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3분기 깜짝 실적…부대사업ㆍ저효율 마케팅 축소로 수수료 감소분 대체
-자동차 할부금융 등 대체제로 떠올랐지만 장단기 대출 상승세도 우려 목소리 나와

 

▲ <사진=연합뉴스>

[김종현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압박으로 인해 볼멘소리를 냈던 카드업계가 대형 카드사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적응을 마치고 다양한 부대사업 등을 통해 수수료 감소분을 대체하면서 우려와 달리 반전을 이끌어 내고 있다. 다만 대형사와 달리 부수적인 방법을 마련하지 못한 하위권 카드사들은 큰폭의 실적 하락을 연출하면서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업 카드사 8곳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296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초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여하로 인해 가맹점 수수료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고비용 저효율 마케팅 축소, 수익성 중심의 사업 재편, 고강도 인력 조정 등의 내실 경영으로 전환한 것이 큰 도움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3분기 당기순이익 140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4% 증가했다. 또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도 4111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94% 늘었다.

삼성카드도 3분기 순이익이 908억 원을 기록 지난해보다 12.5% 늘었다. 1~3분기 누적 순이익은 2827억 원을 기록했다. KB국민카드는 3분기 36.4% 늘어난 1049억 원의 3분기 순이익을 냈고 누적 순이익도 2510억 원으로 2.24% 증가했다.

반면 현대카드는 상위권 빅4중 유일하게 3분기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40.5% 감소한 300억 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1~3분기 누적순이익에서는 현대카드가 빅 4중 18.78% 증가한 1518억 원을 기록하며 가장 좋은 성적표를 기록 중이다.

우리카드도 3분기 전년 대비 34.8% 증가한 283억 원을 기록했고 누적 순이익은 7.0% 늘어난 948억 원을 기록했다. 국내 카드사들의 연합체인 BC카드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4.44% 늘어난 338억 원(3분기)을 기록, 1~3분기 누적 순이익은 전년 대비 24.47% 증가한 1124억 원을 기록했다.

한 카드 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적용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영향에도 불구하고 고비용 저효율 마케팅을 축소고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한 것이 도움이 됐다”면서 “4분기에도 경영환경이 어려운 만큼 내실 경영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리스크 관리 강화 활동과 함께 할부금융 리스, 해외사업 등 다양한 수익원 발굴 노력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쳐 악화된 업황 속에서도 지난해 대비 당기순이익이 소폭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형사 중심으로 적극적인 대응으로 선방한 것과 달리 중하위권 카드사의 경우 규모의 경제 확보가 어렵고 마케팅 여력이 상대적으로 작아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위권 카드사들의 실적은 급감했다. 하나카드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16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2.3%나 줄었다. 누적 순이익도 498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대비 37.83% 줄었다.

롯데카드 역시 3분기 52억 원의 순손실을 나타내면서 전년 동기 대비 135.1% 줄었다. 누적 순이익은 42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9.29% 감소했다.

특히 롯데카드의 경우 롯데지주의 롯데카드 매각에 따라 임직원 위로금 지급, 롯데멤버스 해외법인 주식 및 자산 처분에 따른 손실 등 일회성 비용이 분기 적자 폭을 키웠다.

이에 대해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신용카드사 현황 점검 및 이슈 분석’ 보고서를 통해 “업체별로 사업지위, 고객 기반 및 사업전략 측면에서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수수료율 인하에 대한 대응 여력이 사로 상이하다”면서 “그 결과 수수료율 인하 전후로 회사 간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더욱이 카드사들 마다 줄어든 수수료 수익을 메꾸기 위해 사업 재편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부작용에 대해서도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우선 카드사 수수료를 대체한 것은 카드론 즉 장기카드대출이었다. 3대 카드사의 올 3분기 카드론 누적 수익은 1조713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372억 원 증가했다. 신한카드가 4.3%로 가장 높았고 KB국민카드가 2.2%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삼성카드와 현대카드의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카드론 감소가 눈에 띄었다. 특히 현대카드는 올 들어서만 대출 자산을 1조 원 가량 줄였다.

문제는 연체율이 카드론 증가와 맞물리고 있다는 점이다. 신한카드는 올 3분기 연체채권 비율이 1.65%를 기록해 지난해 1.53%에 비해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KB국민카드는 현금서비스에서 올 3분기 연체율이 전년 말 비해 0.3%포인트 오른 3.43%까지 확대됐다.

일각에서는 2000년대 초반 카드 사태를 상기하며 “당시 무분별한 카드 발급과 이로 인한 현금서비스 남발, 장기 할부 거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최근 늘어나는 카드론, 초장기 할부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한 카드 업계 관계자는 “실제 대출 채권은 증가는 소폭에 불과하다면서 신한카드의 경우 카드론이 소폭 늘었지만 현금서비스가 줄면서 실제 대출은 크게 늘지 않았다”면서 “대신 카드사들이 최근 자동차 할부금융 및 리스 시장을 공략하면서 손실을 메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관계자는 “실적이 호전돼 보인다고 해서 카드 수수료 인하로 인한 손실을 감례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카드사들이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다양한 부대사업과 저효율 마케팅 축소 등으로 충당할 뿐”이라고 확대 해석에 대해 경계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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