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정보라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외국인 투자자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연일 ‘팔자’ 기조를 보이면서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미·중 무역협상의 불확실성과 홍콩 시위 등 대외적 이슈와 함께 이달 초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EM) 지수 재조정으로 한국 주식 비중이 낮춰지면서 글로벌 패시브 자금이 이탈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35%(28.72포인트) 하락한 2096.60으로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가 이날에만 5729억 원어치를 팔아치우면서 힘겹게 올라갔던 2100선이 다시 깨졌다.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협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불거지면서 투자 심리를 약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7일 이후 11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보이면서 이 기간에 1조9280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는 7월 31일부터 8월 19일까지 13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 이후 올해 들어 두 번째로 긴 매도일수다. 이들은 삼성전자, 셀트리온, 현대차 등 대형주를 주로 내다 팔았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무역협상이 원하는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추가로 언급하면서 무역협상 관련 뉴스에 민감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가 이어지고 있다”며 “또 신흥국 지수 선제적 리밸런싱도 맞물렸고 달러 대비 엔화 강세도 진행중이어서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흐려지는 모양새”라고 진단했다.

이같은 흐름은 중국의 단계적 관세 인하 합의 발표에 대해 미국은 합의가 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마찰이 시작된 데 이어 로이터를 비롯한 일부 언론이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미·중 1단계 무역협상 타결이 2020년으로 미뤄질 수 있다고 보도하면서 시장 부담이 커졌다.

위험자산 투자 심리 위축

이에 더해 지난 19일 미국 상원에서 홍콩 인권법과 보호법이 만장일치로 통과됐다는 소식에 미·중 관계에 대한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20일 코스피 지수는 1% 이상 하락했다. 인권법 통과는 미·중 무역협상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12월 초 무역협상에 서명할 것이라는 중국 정부의 발표와 여전히 대화를 하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에도 불구하고 불확실성이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키우며 투자 심리 위축을 불러왔다”고 풀이했다.

하지만 현재 중국에서도 국제사회에서 고립될 수 있어 홍콩 사태에 대한 뚜렷한 해법을 도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홍콩 사태가 조기에 결론을 도출하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홍콩을 중심으로 한 불협화음이 당분간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홍콩 사태가 미·중 무역협상과 연계돼 인식되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이에 현재 대외적인 상황은 그동안 시장의 상승 동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던 무역분쟁 상황의 낙관적인 전개에 대한 기대를 훼손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무역협상 진전에 대한 기대감이 훼손되고 홍콩 사태와 관련된 민감도가 높아진 만큼 당분간 변동성 구간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와 함께 오는 27일부터 지수에 반영되는 MSCI 지수 반기 리밸런싱이 시작되는 것도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 비중의 추가 감소분을 추정해보면 기존 예상은 0.1%p대에서 0.3∼0.4%p로 약 1.5배 이상 부담이 증가한다. 이에 상대적으로 부담이 늘어날 것이 확실해지면서 당분간 외국인 수급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3620억 달러 상당의 MSCI EM 지수 추종 글로벌 패시브 자금과 현 환율 및 그간의 경험칙에 의거할 경우 관련 파장은 25∼27일 3거래일간 외국인 수급의 5159억 원 이탈로 구체화될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리밸런싱으로 EM 내 한국 비중이 낮아지면서 리밸런싱 적용 당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1조9000억 원 내외의 자금이 이탈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글로벌 유동성이 증가하면서 이머징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좌수 증가로 11월에는 이틀에 한 번씩 자금이 유입되고 있고, 이번 달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5조3000억 원 정도로 올해 평균을 웃돌면서 풍부한 유동성이 수급 충격을 받쳐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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