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

[최용선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속도를 내고 있는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의 불확실성이 걷히고 있는 분위기다. 현산이 '범현대가(家)'와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일부 범현대가 기업은 지분투자 등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현산은 범현대가 기업들과 사업전략 및 제휴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현대차그룹, 현대중공업그룹, 현대그룹, 현대해상화재보험, KCC그룹, 현대종합상사, 현대백화점그룹, 한라그룹 등이 대상으로 이들 중 일부는 사업적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투자금을 집행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특히 범현대가와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앞서 HDC그룹 정몽규 회장은 “HDC그룹은 항공 산업 뿐만아니라 나아가 모빌리티 그룹으로 한걸음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아시아나항공의 임직원들과 함께 긍정적 시너지를 이끌어냄으로써 주주와 사회에 기여하고, 더불어 대한민국의 국가 미래경쟁력을 강화시키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정 회장이 언급한 모빌리티 도약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현대자동차와의 협업을 통한 플라잉카, 자율주행 사업으로의 영역 확장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고 있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산은 이미 도로 인프라와 항만 인프라를 보유, 운영 중"이라며 "향후 플라잉카, 자율주행, 공유경제, 이커머스 등과 결합된 육·해·공 모빌리티 플랫폼의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를 선점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현대오일뱅크는 항공유, 현대백화점 그룹은 면세점 및 기내식, 현대해상은 보험, KCC 한라그룹 현대종합상사는 물류, 현대카드는 마일리지, 현대아산은 대북사업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이외에도 범현대가 기업에서 일하는 임직원이 출장용으로만 아시아나항공을 적극 이용해도 실적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산 측은 "사업 시너지 등의 차원에서 유의미한 논의가 진행될 수는 있지만 지분투자 등은 사실무근"이라며 "사업제휴 차원에서의 일부 지분투자나 인수금융 참여 가능성이 열려있는 게 와전됐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막대한 부채와 불안정한 잉여현금흐름(FCF) 등을 들어 과거 많은 인수합병(M&A) 사례에서 보듯 '승자의 저주'가 재현될 가능성도 보고 있다.

현산 측은 타사와 달리 과도한 파이낸싱(자금조달)을 통한 인수가 아니라 상당 부분 자체 자금을 통해 인수하는 만큼 그러한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현산의 등급을 하향 검토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특히 무보증사채 및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부정적 검토 대상에 등록한다고 밝히며 자체 재무여력 약화와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재무부담 가능성 등을 부정적 평가 사유로 지목했다. 현산이 보유한 현금성자산과 인수금융 사용이 불가피한만큼 우수한 재무안전성이 저하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나이스신용평가 역시 현산의 장‧단기 신용등급에 대한 하향검토 의사를 공개하며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확정될 시 인수 대금 지불과 대규모 유상증자 실시에 따라 회사의 재무적 부담이 증가하게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현대산업개발의 2019년 9월 잠정실적을 기준으로 ‘즉시 인수 시 재무상태 변화’를 추정했다.

추정치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을 즉시 인수할 경우 부채가 1조 원 가까이 늘어나면서 3조3280억 원 대로 증가하며 부채비율도 109.6%에서 156.6%로 급증한다.

재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과 사업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범현대가 기업들이 많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면서 "초반 일감몰아주기로 빠르게 안정적인 경영환경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코노미톡뉴스, ECONOMYTALK

(이톡뉴스는 여러분의 제보·제안 및 내용수정 요청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pr@economytalk.kr 로 보내주세요.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이코노미톡뉴스(시대정신 시대정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