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뉴스>

[김종현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국내 금융권 진출을 놓고 고심하던 IT공룡 네이버가 네이버페이 부분을 분사시키며 본격적인 공략에 나섰다. 특히 이번에 설립한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그간의 금융상품 소개에서 이제는 판매채널로 이동하기 위한 지렛대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3000만에 가까운 네이버페이 이용자와 데이터, 해외에서 경험한 다양한 금융기법이 총동원 될 것으로 보여 핀테크 업계를 비롯해 기존 금융권이 이들의 행보에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1일 사내독립기업(CIC)인 네이버페이를 분사해 네이버파이낸셜을 출범시킨다고 발표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의 자존금은 50억 원이고 향후 미래에셋대우가 재무적투자자로 합류해 5000억 원 이상을 투입할 계획이다.

지난해 네이버페이는 네이버 연결 매출의 5.5% 수준인 3095억 원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특히 모바일 결제 플랫폼 중 국내 최대 이용자수를 보유한 하고 있다. 현재 월 이용자수만 1000만 명 이상이다. 또 네이버페이의 올해 3분기 결제액만 벌써 4조 원을 돌파했다.

이에 네이버는 네이버파이낸셜 독립을 통해 네이버페이를 키우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는 “기존 인터넷은행 사업자들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아닌 네이버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결제, 대출, 보험 등으로 신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우선 네이버파이낸셜은 아직 단순한 전자금융업종에 해당되기 때문에 은행이나 금융투자업처럼 계좌를 직접 개설할 수는 없다. 이에 따라 당분간은 고객 맞춤형 금융 상품을 추천하고 금융사에서 중개수수료를 얻는 방식으로 수익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예를 들어 네이버에서 항공권을 구매하면 이를 토대로 제휴 보험사의 여행자보험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더욱이 네이버파이낸셜은 그간 네이버페이를 통해 3000만 명에 달하는 이용자와 포털에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금융 판매 채널로 성장할 경우 2030세대의 주식, 보험시장 신규 유입을 상당수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때문에 기존 금융권이 긴장한 표정이 역력하다. 일각에서는 네이버페이가 틈새시장 공략에 나설 경우 기존 시중 은행들의 입지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네이버는 전 국민이 쓰는 공룡 플랫폼인 만큼 틈새시장 진출 시 은행에 많만치 않은 경쟁상대가 될 것”이라고 걱정어린 시선을 내비쳤다.

또 보험 업계 역시 네이버에서 보험을 검색하면 비교 분석을 통해 가입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며 검색 만으로도 다양한 금융 상품을 소비자가 비교해서 가입하게 된다면 기존 금융권이 가입 주도권을 내줘야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네이버는 네이버파이낸셜을 설립만 했을 뿐 아직 구체적인 청사진을 내놓고 있지 않아 업계의 궁금증을 더욱 키우고 있다.

이에 업계는 생각지도 못한 비장의 무기를 내놓을 수 있다는 전제로 여러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아직 철저한 대외비 속에 네이버가 금융시장을 빠르게 진입하고 장학할 수 있는 방법을 고심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다만 네이버파이낸셜은 오는 2020년 ‘네이버 통장’을 출시로 시작으로 주식, 보험, 예적금 추천 서비스 등을 내놓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특히 네이버는 자체적으로 은행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네이버통장은 미래에셋대우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 연계해 내이버페이 이용실적에 따라 이자를 더 주거나 네이버쇼핑 결제 때 할인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한 업계관계자는 “아직 네이버가 네이버파이낸셜을 설립만 했을 뿐 구체적인 방안 등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미래에셋대우 측도 아직 투자금액에 대해서 최종 조율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이사 <사진=연합뉴스>

더욱이 네이버가 경쟁 ICT업체보다 한국 금융시장에 늦게 진출하는 만큼 안착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선 카카오의 경우 이미 카카오페이를 통한 간편결제를 비롯해 카카오뱅크 설립 및 운영, 바로투자증권 인수 등을 통해 금융업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확장시키고 있다. 또 카카오는 국내 SMS 시장을 장악한 카카오톡을 보유하고 있어 접근성에서 네이버를 앞지른다는 견해도 제기된다.

이에 일각에서는 네이버가 당장 카카오에 대적하기 보다는 우선 간편결제시장 경쟁사를 비롯해 보험 독립대리점(GA) 등이 실질적 경쟁자 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네이버가 주춤한 사이 간편송금서비스인 토스를 운영하고 있는 비바리퍼블리카는 컨소시엄을 꾸려 최근 제3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본입찰을 신청을 비롯해 LG유플러스 전자결제사업 인수 등 빠르게 핀테크에서 기존 금융권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네이버가 이번 금융자회사 설립은 네이버페이가 확대되면서 분사시킨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당장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관계자는 또 “(네이버파이낸셜의 경쟁자로) 이미 시장에 안착한 카카오뱅크 보다는 이제 막 도전장을 낸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기다리는 컨소시엄과 직접적인 경쟁을 치를 것을로 보인다”면서 “핀테크 업체들도 네이버의 진출에 진흙탕 싸움이 될 수 있어 우려의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증권업계는 이번 분사를 두고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이동률, 이남석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4일 “지난 1일 네이버파이낸셜을 공식 출범한 네이버는 국낸 1000만 명 이상의 월간 이용자를 보유한 네이버페이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결제, 대출, 보험 등으로 신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며 “네이버에는 다양한 파트너사와 제휴 기회가 열려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들은 “네이버는 쇼핑, 금융, 웹툰 등 7개 사내독립기업들이 ‘사내 테스크포스(TF)→CIC→자회사 분사 및 투자 유치→상장’ 단계로 장기간에 걸쳐 인큐베이팅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면서 “향후 커머스 및 운송, 콘텐츠 분야에서도 전략적 파트너십 확대 여지가 있다”고 내다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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