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뉴스>

[김종현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지난해 카드수수료 인하로 인해 몸살을 알았던 카드업계가 실적에서도 순위싸움을 벌이면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신한카드가 1위를 수성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카드와 KB국민카드가 점유율에서 0.1%포인트 차로 좁혀져 올해 전략에 따라 명암이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지난해 코스트코(COSTO)를 붙잡은 현대카드도 추격전을 벌이고 있어 2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눈치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비씨카드를 제외한 국내 신용카드사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282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03% 늘었다.

수치만으로는 업계가 성장세를 유지했지만 지난해 정부가 추진한 카드수수료 인하여파로 인해 업계는 ‘마른수건 짜기’를 연상시킬 정도로 생존을 위해 치열한 한해였다는 게 업계 평가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3분기 카드사별 전체 신용판매 시장점유율은 신한카드가 21.93%로 1위를 차지했고 그 뒤를 삼성카드(17.50%), KB국민카드(17.36%), 현대카드(15.91%)가 차지해 점유울에서는 변화 감지되고 있다.

특히 KB국민카드가 2018년 3분기 17.06%에서 지난해 3분기 17.35%까지 점유율을 올려 삼성카드와 격차를 약 0.1%포인트까지 좁혔다.

업계는 KB국민카드가 최근 법인 영업·마케팅을 비롯해 자동차금융에서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 주요했던 것으로 풀이했다.

KB국민카드 개인신용판매액은 2018년 3분기 기준 19조1921억 원에서 지난해 3분기 20조6245억 원까지 약 7.5%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법인 신용판매액은 3조6353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3조1698억 원) 대비 14.7%가량 늘어났다. 또 자동차 할부금융 수익도 전년 대비 70%가량 급증하며 격차를 좁히고 있다.

코스트코 효과, 중위권 격차 좁혀 '지각변동'

반면 삼성카드는 전년 동기 대비. 0.57%포인트 감소한 17.50%를 기록하며 소폭 내려앉았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2분기 18.19%를 기록하면 반짝 상승했지만 결국 3분기 들어 1분기(17.89%) 수준으로 감소했다.

더욱이 삼성카드는 지난해 코스트코 독점 계약을 놓치면서 증가세가 꺾였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삼성카드는 지난해 코스트코 대신 이마트 트레이더스를 비롯해 다른 유통체널과 제휴를 통해 신규 가입자 방어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난해 코스트코 계약 불발이 2위 싸움의 불씨를 당겼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코스트코 독점 계약을 성사시키면서 점유율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현대카드의 개인 신용판매 취급액은 지난해 1분기 17조8581억 원(15.64%)였지만 2분기부터 본격적인 코스트코 효과가 반영되면서 3분기 19조5222억 원을 기록하며 점유율 16.21%까지 상승했다.

코스트코는 연 매출 4조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중 신용카드 매츌은 통상 70~80% 수준인 점을 감안할 때 연 3조 원 안팎을 차지할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코스트코 효과는 지난해 카드 교체 등으로 인해 이용자들에게 혼란이 있었던 만큼 올해 들어 안착하며 본격적인 실적 반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반면 삼성카드는 지난해 코스트코를 내주면서 개인 신용판매 취급액이 지난해 2분기 21조6559억 원에서 3분기 21조9756억 원으로 약 3200억 원 증가했지만 점유율은 18.27%에서 18.24%로 소폭 감소했다.

CEO, 올해 안정과 내실, 차별화에 주력

2위 다툼이 치열해 지면서 카드업계 CEO들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안정과 내실 그리고 차별화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카드업계 최장기 CEO인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은 “2020년 개방과 도전을 통해 미래를 혁신하는 ‘일류 삼성카드’로의 도약을 강조했다.

원 사장은 ”올해 경기가 장기침체 국면에 접어들 뿐만 아니라 빅테크 업체들의 금융권 진출 등 빠른 기술과 환경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면서 이 같은 미래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체질과 역량을 확보하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삼성카드만의 새로운 길을 만들어 나야 한다면서 “실시간·개인화 마케팅을 통한 회원기반 강화와 디지털 활용 역량 심화, 오픈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사업 생태계 확장, 결제나 금융을 넘어선 새로운 고객 가치 제공,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은 고객을 올해 키워드로 내세웠다. 그는 “고객에 집중한다는 것은 단순희 선언적 용어가 아니라 이를 위해선 고객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모든 과정의 생각과 행동들을 디테일하게 쪼개고 분석해 개선점이 없는 지 집요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사장은 2020년 디지털 경쟁력 확보와 해외시장 확대 신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그는 “핀테크와 금융회사 모두 디지털 역량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서비스 차별화가 쉽지 않다”고 고충을 토로하며 “ 쉼 없는 신기술 도입과 새로운 시각으로 트렌트를 읽고 시장을 리드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동차 할부 두각…계열사 시너지 명암 엇갈려

한편 업계는 가맹점수수료 인하로 타격을 입은 카드업계가 자동차 할부 금융을 통해 출구를 찾고 있어 누가 선점하느냐에 따라 순위가 뒤집힐 수 있는 요인으로 풀이하고 있다.

KB국민카드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누적 자동차할부금융 수익이 507억8600만 원으로 전년 동기(306억9500만 원)보다 65.5& 증가했다. 이는 자동차할부금융을 취급하는 5개 카드사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간 자동차 할부금융은 신한카드와 삼성카드가 각각 1, 2위의 수익을 올리며 선점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들어 KB국민카드가 삼성카드를 제치고 2위 자리를 차지하면서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더욱이 KB카드는 KB금융그룹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매물 등록대수 11만 대 이상 국내 최대 규모의 중고차 거래 플랫폼 ‘KB차차차’를 기반으로 성장한 KB캐 피탈과 협업으로 신차 및 중고차 할부금융 자산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또 신규사업을 위해 카드사들의 해외진출 역시 활발해질 것으로 보여 해외 사업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금융그룹들이 계열사간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온라인 통합 플랫폼을 선보이는 등 통합 금융서비스를 선보이면서 금융그룹에 속해있지 않는 전업계 카드사들이 출구전략을 마련할 수 있을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해외진출이나 자동차 금융 모두 주력 사업모델로 삼기엔 리스크가 존재한다”면서 “줄어든 수익을 보전할 수 잇는 방법 중 하나라는 개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관계자는 “하나에 쏟기보다 여러 사업 모델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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