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이코노미톡뉴스 DB>

[김종현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의 최대주주 자리에 오르면서 독주를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케이뱅크도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이 국회 법안소위를 통과하며 기사회생하게 됐다. 특히 케이뱅크는 국회에서 개정안이 통과될 시 신속히 자본 확충을 통해 추격에 나설 것으로 보여 침체돼 있던 인터넷전문은행 시장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게됐다. 여기에 제3 인터넷은행으로 유력한 토스뱅크까지 가세할 경우 인터넷전문은행을 중심으로 비대면 금융서비스 대결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22일 카카오뱅크(한국카카오은행)의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ICT기업이 최대주주로 올라선 첫 사례가 됐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해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34%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절차를 밟았으나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공정거래법 위반 협의 등으로 수차례 지연돼 왔다 하지만 법제처 유권 해석 등으로 불확실성을 제거하며 고비를 넘겼다.

그러나 최대주주에 오르기에는 쉽지 않았다. 이번엔 최대주주였던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지분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금융지주법에 따라 지주사는 손자회사 지분의 5% 이상을 보유할 수 없어 당초 5%를 초과하는 주식에 대해 한국투자증권인 인수하는 방안이 유력했지만 한투증권이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제재를 받으면서 이 같은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결국 한투금융지주가 한투증권이 아닌 한국투자벨류자산운용을 내세우면서 문제를 해소됐지만 당초 예상했던 시간보다 지연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 지분 조정에 따라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보유 지분 34%를 보유하게 됐고 한투금융지주는 한투벨류자산윤용이 29%, 한투금융지주가 5%-1주를 보유하게 돼 총 34%-1주를 보유한 2대 주주가 됐다. 이밖에 KB국민은행 10%, 우정사업본부 4%, Skyblue(텐센트) 4%, 넷마블 4%, 이베이 4%, SGI서울보증 4%, 예스24 2%+1주를 보유하고 있다.

독추체제 구축한 카뱅…IPO로 시중은행 추격 나서나

이에 카카오뱅크는 최대주주 변경 작업에 다소 시간이 소요됐지만 ICT기업인 카카오가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리면서 확보한 독주체제를 구측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미 카카오뱅크는 3분기 연속 흑자를 실현하며 누적 당기순이익 153억 원을 기록한 가운데 카카오와 카카오뱅크의 시너지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특히 국민 SNS인 카카오톡을 통해 카카오뱅크의 다양한 상품이 선보일 경우 빠르게 고객을 확보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비대면 금융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더욱이 카카오뱅크는 사업 초기 일찌감치 자본금 1조 원을 확보한 데 이어 최근 5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완료하면서 자본금이 1조8000억 원으로 확대해 안정적인 영업 기반을 만들어 왔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여기에 대주주 변경이 완료되면서 카카오뱅크 측은 기업공개(IPO)에 나설 방침이여서 IPO까지 이뤄질 경우 규모면에서 시중은행을 추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이용우 카카오뱅크 대표는 최근 “대주주 변경을 마무리 하는 게 먼저”라면서도 “변경 시점에 따라 늦어도 2021년 경에는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케이뱅크는 사업 초기부터 자본 확충에 어려움을 겪어온 가운데 인터넷 특례법 통과로 KT의 최대주주 변경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KT의 공정거래법 위반 문제가 확대되면서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무기한 중단돼 사실상 KT의 대주주 변경은 무산된 바 있다. 이에 케이뱅크는 마땅한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채 예·적금 담보 대출을 제외하고 대출업무가 중단돼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다.

이처럼 해법을 못찼던 케이뱅크에도 다시 볕이 들었다. 지난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기사회생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이번 개정안은 인터넷은행의 대주주가 되기 위해 한도초과 지분보유 승인 시 결격사유로 존재했던 공정거래법 위반 요건을 제외하는 안건을 법안에서 삭제하는 요건을 통과시킨 것.

개정안 통과에 맞춰 케이뱅크와 KT는 정상 영업에 필요한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

특히 KT는 개정안 통과에 따른 주주간 논의를 본격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물론 최종 입법까지는 본 회의라는 넘어야할 산이 추가로 남아 있고 최근 자유한국당이 패스트트랙 문제로 인해 반발하면서 국회 일정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하지만 법안소위를 통과한 만큼 국회 문턱을 넘어서 가능성은 유력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이에 따라 KT는 최대 34%의 지분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자본 조달에 나설 계획이어서 사전에 주주들 간 지분 정리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 정상화에 사전작업 돌입…KT 연계 파급력 상당해

하지만 KT가 최대 주주로 올라선다고 해도 당장 자본 확충 문제가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KT는 5000억 원 대 증자를 통해 케이뱅크 자본금을 기존 5051억 원에서 1조 원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주주의 협조가 여의치 않다는 관측도 제기돼 여전히 어려움은 남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케이뱅크가 영업 정상화에 시동을 걸 경우 카카오뱅크를 추격할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더욱이 1700만 명이 넘는 KT 이동전화 가입자에 연계해 공격적인 영업에 나선다면 파급력이 상당할 것이라는 데이 힘이 실리고 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케이뱅크의 경우 그동안 자본 제약에 따라 매월 한도를 정해놓고 대출에 나서는 등 부족한 자본이 문제된 바 있다”면서 “판매 상품 경쟁력에선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간 큰 영업력 차이가 없고 KT를 만나 자본금 확충을 지속한다면 2조 원 확충 아래 기업가치가 약 6조 원까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제3인터네은행 예비인가 심사에 사실상 단독 참여한 토스뱅크가 인가를 획득하고 2020년 영업을 시작하게 될 경우 한 동안 침체 돼 있었던 인터넷전문은행 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토스는 글로벌 회계 컨설팅 업체 KPMG 인터내셔널과 핀테크 벤처투자기관 H2벤처가 선정하는 세계 100대 핀테크 기업에 3년 연속 선정될 만큼 혁신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이번 예비인가 신청에 KEB하나은행, SC제일은행 등과 손잡음으로 인해 자본력을 해소했고 그간 벤처캐피탈로부터 투자받은 금액을 상환우선주가 이난 상환주로 전환하면서 자본안정성을 확보한 것도 인터넷은행 진입 가능성을 키우는 긍정적인 효과를 작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 독주 체제인 인터넷전문은행도 케이뱅크, 토스뱅크가 거센 추격을 벌일 경우 치열한 3파전으로 전개될 수 있다”면서 “치열한 경쟁은 금융당국이 기대해 온 혁신금융을 창출하는 데에 일등공신이 될 수 있다. 또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더 좋은 서비스를 받을 기회가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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