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후반기 국정운영 기조 ‘그대로’
경제부총리, 수석, 대변인 미리 입맞춘듯

성과부진, 정책실패 ‘없다’
국민체감과 너무 먼거리
대통령, 후반기 국정운영 기조 ‘그대로’
경제부총리, 수석, 대변인 미리 입맞춘듯
▲ 문재인 대통령 정권이 임기 후반부를 맞이했다. <사진=연합뉴스>

[배병휴 회장 @이코노미톡뉴스(EconomyTalk News, 이톡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전반기 국정운영에 대한 자평(自評)이 매우 후한 편으로 “대다수 국민의 체감도와는 다르다”는 느낌이다. 대통령은 11일 하오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를 통해 후반기 국정운영은 국민과 시대가 요구하는 대통령의 소임을 다하기 위해 “더 낮고 가까이 국민께 다가가 격려와 질책 모두에 귀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기존 국정운영 기조인 혁신․포용․공정․평화의 길을 흔들림 없이 달려가겠다”고 다짐했다.

정의, 공정, 함께 잘사는 나라… 자화자찬


대통령은 전반기 국정운영 관련 논란점에 대해 “과거의 익숙함과 결별하고 새로운 길을 찾는 것이기에 어렵더라도 미래를 위해 가야만 하는 길이었다”고 해명하고 “전반적인 국정운영이 변화의 씨앗을 뿌리고 희망을 키우고자 노력했다”고 평가했다.

또 대통령은 “무너진 나라를 다시 세워 정상화하고 정의와 공정의 가치를 사회전반으로 확산시켜 양극화와 불평등 경제를 사람중심 경제로 전환, 함께 잘사는 나라 기반 구축에 노력했다”고 매우 긍정적으로 자평했다. 이어 한반도 정세에 관해 ‘기적 같은 변화’를 만들어 내고 “외교 다변화로 신남방, 신북방 협력영역을 확대시켰다”고 강조했다. 또한 대일 관계에 대해서도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로 가는 초석을 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전반기 “국정운영 관련 ‘성과부진’이나 ‘정책실패’는 없다고 자평한 느낌이니 지나친 자화자찬 아니냐”는 지적이 속출하게 된다. 대체로 ‘대통령 말씀’은 전반기 국정운영 평가라기보다 그냥 국정방침이나 소신을 밝힌 느낌이다. 어쩌면 ‘사람중심 경제’로 전환하고 ‘기적 같은 변화’를 이끌고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만들고 싶다는 소망이었다고 말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일반 국민의 눈과 귀에는 이중 ‘똑똑한’ 성과대목이 한 가지도 보이지 않는다.

소득주도성장, 일자리, 성장과 분배 가운데 무엇을 성과로 제시할 작정인가. 그러나 ‘대통령의 말씀’ 기조는 당․정․청의 말과 거의 비슷하니 미리 전반기 국정성과 평가로 입을 맞춘 것이 아닐까 싶은 지경이다.

경제부총리, 경제수석, 청와대입 말맞춤?


지금껏 당․정․청은 우리경제의 저성장 추락을 각종 글로벌 요인에다 전 정권의 구조조정 소홀을 탓했다. 또 최근에는 야당이 추경심의를 발목 잡아 경기대책이 지장을 받았다는 ‘터무니없는 주장’을 내세우기도 했다.

청와대 이호승 경제수석은 경제 성장의 추락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요인 악화에 비해 선방(善防)하고 있다”고 대통령에게 진언한 것으로 보인다. 경제계에서는 글로벌 경기하강 요인이 ‘폭포수처럼 쏟아지고 있다’고 했을 때 이 수석은 “경기하강은 단기적인 문제로 당장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기다리면 올라가게 된다”는 태평스런 주장을 공식으로 제시한다.

이 수석은 지난 11일 인터뷰에서 “수출이 11개월 연속 마이너스라고 하지만 10월이 바닥으로 점차 수출 감소폭이 줄어들고 새해 초면 플러스로 전환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세계적인 경기하강 추세에 비춰보면 우리경제는 선방하고 있는 셈”이라고 되풀이 주장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1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올 GDP 1%대 추락위기를 말하면서도 내년엔 반드시 2.3% 이상 성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확장재정 기조에 대한 비판을 의식, “올해 나라 곳간은 양호하다”고 주장했다. 홍 부총리는 지난 9월 말 통합재정수지 적자 26.5조원에 대해서도 “연말기준으로 보면 거의 균형재정을 이룰 것”이라고 낙관했다. 세입은 연중 균형되게 징수하지만 세출은 앞당겨 지출을 촉진시키기 때문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홍 부총리도 내년도 통합재정수지는 적자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새해 예산안 513.5조원이 올보다 9.3%나 인상됐기 때문에 대략 3.6% 가량 적자로 내다본다. 대통령이 강조한 바 있는 이른바 확장재정은 성장활력 촉진을 위한 선제적 대응이라는 주장이다. 홍 부총리가 확장재정은 성장의 ‘마중물’이라 주장했지만 민주당도 초수퍼 예산안을 ‘마중물’론으로 설명한다.

대체로 올 GDP 1%대 추락 방지 및 내년도 2%대 성장을 4.15 총선 승리 및 장기집권의 길로 사수하겠다는 것이 당․정․청의 집념으로 비친다.

전반기 실패를 성공이라 우기면 후반기도 실패다


청와대의 입, 고민정 대변인이 대통령의 뜻인 확대재정 홍보에 적극성을 보였다. 고 대변인은 11일 CBS에 출연하여 “나라 곳간의 작물들을 쌓아두기만 하면 썩어버린다”고 말하고 “국제기구들도 우리경제 기반이 튼튼하여 확장재정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고 밝혔다. 또 YTN 인터뷰에서는 전반기 국정운영의 아쉬움이 “전반적인 고용률이 올라가고 있는데도 청년층이 이를 체감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금주도’ 단기 일자리 성과를 자랑하면서도 청년층이 체감 못하는 점이 아쉽다는 것은 홍보가 부족했다는 주장 아닌가.

고 대변인은 잘한 부문에 대해서는 문케어에 의한 MRI 촬영 건보적용, 노인 임플란트 50% 건보 등을 꼽았다.

청와대 경제수석이나 대변인 말을 종합하면 지금껏 문 대통령이 말한 ‘우리경제 기반 튼튼’ ‘총체적 성공’ ‘올바른 방향’ 및 ‘고용시장의 양과 질 개선’ 등의 배경을 알만하다는 소감이다. 대통령의 고위 참모가 대통령의 입맛에 맞춰 좋은 자료를 만들어 내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로 활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문 정권 전반기의 경제정책이 실패 없고 변화와 개선이라고 우기니 시장과 재계가 기가 막힐 노릇이다. 또한 외교․안보상 ‘기적 같은 변화’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강조하니 “삶은 소대가리가 웃을 지경”이란 조롱이 나오지 않겠는가. 실패와 부진을 덮고 성공과 확장으로 자화자찬이 너무 심하면 희망이 없다. 문 정권의 전반기는 참패라고 본다. 이를 인정해야 남은 임기가 성공한다고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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