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투자증권>

[정보라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한국투자증권이 777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자기자본 5조 원을 넘어서며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의 한국카카오은행 지분 정리 과정에서 이뤄진 결과다.

지난 19일 한투증권은 이사회를 열고 자기자본 확충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주주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유상증자에 4840억 원 규모로 참여한다.

이번 유상증자는 한국금융지주의 카카오은행 지분 정리를 위한 계열사 간 자금 순환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카카오은행이 자회사에서 지분법투자주식으로 전환되면서 금융지주회사법 충족을 위해 카카오은행 지분을 처분해야 했기 때문이다. 금융지주회사는 금융지주회사법상 은행 지분의 50% 이상 또는 5% 이하로만 보유할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0일 정례회의를 열고 한국금융지주와 한투밸류의 카카오은행에 대한 주식보유 한도 초과보유 안건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한국금융지주는 22일 카카오은행 지분 50% 중 16%를 카카오에 매각하고 29%를 손자회사인 한투밸류에 넘기게 됐다. 한국금융지주는 4.99%를 보유한다.

이 과정에서 한투증권은 자금 순환의 핵심 역할을 맡았다. 먼저 한국금융지주가 자회사인 한투증권에 주주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7770억 원을 출자한다. 한투증권은 한투밸류에 4840억 원을 지분 출자한다. 이에 한투밸류는 카카오은행 지분 매입을 위한 4895억 원을 충당하게 됐다.

한투지주는 카카오은행 지분 매입금과 지난달 한투증권의 중간배당금 2503억 원 유입으로 확보한 현금을 한투증권의 유상증자에 사용한다.

한투증권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이 5조 원대로 증가하면서 증권업계 상위권으로 올라서게 됐다. 자기자본 4조 원이 넘는 초대형 투자은행(IB) 중 수익성은 3년째 1위지만 이에 비해 규모가 적어 아쉽다는 평가를 받아왔기에 이번 자본 확충이 호재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투증권의 지난 9월 기준 자기자본은 4조6443억 원이다. 지주로의 중간배당금을 감안하면 유상증자 이후 한투증권의 자기자본은 5조1713억 원까지 증가한다. 이에 따라 3분기 말 기준 하락했던 영업용순자본비율(구 NCR) 145.2%도 20%p 내외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한투증권이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을 재무 건전성 회복 및 투자은행(IB) 사업의 자원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남석·유승창 KB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로의 지분 매각 이후에도 카카오은행의 2대 주주 지위가 유지된다는 전제하에 실질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반면 상당 부분 소진됐던 한투증권의 자본 여력이 유상증자 과정으로 일부 개선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요인”이라고 판단했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금융지주는 카카오은행 지분 정리 과정에서 한투증권으로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 여력을 확충했다”며 “최근 자본 비율 하락에 따른 증권사들의 추가 투자 여력 확보에 대한 우려가 증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주 구조를 활용한 자본 재분배로 소액주주가치를 희석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추가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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