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지속투자로 경쟁력 갖출것"

▲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가운데)이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본사 대회의실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

[최용선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아시아나항공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특히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은 선정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에 신주로 투입하는 자금규모가 2조 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밝혀 항공 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공했다.

12일 아시아나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은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HDC현산-미래에셋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공시했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매각과 관련해 7일 최종입찰 제안서를 접수했으며 이를 검토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다"며 "향후 우선협상대상자와 주요 계약조건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산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됨에 따라 금호산업과 현산 컨소시엄은 아시아나 매각을 위한 본협상에 착수한다.

이번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 6868만8063주(지분율 31.0%·구주)와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보통주식(신주)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아울러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에어서울과 에어부산, 아시아나IDT 등 6개 회사도 함께 '통매각' 대상이다.

현산이 아시아나를 최종 인수하면 건설업 중심의 기업 사업영역을 항공업으로 확장하며 종합그룹으로 도약할 전기를 맞게 된다. 현산은 그동안 인수합병과 파트너십을 통해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과 신라아이파크면세점 등 유통과 호텔업에 뛰어들었다.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 역시 기존 면세점 및 호텔, 리조트 산업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범현대가의 지원도 기대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이나 현대백화점그룹, 현대중공업 그룹 모두 자동차·유통·조선 등 항공물류 기능이 필요하지만 항공사를 보유한 계열사는 없기 때문이다.

정몽규 현산 회장은 이날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아시아나를 인수해 항공산업뿐 아니라 모빌리티 그룹으로 한걸음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항공산업은 굉장히 어려운 경쟁적인 산업이라고 생각한다"며 "2조 원 이상 증자한다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이 300% 미만으로 내려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산은 인수금액 2조5000억 원 가운데 2조 원이 넘는 금액을 아시아나항공 재무구조 개선 등 기업 정상화 자금으로 쏟아부을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1조4000억 원 수준인 자본금이 3조 원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현재 660%에 달하는 부채비율도 277%로 떨어져 우량기업으로 가는 기틀이 마련된다.

부채비율이 내려가면 아시아나항공의 회사채 신용등급도 상향되면서 자금조달이 훨씬 원활해지면서 신규 항공기 도입과 노선 확대 등 공격적인 사업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정 회장은 "현재 항공업계는 국내외 안전문제와 더불어 경쟁심화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번 인수로 아시아나항공이 항공업계 최고 수준의 재무건전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사아나항공이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인수 후에도 서비스 분야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초우량 항공사로서 경쟁력을 갖추도록 해 HDC현대산업개발과 긍정적 시너지를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시 저비용항공사(LCC) 자회사가 따라오는지에 대해서는 "전략적 판단을 해야 한다"며 "앞으로 항공산업이 어찌될 것인가에 대한 깊은 논의가 필요한 만큼 구체적인 언급은 어렵다"고 말했다.

인수 후에도 아시아나항공 명칭은 그대로 사용될 것이라고 정 회장은 덧붙였다.

그러나 본협상에서는 현산과 금호가 구주 가격, 신주 가격, 경영권 프리미엄 등 조건을 놓고 치열한 밀고 당기기를 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 최악의 경우 유찰될 가능성도 있다. 또한 일각에서는 아시아나와 자회사를 모두 '통매각'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항공 자회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분리 매각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 매각 이후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이 시장에 매물로 나온다면 신규 LCC 진입 등으로 공급과잉 논란이 제기된 국내 항공업계가 큰 폭으로 재편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승자의 저주'와 관련해 현산 측은 타사와 달리 과도한 파이낸싱(자금조달)을 통한 인수가 아니라 상당 부분 자체 자금을 통해 인수하는 만큼 그러한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현산 관계자는 "현대산업개발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이 1조6000억 원에 달하고 관리능력은 어느 기업보다 탁월하다"며 "충분한 승산이 있다고 판단해 인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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