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편집=이코노미톡뉴스)

[최용선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여파가 이어지면서 일본 브랜드 차량의 국내 판매가 '역주행'을 거듭하면서 파격적인 혜택을 내세워 고객 잡기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브랜드 철수설까지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할인 정책으로 버티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1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10월 국내 자동차 산업 실적을 분석한 결과, 일본 브랜드는 1977대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8.4%나 줄었다. 일본 정부의 수입 규제가 발표됐던 7월(-17.2%)을 시작으로 8월(-56.9%), 9월(-59.8%)에 이어 역주행이 계속되고 있다. 올해들어 누적으로는 3만634대로 작년 동기대비 13.1% 줄었다.

그나마 8월(1398대)과 9월(1103대)에 비해서는 비교적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회복 국면으로 접어드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지만 이는 대대적인 할인 이벤트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됐다.

브랜드별로는 렉서스가 456대로 1년 전에 비해 77.0% 급감했다. 9월까지만 해도 기저효과 등으로 증가세를 유지하다가 지난달에는 기세가 꺾였다. 도요타(408대)와 닛산(139대)도 각각 69.6%와 65.7% 감소했다.

다만 혼다와 인피니티는 감소폭이 축소되거나 오히려 증가했다. 작년 동월에 비해 혼다(806대)는 -8.4%, 인피니티(168대)는 12.0%의 증감률을 나타냈다. 특히 혼다 파일럿은 665대로, 적극적인 할인정책에 힘입어 10월 모델별 판매순위 4위를 기록했다.

이같이 4개월 연속 지속된 하락세에 일본차 브랜드들이 대규모 할인 프로모션을 유지하고 있다. 할인을 거의 하지 않았던 토요타의 경우도 최대 500만 원에 달하는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국내 철수설이 돌았던 닛산도 1700만 원이라는 대규모 할인을 내놨다.

토요타코리아는 이달 중 중형 SUV '라브4 가솔린 모델'에 500만 원, 준대형 세단 '아발론 하이브리드'에 300만 원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또 캠리 하이브리드, 캠리(가솔린 모델), 뉴 프리우스, 시에나 등을 구매하면 저금리 할부 프로그램 또는 엔진오일 쿠폰 및 주유권을 제공한다. 

토요타는 지난 7월 전년 동월 대비 37.5% 판매하락을 시작으로 8월 56.2%, 9월 61.9%, 10월 69.6% 등 4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이에 따라 비인기 모델인 아발론 등을 중심으로 대규모 할인을 시작하고, 주력 모델은 저금리 할부 프로그램을 선보인 것이다.

렉서스도 작게나마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 일부 모델에 한해 4% 할인을 시작했다. 다만 최고 인기 모델인 'ES300h'의 경우 여전히 100만 원 정도만 할인해주고 있다. 그렇지만 내부적으로는 대기 계약 물량 소진 이후에는 대규모 할인에 대한 검토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외 다른 브랜드의 할인폭은 더 크다. 닛산의 경우 이달 중형 SUV '엑스트레일'에 1200만 원, 대형 SUV 패스파인더는 1700만 원 할인을 내걸었다. 현금으로 구매하면 1400만 원의 주유권을 준다. 인피니티 역시 모델별로 최대 20% 이상의 높은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 혼다는 대형 SUV '파일럿'을 1500만 원 할인해 재고 물량 90% 이상을 털어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토요타, 렉서스는 '알아서 팔리는 브랜드'라는 인식으로 큰 프로모션 없이 국내에서 영업활동을 해왔다"면서 "그러나 최근 부진이 장기화되자 내부에서 여러가지 해결책을 모색하면서 할인을 늘리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올 연말까지는 재고물량 소진차원에서 할인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당장 내년부터가 문제"라면서 "한일관계가 회복되더라고 정상적인 판매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내부적으로 대책을 마련중이지만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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