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뉴스>

[김종현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올해 두차례 인상을 감행했던 자동차보험이 좀처럼 손해율을 극복하지 못하면서 업계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지난 9월까지 80%대 초반의 손해율로 선방했던 메리츠화재 마저 지난 10월들어 90%(가집계)를 넘어서면서 자동차보험 인상을 놓고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자동차보험 업계 빅4인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은 지난 10월 자동차보험 손해율 가집계에서 각각 97.6%, 97.0%, 98.5%, 98.5%를 기록하며 손해율 100%에 육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통상 자동차보험 적정 손해율은 77~78%로 80% 초반만 넘어가도 팔수록 손해가 나는 구조다.

중소형 보험사의 경우 이미 100% 넘어선 곳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 10월 기준 한화손해보험이 102.8%를 기록했고 롯데손해보험, MG손해보험, 더케이손해보험 등이 각각 123.4%, 144.0%, 112.5%로 집계됐다.

더욱이 올초부터 자동차보험 비중을 줄이며 사업개편에 나섰던 메리츠화재의 경우 지난 7월 79.3%, 8월 79.9%, 9월 80.3%를 기록하며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결국 10월 들어 손해울 90.3%를 기록하며 노력이 무색해 졌다.

이에 대해 업계는 연초부터 자동자보험 시장이 사별로 수백억~수천억 원대 적자가 날것으로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역대급 피해를 입은 태풍 등이 오지 않은 상황에서 평상시 손해율이 90%를 훌쩍 넘었다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올해 1조 원을 넘어서는 적자를 비롯해 2020년에도 큰 폭의 적자를 예상할 수밖에 없다”고 고충을 드러냈다.

더욱이 자동차보험은 2000년부터 2017년까지 누적적자가 약 11조 원에 달하며 손보사들의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

두차례 인상도 무용지물…당국 사업비 절감 압박

이에 따라 업계는 2020년 큰 폭의 보험료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올해 들어 자동차보험 시장이 위기를 맞은 이유로 정비요금 등 원가가 상승해 실제 7~12% 가량을 인상해야 했지만 두 차례 걸친 보험료 인상에도 불구하고 인상률은 5%내외에 그쳤다.

반면 금융 당국은 보험료 인상에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치며 사실상 제한해 왔다. 더욱이 당국은 자동차보험에 대해 보험료 인상 대신 사업비 절감 카드를 내밀고 있다.

올해 금융 당국은 보험사가 자동차보험료 인상 요인을 소비자에게 모두 전가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사업비 절감 등 자구 노력이 우선 시 돼야 한다고 당부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이미 대형사의 경우 사업비가 2017년 1분기만 해도 20%에 달했지만 지금은 15%까지 축소됐다”면서 “원가상승에 대한 적절한 수준의 보험료 반영이 되지 않을 경우 결국 긴급출동 이나 보상 절차 등 소비자 서비스의 품질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한편 손보사들은 올해 자동차보험 적자가 1조1000억 원 가량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자동차보험은 4184억 원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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