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이코노미톡뉴스)

[최용선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올해 삼성의 임원 인사가 당초 예정보다 늦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통상 11월 마지막주 아니면 늦어도 12월 첫째 주에 임원 인사를 단행해왔다. 지난해에는 12월 첫 주에 실시됐다. 그러나 올해는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이 길어지면서 임원 인사가 늦춰지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 부회장 외에도 잇따라 재판 이슈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9일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를 받는 삼성전자, 삼성바이오, 삼성바이오에피스 임직원들의 1심 선고공판에서 무더기로 지역형을 선고받았다.

오는 13일과 17일에는 각각 삼성에버랜드와 삼성전자서비스의 노조설립 방해 의혹 사건 1심 공판이 열린다.

이 중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설립방해 사건의 경우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과 전직 삼성전자 인사팀장인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현직 인사팀장인 박용기 삼성전자 부사장 등 삼성전자 전·현직 임직원 32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 결과에 따라 삼성전자의 리더십이 상당 부분 공백을 맞을 수도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이 내년 2~3월 이후까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파기환송심은 올해 안에 끝날 것으로 관측됐지만 4차 공판 기일이 내년 1월17일로 잡히면서 해를 넘기게 됐다. 삼성 내부에서도 재판이 언제 끝날지 쉽사리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서 그룹 전체의 불확실성이 확대됐다는 분위기다.
 
당초 이 부회장은 지난 2017년 국정농단 사태로 1년 가량 구속 수감된 기간에 대외 활동을 전혀 하지 못했다. 하지만 국정농단 사건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나 경영에 복귀한 이후 왕성한 대외할동을 펼쳐왔다. 그러나 지난 8월 대법원으로부터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유죄 취지의 파기환송 선고를 받은 이후 향후 재판 일정이 불투명해지면서 삼성 측 고민도 가중되고 있는 시점이다.

재계에선 내년 1월17일 파기환송심 4차 공판이 예정돼 있는 만큼 이 부회장이 당분간 경영 보폭을 좁히고 재판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던 최종 선고가 미뤄지면서 손경식 CJ 회장 등 증인채택 이후 결심공판과 선고공판 일정을 감안하면 상반기의 상당기간을 재판 일정에 끌려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진행 중인 재판 외 3건의 선고 모두 경영에 상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선고 결과에 따라 그룹의 경영 방침이 변화할 수 있어 인사는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재계 내에서는 삼성전자가 불확실성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이달 중 정기인사를 발표할 확률이 높다고 보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올해를 넘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매년 12월 여는 하반기 글로벌 전략회의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매년 하반기 글로벌 전략회의를 통해 디바이스솔루션(DS)과 모바일(IM), 소비자가전(CE) 등 주요 사업 부문별 현안과 목표를 점검하고 세부 전략을 수립한다.

올해는 인사가 지연되는 데 따라 참석자들이 확정되지 않으면서 전략회의 일정 역시 유동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사건 이후 계속되는 사건조사와 재판으로 인해 경영활동을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재판이 빨리 끝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것이 최선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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