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정보라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기대를 한 몸에 받던 한화시스템이 유가증권시장 상장 첫날 하락세를 보였다. 그럼에도 증권업계에서는 소프트웨어와 방산전자부문의 융합이 중요해지면서 방산·정보통신기술(ICT) 융합 기업인 한화시스템이 최대 수혜주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은 상장 첫날 시초가 대비 4.31%(500원) 내린 1만11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공모가인 1만2250원에도 미치지 못한 가격이다.

한화시스템은 지난달 기관 수요예측 결과로 공모가밴드 하단에서 공모가를 결정했다. 전체 건수의 절반 이상인 54%가 밴드 하단 미만에 몰렸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밸류에이션 매력에도 불구하고 재무적 투자자(FI)의 오버행 부담이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주가가 하락했다는 풀이가 나온다.

한화시스템은 방위사업청, 국방과학연구소, 각군 등과 계약을 통해 제품의 연구개발, 생산, 성능 계량, 후속 지원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방산 부문과 기업의 전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유지·보수하는 ICT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다.

하단에서 결정된 공모가조차 부담

상장 첫날 하락에도 불구하고 증권업계에서는 국내 유일의 방산 및 IT서비스 융합기업이라는 독보적인 시장 지위를 바탕으로 고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국내 방위력 개선비 기준 시장 점유율의 약 7%를 차지하고 있으며 올해 입찰에 참여한 프로젝트 기준으로 약 83%의 수주를 달성하는 등 국내 방산전자 시장 내 독보적인 지위를 보유 중이다.

더욱이 방위산업은 장기 국방 계획에 따라 매년 일정 수준 수요가 확대되는 가운데 과점적 성격으로 제한적인 경쟁 구도를 가지면서 경기 변동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정적인 매출액을 기록하고 있어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광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2018년 기준 한국 국방 예산이 GDP 대비 2.6%로 글로벌 4위, 과거 3년 평균 국방비 증가율은 8.1%로 글로벌 3위를 기록한 상황에서 향후에도 한반도의 지정학적 특성으로 지속적인 국방비 지출이 불가피하다”며 “특히 전쟁 패러다임이 네트워크중심전(NCW)에서 우주 및 사이버 영역으로 확대되면서 장거리와 광역 감시·경계 및 정보수집분석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어 감시정찰(ISR)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한화시스템에는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국방중기계획에 따르면 2024년까지 국방 예산은 연평균 7.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미드스몰캡 팀장은 “방위산업의 변화로 광역 감시 및 경계와 정보수집분석 역량이 중요해지는 가운데 ISR 사업 및 지상·해상·항공뿐만 아니라 우주·사이버 방위 수요에 대응이 가능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라면서 또 “정부가 국방비 내 높은 전력운영비 비중으로 인한 스마트 국방화를 추진하는 추세에서 ICT 사업부문과 융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ICT 부문에서는 그룹의 확장 계획에 따른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그룹사를 기반으로 한 안정적인 수요와 더불어 금융 분야를 중심으로 한 외부판매(Non-Captive) 수주를 통해 사업 확장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그룹은 향후 4년간 태양광·에너지 사업에 9조 원, 항공·방산, 석유화학, 리조트·쇼핑몰 사업에 각 4조 원씩 총 21조 원의 투자를 할 계획이다.

그룹 확장 계획…ICT 수혜 기대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시스템통합(SI) 기업들은 그룹의 투자 환경이 중요한데 지난해 8월 한화그룹이 발표한 중장기 투자 계획은 한화시스템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요소로 볼 수 있다”며 “투자 규모의 5% 정도가 ICT 부문 잠재 수요로 예상돼 이로 인한 직·간접적인 성장 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미 한화시스템은 한화생명 및 한화손해보험 등 그룹 내 계열 보험사와 협업하고 있으며 AIG, 미래에셋생명 등 외부판매 수주를 확보했다. 향후 다양한 업종으로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이날은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밸류에이션은 매력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2020년 주가수익비율(PER)은 12.4배로 방산·ICT 업종 평균 대비 저평가를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6.5% 증가한 1조5000억 원, 2020년은 23.6% 늘어난 1조9000억 원으로 고성장을 전망한다”며 “지속적인 실적 성장, 방산과 ICT 부문 간 시너지를 통해 밸류에이션은 정상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광 연구원도 “한화시스템이 영위하고 있는 사업의 안정성 및 성장성을 감안했을 때 밸류에이션은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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