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주항공)

[최용선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HDC현대산업개발의 인수합병이 마무리되면 다음은 저비용항공사(LCC)를 중심으로 시장 재편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 국내 LCC 시장은 국내 항공업계 불황이 장기화 되면서 불매운동으로 인한 일본 노선 축소, 공급과잉, 보잉 737NG 균열, 신규 업체의 시장 진입 등 온갖 악재로 인해 시장 재편 가능성 역시 점점 커지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LCC업계는 지난 2분기 일제히 '적자'를 기록했다.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은 5년 만에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했고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도 연이어 마이너스 실적을 내놨다. 3분기에도 실적악화는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지난 4-5년간 여객 수요의 성장을 바탕으로 빠르게 외형성장을 거듭해왔지만 과당경쟁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누적된 가운데 수요 위축과 환율 상승 등에 업황이 삐끗하자 시장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특히 지난 7월부터 빠르게 확산된 일본여행 보이콧 움직임으로 인해 LCC업계에는 피할 수 없는 타격이 됐다. 지난 8월 한국~일본 간 항공 여객은 전년동기 대비 21%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고 LCC의 경우 많게는 40% 이상 승객이 줄었다.

공급과잉과 수요 급감이 컸던 일본 노선은 상당부분 구조조정이 진행됐고 추가적으로 이어질 예정이지만 너도나도 늘린 항공기를 대체 투입할 노선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다.

최근 우선적으로 동남아로 선회하고 있지만 수요는 한정적인데 공급만 쏠리게 되면 동남아 노선 역시 운임경쟁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피할 수 없다.

이러한 가운데 이달 말부터 신생업체의 취항도 시작된다. 강원도 양양국제공항을 모기지로 삼는 플라이강원은 내달부터 양양과 김포에서 제주행 국내선 노선을 시작으로 운항을 개시하고 같이 면허를 받은 에어프레미아와 에어로케이도 내년께 노선 취항을 준비중이다.

국내에서만 9개의 LCC가 운영되는 것인데 경쟁 체재로 소비자 편익이 증가할 수 있다는 기대 대신 업계에서는 과당 경쟁으로 인한 업계 구조조정이 가속화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실제 지난 9월 비상경영체제 돌입한 이스타항공은 최근 매각설이 돌기도 했다. 회사는 공식적으로 부인했지만 업계에서는 이스타항공의 재무 상황이 좋지 않은 탓에 가격 등 제반 조건만 맞으면 언제든 매각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에어부산의 분리 매각 가능성도 열려있다. 협상과정에 따라 자회사 분리매각도 가능하지만 인수 후 재매각할 수도 있다.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도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에어부산 등 LCC에 대해 "앞으로 항공산업이 어떻게 되느냐에 대한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며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업황 악화가 심각한 탓에 현금 흐름이 위험할 정도로 악화된 업체들도 있다"면서 "항공사들이 적자 노선과 경비를 줄이는 등 경영 효율화에 나서고 있지만 단기적으로 수익성이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M&A 등 시장 재편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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