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뉴스>

[김종현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시장포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보험업계가 올해 순익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 2021년 새 국계회계기준(IFRS17) 적용을 앞두고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특히 일부 보험사들은 과거 외형 불리기 위해 판매한 상품이 초저금리 시대에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어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여전히 반등할 기회를 찾지 못하는 보험 업계을 두고 금융당국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최근 매물로 쏟아지고 있는 보험사들의 행방에 따라 업계 재편 가능성도 확대되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올해 1~3분기 생명보험회사 경영실적(잠정)에 따르면 생보사 당기순이익은 3조57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조384억 원)에 비해 9811억 원이 감소해 약 24.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영업부문에서는 18조457억 원 손실이 발생했고 투자영업부문에서 18조6678억 원의 이익이 발생했다.

보험영업손실이 전년동기대비 1조1755억 원(7%) 늘어 저축성보험 만기 도래 등에 따른 지급 보험금이 증가한 영향으로 파악된다.

수입보험료가 396억 원 증가했지만 해약과 만기보험금이 늘면서 지급보험금도 4조191억 원 증가했다. 이로 인해 보험 손익은 3조9039억 원 줄고 책임준비금전입액도 2조7284억 원 감소했다.

회사별로는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대형사와 외국계는 전년동기보다 순이익 각각 36.4%, 16.4% 감소한 반면 중소형사와 은행계의 경우 순이익 각각 3.7%, 25.7% 늘었다.

보험사 3분기 누적 순익 24%가량 크게 '줄어'

손해보험사 실적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2019년 1~3분기 손해보험사 경영실적(잠정·금감원 기준)’을 살펴보면 손보사 당기순이익은 2조199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9162억 원)에 비해 24.6% 줄었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은 장기보험과 손실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장기보험과 자동차보험 손실규모는 3조7236억 원으로 전년동기(1조8054억 원) 대비 106.2% 늘었다.

특히 판매경쟁이 확대됨에 따라 장기보험 사업비 지출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8조5000억 원에서 올해 9조5000억 원으로 11.6% 늘어났다.

여기에 실손보험 등 보험금지급 증가에 따라 손해액도 확대돼 장기보험 손실규모는 지난해 3분기까지 33조1000억 원에서 올해 34조7000억 원으로 4.7% 증가했다.

자동차보험 역시 정비요금 인사과 취업가능 연한 상향 등으로 보험금 지급이 늘면서 손실규모가 8340억 원으로 전년동기(2044억 원)대비 303.1% 급증했다.

이처럼 올해 실적이 악화되면서 보험사들은 실적 개선을 위해 고심 중이지만 이렇다할 방안을 찾고 있지 쉽지 않다는 게 업계 애기다.

과거 보험계약 부메랑…손해율 급등 '주범'

특히 일부 보험사들은 과거 청·장년층 보험계약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금리가 높았던 시기에 판매한 상품이 부메랑처럼 되돌아오고 있어 이를 해소하는 데도 애를 먹고 있다.

실제 현대해상의 경우 올 3분기 당기순이익이 72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3% 하락했다. 이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치솟은 이유도 있지만 실손보험 손해율이 치명타가 됐다.

9월말 기준 현대해상 실손 보험 손해율은 150%로 삼성화재(124%)와 DB손해보험(127%), 메리츠화재(122%) 보다 높은 편이다. 특히 2009년 10월 이전에 판매한 표준화 이전 실손 보험은 손해율이 192%에 달할 정도다.

당시 현대해상은 시장점유울 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영업을 펼칠 때였다. 하지만 저금리 시대에 접어들면서 공격적 마케팅은 부메랑이 돼서 실적 악화를 부추기고 있다.

한화생명 역시 당기순이이기 반토막이 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은 실적 악화 여러 이유 중에 2002년부터 2015년까지 판매한 양로보험이 부메랑이 됐다.

양로보험은 가입자가 보험기간 중에 사망하면 사망보험금을 주고 만기 때까지 살아있으면 적립 보험료를 적금처럼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특히 금리도 높은 편이여서 타 생보사가 일반 저축성 보험 최저이율을 1.5%정도 줄 때 한화생명 양로보험은 최저보증이율이 3.5%로 높았다. 양로보험 덕분에 한화생명은 2015년 자산 100조 원을 달성하기도 했지만 결국 수익 악화의 단초가 됐다.

이 뿐만 아니라 손보사의 경우 2020년 초 부터 자동차보험 인상을 비롯해 실손보험료 역시 큰폭이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금융당국은 인상에 여전이 인색한 모양새를 취하고 있어 이들의 바람처럼 인상폭을 키울 수 있을 지는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IFRS17 업계 재편 앞당겨…이미 매물 속속 등장

이처럼 보험 업계에 빨간불이 들어오면서 오는 2021년 도입되는 IFRS17을 기점으로 보험 업계가 요동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중하위권 보험사들을 중심으로 매물로 나오면서 업계 재편의 불씨를 당기고 있다.

앞서 KDB산업은행은 이미 네 번째 KDB생명 매각을 진행하고 있고 더케이손해보험도 매물로 등장했다. 여기에 우량 보험사로 꼽히는 푸르덴셜생명 매각 소식이 이어지면서 이미 보험 M&A시장은 판을 벌리고 있다.

특히 외국계 보험사들이 속속 떠낼 채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보험 업계 매물이 상당수 등장하고 있지만 전망이 밝지는 않다. 우선 IFRS17 적용을 앞두고 있어 각 보험사들은 많게는 수천억 원을 충당해야 할 것으로 전망돼 잠재적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KB금융 및 우리금융 등 금융지주들은 아직 한발짝 물러서 있는 상태다.

여기에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 생보사 수입보험료는 2.2% 감소할 것으로 전망돼 2017년 이후 4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다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시장 포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과거와 같은 수입 보험료 성장 중심의 경영방식으로는 현계에 직면했다”면서 “소비자 보장 수요에 부합하는 상품을 개발하고 상품개발 과정에서부터 민원·분쟁 소지를 최소화하고 영업효율화 및 리스크 중심 경영으로 지속자능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더불어 관계자는 또 “보험사들이 고금리시절 매입한 우량채권 등 금융자산 매각을 통해 투자이익을 단기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향후 수익개선 전망은 불투명하다”고 우려를 나타내며 “현재와 같은 단기적 외형경쟁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경영전반의 내실화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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