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J ENM 오쇼핑부문이 업계 최초로 쌍용자동차의 ‘코란도’ 방송을 진행한다. (사진=CJ ENM 오쇼핑부문)

[최용선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유통업계의 판매 형태가 온라인이 대세가 되고 있는 가운데 대표적인 오프라인 상품으로 인식됐던 자동차도 클릭 한번으로 구매가 가능해지고 있다. 아직 시작 단계라 할 수 있지만 온라인은 물론 홈쇼핑 등 판매채널을 다양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 ENM 오쇼핑부문은 다음 달 1일 오후 9시40분부터 1시간 동안 쌍용자동차의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코란도'를 판매한다. TV 홈쇼핑에서 국산차를 판매하는 것은 2018년 3월 개정된 보험감독규정이 시행된 이후 처음이다.

과거에는 모든 국산 자동차 제조·판매사가 손해보험 대리점을 등록할 수 없었다. TV홈쇼핑이 자동차에 보험을 끼워 파는 일을 막기 위한 취지였다. 이 때문에 손해보험 상품을 파는 TV 홈쇼핑은 국산차를 팔면 손해보험 대리점 등록이 취소돼 이따금 수입차만 판매해왔다.

이후 금융위는 2017년 3월 TV 홈쇼핑 사업자가 국산차를 판매하더라도 손해보험 대리점 등록을 할 수 있도록 보험업감독규정을 개정해 2018년 3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그러나 자동차 업계 내에서 영업사원의 판매 실적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규제완화 후에도 TV 홈쇼핑에서는 국산차 판매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판매는 홈쇼핑 방송을 본 소비자가 상담 예약을 하면 자동차 본사가 이를 소비자 인근 대리점으로 배분해 대리점 영업사원이 해피콜로 소비자와 직접 상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CJ오쇼핑 관계자는 "자동차 본사는 판로를 확대하고, 영업사원은 실적을 인정받을 수 있어 서로 '윈-윈'(Win-Win)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앞서 폭스바겐은 지난 9월 오픈마켓인 ‘11번가’와 손잡고 2500대 한정으로 2020년형 ‘티구안’ 사전예약을 실시한 바 있다. 11번가를 통해 사전예약한 고객들은 다음달부터 전시장에서 최종 계약을 진행하며, 계약한 순서에 따라 차량이 출고될 예정이다. 지난해 8월에는 ‘파사트 TSI’를 대상으로 카카오와 협업해 사전계약을 시행했다. 카카오톡 내 ‘폭스바겐 카카오톡 스토어’에서 1000명 한정으로 진행했으며, 당시 3분만에 매진됐된 바 있다.

자동차 업계의 판매 채널 다변화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 3월부터 모든 전기차를 온라인에서만 판매하고 있다. 테슬라 홈페이지에서 구동(후륜, 전륜) 방식, 내장재, 색깔 등 원하는 사양을 골라 주문을 하면, 2~4주 내에 자택으로 배송해준다. 매장에 가지 않아도 차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볼 수 있도록 다양한 이미지를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볼보 역시 지난 4월 영국에서 온라인 판매를 개시했다. 소비자가 볼보 홈페이지에서 원하는 모델을 선택해 주문하면, 2일 후에 차를 배송 받는다. 볼보는 XC40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모델을 시작으로 온라인 판매 모델을 늘릴 계획이다. 미국 포드는 중국 최대 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와 온라인 판매 등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이들은 온라인 판매를 통해 '효율성'과 '수익성' 부분에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전시장을 만들지 않기 때문에 설비 투자와 인력비용 등 고정비를 줄일 수 있으며 판매 과정에서 영업사원 마진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도 부담을 덜 수 있다.

컨설팅업체 프로스트앤드설리번은 오는 2025년 세계 온라인 자동차 판매 시장이 45억 달러(약 5조65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현대자동차 역시 해외 시장에서 온라인 판매 실험을 적극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는 싱가포르·호주 등에서, 기아차는 인도에서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미국에선 아마존과 연계해 디지털 쇼룸을 운영하고 있다. 쇼룸에서 딜러 찾기 버튼을 누르면, 인근 딜러 매장으로 연결되는 방식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판매(영업 사원 중심) 노조의 반대로 온라인 판매가 어려운 상황이다.

판매노조는 TV홈쇼핑이나 온라인에서 자동차를 팔면 영업직원들의 실적이 떨어지고, 일자리가 줄어들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민주노총 현대차지부 판매위원회는 지난해 초 온라인·홈쇼핑의 국산차 판매 총력 저지 방침을 각 분회에 전달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온라인을 통한 판매 방식이 노조의 반발로 인해 쉽지 않은 부분이다"며 "그러나 세계적인 흐름이 온라인 판매로 가고 있다며 이에 대해 노사가 상호 윈-윈할 수 있는 부분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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