지 낮아진다.

이에 따라 반사이익은 김승연 회장의 3형제가 누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우선 스틱인베스트먼트 지분이 낮아지면서 김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김동원(차남)한화생명 상무, 김동선(삼남) 전 한화건설 팀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에이치솔루션이 지분율 13.41%로 2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한화그룹의 중간 지주사 성격을 띈 에이치솔루션은 2017년 한화그룹의 시스템통합(SI) 계열사인 한화S&C에서 물적 분할된 회사다.

에이치솔루션이 보유한 한화시스템의 지분가치는 공모가 상단기준 2070억 원이다. 하지만 상장 이후 국방사업 수주 증가와 비행이 가능한 에어택시 사업 등의 성과가 가시화되면 지분 가치는 크게 뛰어오를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업계는 김 전무 등이 에이치솔루션의 지분 가치를 높여 ㈜한화 지분을 현금으로 매입하거나 지분을 교환하는 방법 등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특히 에이치솔루션은 2020년 손자회사인 한화종합화학이 IPO를 성공할 경우 실탄마련에 더욱 탄력을 받게 된다.

또 에이치솔루션이 올해들어 ㈜한화 주식을 꾸준히 늘리고 있는 것도 상장을 통해 그룹 지주사인 ㈜한화 내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라는 풀이도 제기된다. 에이치솔류션은 올 초 2%대인 지분율을 현재 4.34%까지 늘린 상태다.

다만 한화시스템 측은 승계 준비가 아닌 사업 성장을 위한 투자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들은 헬리오에스앤씨(스틱인베스트먼트 조성 펀드)에 대해서는 신규 상장일로부터 3개월 자발적 계속 보유를 확약한 반면 최대주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에이피솔루션에 대해서는 보호예수 기간을 18개월로 확정했다.

김연철 대표이사는 간담회에서 “보호예수 기간을 18개월로 한 것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은 향후 한화시스템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자신감”이라며 “그동안 회사를 거쳐오면서 운영했던 회사들 모두 성장을 이끌어 냈다. 한화정밀 기계의 경우 3.5배 성장했으며 적자기업도 흑자로 성장시켰다. 한화시스템을 맡게되면서 2030년까지 글로벌 굴지의 회사로 만들라는 미션을 받았다. 때문에 보호예수 기간이 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증권가는 보호예수 기간을 고려할 때 한화그룹이 김 대표를 통해 한화시스템의 몸집을 불린 후 지배구조 및 3세 승계 작업을 완료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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